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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과 스님의 꾀
나영철 총괄본부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20일(일)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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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권력 있고 돈 많은 사람, 똑똑하고 잘난 체 하는 사람들의 행동거지를 보면 눈꼴이 시어서 견디지 못할 경우를 한 두 번은 겪어 봤을 것이다. 누구라고 말하지 않아도 사회지도층이라는 자들에 의해 한때 시끄러웠던 문제들이 곳곳에서 불거져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 일들이다. 그들은 도대체 겸손할 줄을 모른다. 다른 사람은 무조건 자기 발아래 있다고 생각을 하는지 웬만하면 반말이다. 흔히 말하는 갑 질의 전형이다. 자기는 무슨 별종이라고 생각 하는지 보통 사람하고는 식사나 차 마시는 것조차 하지 않는다. 배를 내밀고 필자걸음을 걷고, 목에는 철심을 박았는지 고개를 숙일 줄 모른다. 어디 가서던 특별대우를 받아야만 적성이 풀린다는 생각을 가졌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심리적 현상이다. 요즘도 이런 별종들은 종교시설에 와서도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는 법당이나 교회에서 예배할 때도 특별한 대우를 요구 한다고 한다. 성인들이 생존 당시 이런 자를 보았다면 거들 떠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교만에는 두 가지 악덕이 따라다닌다. 하나는 다른 사람을 불쾌하게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겸손의 미덕을 잃음으로써 더 이상의 발전을 방해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교만에 빠져 인간관계가 나빠지고 성장과 발전을 멈춘 사람이 참 많다. 부처님을 만나 하심(下心)을 배우지 못한 탓이 아닌가 싶다. 지금도 큰 절 입구에 보면 '하마비(下馬碑)'라는 푯말이 있다. 여기서 부터는 말에서 내려 걸어서 들어오라는 표시다. 조선시대는 불교가 대우를 받지 못하든 시절이라 관리나 양반이 여기서 말을 내려 걸어서 경내로 들어오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심지어는 법당 앞까지 말이나 사인교를 타고 행차하는 일마저 있었다고 역사는 기록해 놓고 있다. 이를 참다못한 스님들이 말을 타거나 사인교를 타고 법당 앞으로 접근하는 것을 못하게 하기 위해 꾀를 내었다. 그것이 법당 앞에 있는 '보제루(普濟樓)'라는 누각이다. 절에서 큰 법회를 할 때 사용하는 공간이다. 말이나 사인교를 타고는 통과할 수 없는 높이로 설계된 누각에서 스님들이 설법을 통해 교만한 마음을 갖지 말라고 가르친다. 정말로 묘한 장소다. 관리나 양반들이 교만한 마음으로 법당 앞까지 말을 타고 들어오니 누각을 낮춰지어 강제로 내리게 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방문객의 교만한 마음을 꺾겠다는, 요즘 말로 굿 아이디어인 셈이다. 참 절묘한 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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