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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검토위원회' 출범도 않고 좌초 위기
정현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5월 06일(월) 17:45
ⓒ 경북연합일보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반영된 '사용후핵연료 정책 재공론화'를 위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칭)'는 위원 구성도 하기 전에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며 좌초 위기에 몰리고 있다. 특히 재공론화가 탈핵진영의 요구로 이뤄졌음에도 탈핵진영에서 강한 반발을 하면서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산업부가 5월 중순 발족 예정인 재검토위원회의 위원 구성(중립적 인사 15명 내외)을 위해 학회에서 추천받은 37명에 대해 각 진영에 제척권(5명 가능) 행사를 요청하자, 탈핵시민행동(준)은 즉각 재검토위원회 구성 방안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게다가 탈핵진영 연대단체인 '고준위핵폐기물전국회의'는 공론화는 필요하되, 정부의 일방적인 공론화는 반대한다고 입장을 정리하면서 공론화 무산과 공론화 방법 수정 등 단계적 보이콧도 고려하고 있다. 또한 '제척권 행사를 불이행하겠다'는 공문을 산업부에 보냈다.
 이에 앞서 각 지역 의회 및 대책위 등은 "원전소재 지역이 배제된 재검토위원회 구성에 반대한다"며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재검토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또한 경주시 원전범시민대책위는 '사용후핵연료 정책 재검토 시 건식저장시설의 포화가 임박한 월성원전의 특수성을 고려해 타 원전지역과 분리하여 검토할 것을 요망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그리고 지난 3일, 원전 소재 5개 지자체장들은 사용후핵연료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
 좋게 보면 각 지역·각계의 의견 개진이지만, 달리 보면 중구난방인 셈이다. 산업부로서는 '이제 와서 어쩌란 말인가'라는 푸념이 나올 상황이다. 이렇게 된 데는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전 정부와 현 정부의 정책 혼선에 갈팡질팡하며 이 눈치 저 눈치 다 보며 끌려 다니다보니 결국 배가 산으로 가지 않으면 그대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박근혜 정부는 2016년 11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의 최종 권고안을 참고하여 <고준위방폐물 관리시설 부지선정 절차 및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자 일부 탈핵진영에서 '원전지역 주민 의견을 무시한 채 추진하는 정부의 고준위핵폐기물처분장 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며 입법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그 후에도 탈핵진영에서 '사용후핵연료 재공론화'를 계속 요구해 왔다. 마침내 2017년 8월, 산업부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재검토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라 올해 하반기 중 사용후핵연료 정책 공론화에 착수, 2018년 중 기본계획 변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고, 그 후 재검토준비단 활동을 거쳐 재검토위원회 구성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암초에 부딪친 것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원전소재지역 주민들이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인 케니스터와 맥스터를 안고 사는 경주시민들로서는 현 상황이 정말 안타깝고 분통 터질 노릇이다. '2016년까지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이 유야무야된 지 오래고, 재공론화조차도 정부는 어영부영 시간만 보내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역대정부마다 고준위방폐장 같은 '뜨거운 감자'에 대해서는 시간 때우기 식의 책임 회피 아니면 폭탄 돌리기로 일관해 왔다.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 및 고준위방폐장 부지 선정' 문제는 한시가 시급한 과제이자, 중차대한 국책사업임에도 역대정부의 오락가락 정책과 차일피일 미루기 행태로 인해 허송세월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번만큼은 산업부가 엄중한 책임의식으로 좌초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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