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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통의 전화
정윤희 대구 서구청 세무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4월 29일(월) 18:27
ⓒ 경북연합일보
"하늘에 행복을 달라 했더니 감사를 배우라 했다."
 어느 책에 적힌 이 글을 읽는 순간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고 부끄러워지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 세상을 향해 항상 달라고만 했지 주려고 해본 적이 없었던 탓이다.
 현재 필자는 서구청 세무과에서 체납자들에게 체납세를 독려하고 징수하는 일을 한다. 무수히 많은 사람을 응대하며 다양한 성향의 체납자를 만난다. 세금을 받아야 하는 입장과 내야 하는 입장이 서로 달가울 리가 없다. 어느새 체납자는 다 체납자일 뿐이라는 고약한 생각을 하며 목소리에 제법 힘이 들어갈 때쯤 그 체납자분의 전화를 받았다. 본인이 내야 할 오래된 체납세가 있을 거라며 금액을 알려달라고 했다. 보통의 체납자들이 그렇듯, 평소에는 내팽개쳐놓고 있다가 완납증명서 등이 필요해서 전화했겠거니 생각하며 조회를 하니 금액도 많고 오래된 체납인지라 '납부 안 하시겠군'하는 생각으로 건조하게 안내를 했다.
 시건방진 생각을 한 방에 확 날려버리는 그분의 대답을 들었다. "당연히 내야 할 세금을 못 내서 정말 죄송합니다. 평생 힘들게 가족 부양하며 살다가 이제 형편이 조금 나아져서 열심히 저축했더니 조금의 돈이 모였습니다. 늦게 전화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삶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벅차올랐던 그 고마움을 감히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항상 체납자들은 의무는 다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하는 고약한 납세자쯤으로 치부하고 있던 내가 한없이 작아지고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분으로 인해, 날 때부터 체납자도 없고 체납자가 되고 싶어서 되는 사람도 없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됐으며 항상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업무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됐다. 그분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고 싶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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