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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독일 3>청소년의 성문화(性文化)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22일(화) 09:58
↑↑ 이화리 소설가.
ⓒ 경북연합일보
성(性)에 관한 글을 쓰기 전 '자유'와 '방종'에 관한 고찰부터 필요하다. '자유'란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구속 받지 않으려는 고유의 본성이다. '방종'은 법도와 예의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함부로 행동하는 것이다. 전자는 내제된 성품이고, 후자는 못된 버르장머리다. 자유에는 성찰이라는 책임이 따르며, 방종에는 반성이라는 자성이 따른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집단사회의 일원이 된다. 자라면서 가정과 사회로부터 옳고 그름의 판단과 무엇이 바람직한 것인지의 가치 등을 보고 배우며 성장한다.
 사람살이가 거기서 거기라지만 동서양은 미세하지만 확연히 다른 문화권이다. 독일의 성문화 앞에서 나는 무척 생소하고 혼란스러웠다.
 독일에서는 만18세의 성생활을 가정과 사회에서 허용한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여자친구와 남자친구가 서로의 방에서 밤을 함께 지내도 된다. "오늘 아침 식탁에 우리 아들 여자친구랑 함께 했다. 이제 어른이다. 언제 저렇게 컸나싶다. 낳고 키우는 동안의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고, 기쁜 마음이다." 마치 첫 생리의 정상적인 성장처럼 그랬다. 첨 듣는 이 말에 내 머릿속은 갑자기 철수세미처럼 복잡하게 엉켜버렸다. 서구에서는 미혼의 혼전성관계가 허용되고, 당시 우리나라에 있던 간통죄가 세계에서 단 2곳뿐인 건 알았지만 "청소년의 성생활"은 내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직 학생이며 부모님 댁에 함께 기거하는데 성생활이라니? 애들을 이렇게 함부로 키워도 되나? 아이고 망측하고 얄궂어라, 뭐 대충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날 종일 곰곰 생각에 빠졌고, 종내에는 무릎을 쳤다. 잘못된 건 우리였다. 만 18세는 우리나이로 19세이다. 조혼이 성행하던 시절엔 우리도 그 나이에 결혼을 했다. 만혼은 사회적 변화의 일부일 뿐, 정신적 육체적으로 가장 높은 성장의 임계 치에 다다른 나이다. 결혼이라는 법적 장치보다 훨씬 더 합의된 사회관습이다. 식욕과 더불어 가장 원초적인 기본욕구인 성욕을 종이 한 장의 혼인신고서에 묶어 강제로 억압할 순 없다. 지나친 강압은 엉뚱한 범죄의 통로를 찾게 만든다. 이런 생각을 건진 순간, 갑자기 한국의 청소년들이 불쌍하고 딱해졌다. 고3이라는 무시무시한 압박 속에서 혈색 없이 창백한 얼굴들이 떠올랐다.
 단, 성적인 기쁨과 향유가 부모형제가 함께 사는 양지에서 행해질 때, 타락보다는 건전한 성문화를 체득하게 된다. 대다수 서구에서는 이같이 만 18세에 이른 성의 성숙을 자연의 이치로 받아들인다. 혼전 성교에 일본보다 더 엄격한 우리나라와 동양권, 이슬람권 등 일부 국가에서만 누구나 겪어봐서 뻔히 아는 청소년 성의 성숙을 모르쇠로 일관한다. 이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암묵적으로 합의된 사회 규범이다. 지나친 억압은 위태로운 폭발의 우려를 내포한다.
 사람도 동식물의 한 종(種)에 불과하다. 일정 기간이 지나 성성숙도가 완성되면 암수의 짝짓기는 욕망이 되고, 성행위는 가장 자연스러운 본능이 된다. 우리는 다 큰 아이들 앞에서 이 엄연한 우주의 질서를 짐짓 숨겨왔다. 극도로 팽창한 욕망의 청년들은 응달로 숨어든다. 어둡고 습한 곳에서 자라는 곰팡이 포자처럼 성은 왜곡되고 변질된 행위를 유발한다. 청소년들의 성판매가 그러하고, 집단적 혼음이 그러하고, 무방비의 미혼모 현실이 그러하다.
  독일에서는 철저한 성교육을 시키며 이미 사춘기 이전에 성 관련 대화가 가정에서 자유롭게 오갔다. 중학생 나이의 여동생이 곧 해가 바뀌어 만 18세가 될 오빠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콘돔을 건네자 온 가족이 한바탕 웃는 그런 나라였다. 청소년의 성욕망과 성행위를 더럽고 불결하게 여기는 우리의 생각은 수정되어야 한다. 멍석을 깔아주듯 어른들의 허용된 공간에서는 성의 집착이나 범죄도 줄게 된다. 성(性), 생명의 살아있음과 젊음의 건강한 행위가 아닌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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