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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의 색안경
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연구소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4월 02일(화)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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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신념(믿음)을 가지는 일은 참 좋은 일이다. 믿음은 사람이 사람을 믿어서 둘의 관계를 더 끈끈히 묶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사람이 신(神)을 믿는 행위는 위로와 평안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 종교적으로 신을 믿는다는 것 모두 좋은 일이다. 하지만 신념을 갖는 것은 좋은 경우도 많지만 때론 나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비뚤어진 신념, 소통 없는 편협한 신념은 자신을 망치고, 상대방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살인도 할 수 있다. 신념은 아주 보들보들한 양털 같은 따뜻함도 있고 반대로 날카로운 칼날 같은 차가움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떤 신념을 가지는가? 하는 것은 인생에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신념은 사람의 삶을 주장한다. 그래서 세상 모든 현상을 자신이 믿는 대로 보여지게 한다. 즉, 보여서 그렇게 믿는 것이 아니라, 믿어서 그렇게 보이게 하는 것이다. 얼마 전 본인이 강의하고 있는 사이버대학교에서 졸업하는 학생들과 순천으로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봄이 시작되는 3월은 햇살이 참으로 따뜻했다. 순천만 국가정원을 구경하고, 순천만 갈대밭도 구경하고, 오세암의 작품으로 유명한 동화작가 정채봉선생의 문학관도 구경을 했다. 초가집으로 만든 문학관은 정겨움을 더해줬다. 실내로 들어가니 정채봉선생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입던 옷가지며, 글을 쓸 때 앉았던 좌탁 의자도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다. 한참을 문화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구경하던 중 한 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여기 너무 어둡다. 불 좀 밝게 해 주면 좋겠다."그 말을 듣고 주위를 돌아보니 그의 말과는 다르게 조명도 적당했고 어둡지 않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의 눈에 선글라스가 쓰여 있는 것이 아닌가. 본인이 그 학생에게 선글라스를 가리키며 벗으라는 시늉을 하니 그때서야 자신이 까만 선글라스 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한바탕 웃었다. 안경을 늘 쓰는 사람이라 자신이 쓰고 있는 것이 썬 그라스라는 것을 깜빡한 이유였다. 썬 그라스를 벗고, 안경을 갈아 쓰고 난 뒤 우리는 잠시 그 사실 때문에 그를 놀리며 웃었던 기억이 있다. 검은색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세상은 모두 어두운 잿빛이다. 노란색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세상은 온통 노란빛이다. 색 안경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기 시작하면 있는 그대로 세상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신이 쓰고 있는 색안경의 색깔로 세상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색안경을 벗어야 한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 세상을 보고, 사람을 보아야 한다. 잘 못된 신념은 사람과 세상을 왜곡시켜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여 지게 한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전쟁은 종교라는 신념의 색안경이 원인이 많았다. 선과 악의 싸움이라는 이유 아래 수 많은 생명을 죽이는 행위들은 신념의 색안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나는 선(善)이고 너는 악(惡)이라는 이분법적 구조로 세상을 보게 만드는 것도 신념이라는 색안경이었다. 신념은 사람에게 좋은 일도 많이 하지만 반대로 나쁜 짓도 많이 한다. 오늘 우리가 쓰고 있는 신념의 색안경은 어떤 색깔인가? 믿음은 보여서 믿어지는 것이 아니라, 믿어서 보여 지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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