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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릉과(五陵)과 사릉원(蛇陵園)
유문식 동국대 외래교수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5월 30일(목) 18:16
ⓒ 경북연합일보
올해는 더위가 너무나 일찍 찾아왔다. 5월인데도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세상이 다 녹을 듯하다. 하지만 이런 무더위도 자연의 섭리는 바꾸지 못하는 듯하다. 꽃은 계절에 맞춰 피고 지고, 오릉의 배롱나무에도 잎사귀가 나고,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이태준은 그의 단편 소설 '석양'에서 오릉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볼수록 그윽함에 사무치게 한다. 능이라기엔 너무나 소박한 그냥 흙의 모음이다. 무덤이라기엔 선에 너무나 애착이 간다. 무지개가 솟듯 땅에서 일어 땅으로 가 잠긴 선들이면서 무궁한 공간으로 흘러간 맛이다. 매미 소리가 오되 고요하다. 고요히 바라보면 울어야 할지 탄식해야 할지 그냥 나중엔 멍해지고 만다."
 오릉은 신라를 건국한 시조 박혁거세 거서간과 알영 왕비, 2대 왕 남해 차차웅, 3대왕 유리 이사금, 5대왕 파사 이사금이 묻혀 있는 곳이고, 그렇게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오릉이라 이름 한 것은 아무래도 일연의 '삼국유사' 기록을 따른 것 같다.
 '삼국사기' 기록에 보면 혁거세 거서간이 승천한지 7일째 되는 날 유체가 땅에 떨어지고, 이때 알영왕후도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에 나라 사람들이 한데 모아 장사를 지내려고 하는데, 갑자기 뱀이 나타나 사람들을 쫓아낸다.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혁거세 거서간의 다섯 조각난 몸을 각각 장사지내니 오릉(五陵)이라 하였고 또한 사릉(蛇陵)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즉, 이 다섯 능은 박혁거세 거서간의 다섯 조각난 몸이고, 다섯 능 모두가 박혁거세의 한몸이었다는 것이다. 사릉이라 한 것은 뱀이 나타나 장사를 지내는 것을 방해했다는 의미에서 부쳐진 듯하다.
 그런데, 먼저 쓰여 진 '삼국사기'에는 시조 혁거세 거서간과 알영 와비가 승하하자 사릉(蛇陵)에 장사 지냈다고 나온다. 계속해서 2대 왕 남해 차차웅, 3대 왕 유리 이사금, 5대 왕 파사 이사금이 돌아가시자 사릉원에 장사 지냈다고 나와 있다.
 이를 토대로 본다면, 사릉원이란 박혁거세 거서간이 승하한 이후부터 국가에서 관리하는 성역이었고, 신라 때부터 오릉의 정식 명칭은 사릉원이 아니었을까?
 신라 건국 후 300년쯤 뒤, 김씨로서 처음 왕이 된 미추 이사금이 돌아가시자, 대릉 혹은 대묘에 장사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대릉은 아마 이때부터 김씨 성을 가진 임금들이 공식적으로 묻히는 곳이었을 것이다. 현대에 들어서 미추왕릉을 위시해 천마총, 황남대총을 포함해 수많은 릉이 있는 이 일대를 정비하고, '대릉원(大陵園)을 공식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그런데, 오릉의 명칭은 신라오릉에서 경주오릉으로 공식적으로 칭해 부르고 있다. 신라 시조 박혁거세를 비롯한 초기 박씨 3왕이 묻혀 계신 곳이다. 아무래도 다섯 개의 릉이란 뜻의 오릉은 그 이름의 위엄에 비해 낮아 보인다. 아주 단순한 명명법이다. 오릉을 앞으로 '사릉원(蛇陵園)' 혹은 신라 사릉원(新羅 蛇陵園)을 공식 명칭으로 했으면 좋겠다. 이름을 돌리기 힘들다면 사릉원 뒤에 오릉을 같이 표기하면 어떨까 싶다. 공식적 명칭이 오릉에서 사릉원으로 바뀐다면, 사릉원을 찾는 사람들이 사릉원에 대한 명칭과 신라의 역사에 더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가지지 않을까?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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