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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호위하는 호위무사 늑대
정현진 신라얼문화연구원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16일(수) 19:03
ⓒ 경북연합일보
투르크인들이 늑대를 섬기는 이야기는 '신당서'등 역사기록에 나온다. 기록에 따르면 왕이나 지도자가 머무는 천막의 깃발에는 어김없이 '황금으로 된 암컷 늑대 머리모양 장식'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투르크왕은 황금 암늑대의 자손으로 수컷 늑대들의 호위를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왕을 호위하는 호위무사는 늑대들이었던 셈이다
 늑대를 토템으로 하는 문화는 남러시아 초원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거기서 동서로 전파되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다. 천산주변에서 활동하던 오손 왕도 어린 시절 늑대가 젖을 먹여 키웠다고 하고, 몽골인도 자신들의 조상이 늑대라고 생각한다. 징기스칸의 조상은 푸른 이리와 암사슴이다.
 그렇다면 초원의 민족들은 왜 늑대를 자신들의 조상이라고 생각했을까. 우선 늑대의 습성과 관련 있다. 늑대는 엄격한 서열사회다. 초원사람들은 늑대와 공존하는 과정에서 늑대에게 초원에서 사냥하는 방법을 배웠다. 또한 늑대가 새끼를 지극정성으로 키우는 모습에서 강한 모성을 발견했다. 늑대 어미는 먹은 먹이를 토해 새끼를 기른다. 자 이제 마무리를 할 차례다.
 필자는 낭산이란 이름이 생긴 배경을 앞에서 보여준 황남대총 남분에서 출토된 늑대관식에서 찾는다. 당시의 신라인들은 늑대관식을 머리에 쓰고 늑대산인 낭산을 통해 천상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늑대는 초원민족의 토템으로 그들의 조상이기도 했지만 그들이 죽었을 때 저승길을 안내하는 동물이기도 했다. 늑대가 저승길의 안내자라는 생각은 기원전 3000년 전 상·하 이집트를 통일한 나르메르 왕의 기념물인 나르메르 팔레트에도 나타난다. 나르메르 팔레트에서 늑대는 선도자, 다시 말하면 앞에서 길을 여는 역할을 했다. 이는 돌궐인(투르크인)이 왕을 호위하는 사람을 늑대라고 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고대 이집트에서 늑대는 왕이 죽어서 저승길을 갈 때 길 안내자 겸 왕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생각은 남러시아에서 출발한 트루크[돌궐]인들의 조상들이 가지고 있었던 관념과 동일하다. 트루크 조상 중 일부는 동으로 이동하여 알타이 산맥 주변에서 파지리크 문화(기원전7~4세기)를 일구었고, 그 문화를 받아들이거나 계승한 흉노나 트루크인들은 자신들이 늑대의 자손이라고 믿었다.
 그들이 가지고 있던 늑대에 대한 관념이 신라로도 유입되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 간접적인 근거를 들면, ①알타이지역의 파지리크문화와 신라문화가 친연성이 있으며, ②후기 신라의 지배층 언어에 투르크어가 스며있었다는 주장도 있고, ③문무왕비문에 자신들의 조상이 흉노 우현왕이었던 휴도왕의 아들인 김일제라고 기록도 있다. ④경주 분지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경주의 진산(鎭山) 이름을 낭산(狼山), 즉 늑대산이라 부른 것도 들 수 있다. 이러한 정황들을 고려하고 보면, 황남대총 북분에서 출토된 늑대 모습을 한 은제 관식은 흉노나 투르크인의 문화가 유입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잠시나마 신라의 왕족들이 늑대를 저승길의 안내자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말한다. 신라의 왕족들이 늑대관식을 머리에 쓰고 저승에 갔다는 것은 그들의 뿌리와 관련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들은 문헌이나 고고학적 증거, 언어학적 증거로 보았을 때 어떤 형태로든 북방문화 특히 천산이나 알타이 지역 사람들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창한 정부는 한반도와 유라시아 문화와의 친연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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