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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관련 시설을 둘러싼 막전막후(幕前幕後)
정현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25일(월) 19:32
ⓒ 경북연합일보
그동안 '혹 부정 탈까' 싶어, '다 된 밥에 다른 지자체서 재를 뿌릴까' 싶어 가급적 언급을 자제해 왔는데 일부 언론에서 미리 터뜨리는 바람에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 되고 말았으니 3월말로 예정된 원전해체연구소(이하 원해연) 입지 선정을 앞두고 '원자력관련 연구시설' 유치를 둘러싼 막전막후에 대해 한번쯤 언급을 해야 할 것 같다.
 '…원해연 입지가 부산과 울산 경계 지역으로 사실상 내정됐다. 부산 기장군, 울산 울주군, 경북 경주시 등 3개 지방자치단체가 유치 경쟁을 펼쳐온 원해연이 부산·울산 공동 유치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는 2월 12일자 보도에 대해 산자부가 '조선일보의 일방적 보도라고 반박하는 해명자료'를 냈지만, 단순 해프닝이 아니었던 것이다.
 산자부의 고민은 경주시의 반발을 어떻게 최소화 하느냐는 것이었다. 그런 와중에 경북도와 경주시는 원해연보다 더 실속이 있는 것을 유치하자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어차피 원해연 유치가 어렵다면, 경수로와 중수로 원전해체 기술을 분리하여 '중수로 원해연'이라도 가져온다면 나름대로 선방을 한 셈이므로 시민들의 비난을 덜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가동 중인 원전 24기 중 중수로는 월성원전 4기밖에 없고, 국외에도 중수로원전은 별로 없다.
 그래서 경제적 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는 중수로 원해연만 유치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경북도와 경주시는 차선책을 마련했고, 산자부와 국회를 오가며 물밑작업에 들어가 어느 정도 조율을 마친 상태인 것이다.
 요약하면, 일부 언론 보도대로 경수로 원해연은 부산·울산에, 중수로 원해연은 경주에 입지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대신 경북도는 +α를 요구했고, 주무부처인 산자부는 이를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경북도와 경주시가 추가로 유치하려는 시설이 대전의 일부 지역민들이 '내어가라'고 독촉하고 있는 '파이로프로세싱, 소듐냉각고속로 등을 연구하는 시설'이 아닌가 하는 오해가 빚어져 관계 공무원들과 지역인사들 간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즉 '제2원자력연구원'이라는 알짜배기는 가져오지 못하고, 기피시설인 '사용후핵연료 부피와 독성 저감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시설'만 가져오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으로 옥신각신했는데 관계자들이 이 시설은 한사코 아니라고 하니 일단 믿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경북도와 경주시가 협상 카드로 제시한 +α는 과연 뭘까. 바로 '방폐물에 대한 검증 연구 시스템'이다.
 최근 경주방폐장에 반입한 방폐물의 '방사능 분석 테이터 오류' 사태로 경주시민들의 불안감과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원전 해체 시 방폐물이 대량 발생할 것이므로 '방폐물에 대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검증기관'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산자부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니 희망적이다.
 방폐장 인근 지역인사들이 원해연을 주지 않으면 앞으로 원전 해체 방폐물은 경주방폐장에 한 드럼도 반입하지 못한다고 강경하게 으름장을 놓고 있은 것도 산자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방폐물 검증기관'이 유치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왜냐하면 향후 60년간 경주방폐장이 운영되므로 고용 창출, 인구 유입 등에서 원해연보다 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훨씬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마무리가 중요하다. 자칫 꿩도 놓치고 알도 잃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전 방위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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