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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원전범대위'의 활동과 향후 과제
정현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4월 01일(월) 18:41
ⓒ 경북연합일보
지난달 25일 '경주시 원전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의 위원 8명은 새벽 4시께부터 상경 준비를 한 후 5시쯤 서울로 향했다. 필자도 '사용후핵연료 분과위원장' 자격으로 동행했다. 상경 목적은 청와대, 국회, 산자부 등에 원자력 관련 지역 현안에 대한 '대정부 건의서'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건의서의 주요 내용은 '월성1호기' 폐쇄로 인한 지역 피해에 대한 지원 대책 제시, 사용후핵연료 정책 재검토 시 경주는 타 지역과 분리해 검토해 줄 것과 임시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의 조속한 이전, 원자력 관련 국책사업의 경주 유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방폐물 방사능 분석 오류'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 방폐장 유치 시 약속한 사항들에 대한 이행, 위의 사항들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한 산자부와 경주시민 간의 협의체 구성 등이다.
 먼저 청와대로 향했다. 위원들은 걱정은 과연 건의서를 잘 전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청와대 입구에 다다르자 경찰들이 버스를 가로막았고, 실랑이 끝에 위원장을 비롯해 3명만 내리고 버스는 주차장으로 쫓기듯 갈 수밖에 없었다. 잠시 뒤, 위원 한 명이 청와대에 근무하는 지역 출신 경찰간부와 통화를 한 후 반전이 일어났다. 경찰들의 배려로 건의서 전달이 원만히 이뤄졌고,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청와대가 잘 보이는 장소에서 현수막을 펼치고 성명서까지 발표할 수 있었다.
 첫 단추가 잘 꿰어져서인지 그 이후의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국회에 도착하자 김석기 국회의원과 그 보좌관들이 마중을 나왔다. 김 의원의 도움으로 국회 산자위에 대정부 건의서 접수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김 의원은 배웅을 하면서 산자부의 원전 담당 국장과 면담이 이뤄지도록 여러 경로로 부탁해 놨다는 언질을 줬다.
 일행은 서둘러 세종청사로 향했고, 3시간쯤 지나 산업통산자원부 건물 입구에 다다랐다. 일이 잘 풀리려고 하는지 현수막들이 늘비하게 붙은 담벼락에 위치가 꽤 좋은 곳이 비어 있었다. 위원들은 '정부는 원전·방폐장 수용한 경주와의 약속을 이행하고 피해를 보상하라'는 현수막을 잽싸게 걸었다.
 산자부 로비에 들어서자, 직원 한 명이 나와 담당 국장이 회의를 끝내고 곧 내려올 거라고 했다. 이윽고 산자부 원전 관련 부서와의 면담이 성사됐다. 신희동 원전산업정책관이 팀장 2명을 대동하고 범대위 위원들을 맞이했다. 남홍 위원장이 대정부 건의서를 전달하면서 산자부와 범대위 간의 협의체를 구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자 신 국장은 의외로 협의체 구성에 순순히 응했다. 위원들은 금방 성사될 거라고 기대도 하지 않았던 협의체 구성이 순조롭게 풀리자 모두 반색을 했다. 그런데 세상에 공짜는 없었다. 산자부는 조건을 한 가지 내걸었다. '협의체 창구를 일원화 해달라'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 동경주의 원전관련 대책위, 경주시고준위핵폐기물공대위 등의 단체들과 협의하여 범대위가 대표적인 협의체 창구가 된다면 언제든 구성이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범대위는 건의서 전달에 이어 '산자부와의 협의체 구성'이라는 뜻밖의 성과물을 획득하고 내려왔다. 하지만 '협의체 창구 일원화'라는 과제 또한 안고 내려왔다.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원전과 방폐장 인근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동경주 대책위와, 고준위핵폐기물 정책을 비롯해 월성원전의 맥스터 문제를 다루는 경주시고준위공대위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창구 단일화가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세 단체 간에 충분한 숙의와 조율을 통해 합리적으로 풀어야 될 과제이다. 각개약진보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의 대동단결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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