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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늑대토템과 낭산
정현진 신라얼문화연구원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09일(수)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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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이제 내림산과 도리천에 대한 의문은 풀렸다. 그렇다면 그와 같은 신성한 산의 또 다른 이름이 왜 낭산이었을까 하는 의문을 풀 차례다. 낭산은 늑대산이라는 말인데 늑대산과 신이 오르내리는 산이 어떻게 연결될까. 그 연결고리를 찾으면 신라문화사에 대한 비밀 중 하나가 풀릴지도 모른다. 필자는 그 의문의 고리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황남대총 북분에서 나온 늑대관식에서 찾았다. 신라인들이 고총고분을 조성하던 시기에 그들의 의식 속에는 늑대를 신성한 동물로 인식하던 사고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고총고분 조성시기의 신라왕족들은 머리에 새 날개 관식을 쓰고 묻혔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출토 유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늑대관식이 여러 점 있다. 적어도 필자의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여러분들은 제시한 사진에 보이는 동물이 새로 보이나요 아니면 늑대로 보이나요. 예로든 관식은 고분유물 소개 책자에 잘 등장하지 않는다. 필자가 보기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유물이다. 그런데 왜 소개하고 설명하지 않을까? 그것은 아마도 이 유물의 특이한 모습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의 상식으로는 늑대 얼굴을 한 이 유물이 황남대총 등 고총고분에 묻힌 이유를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필자는 늑대처럼 보이는 관식이 낭산과 함께 신라 고분문화의 주인공들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늑대와 관련된 문화는 우리와 거리가 먼 듯이 느껴진다. 하지만 최근에 공감대를 넓혀가듯이 신라 김씨왕족이 흉노와 관련 있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늑대를 조상으로 생각하면서 신성시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유라시아 초원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의 문화가 신라까지 유입되었다고 보면 된다. 문무왕비문에 조상으로 기록된 김일제는 흉노의 후예다. 김일제가 김씨왕족의 조상이라는 기록은 여러 곳에 보인다. 최근에는 당나라에가 살던 신라여인의 비문에서도 확인되었다. 신라왕실이 흉노 혹은 천산지역의 주민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낭산이라는 이름은 늑대를 조상 혹은 저승길의 안내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신라로 이동하였거나 그 문화가 전파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늑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야기 중 하나라 로마 창시자 로물로스에 관한 것이다. 로마인은 트로이전쟁 때 패한 트로이 귀족의 후손이다. 최초의 왕은 로물루스인데 그 왕의 출생과 성장과정에 암늑대가 등장한다. 로물루스는 전쟁의 신 마르스가 처녀를 강제로 범해서 태어난 쌍둥이 중 한 사람이다. 사생아로 태어난 쌍둥이들은 홍수로 불어난 테베레 강에 버려진다. 배는 다행이도 물결에 의해 강둑으로 밀려 올라갔고, 암늑대에 의해 구조되었다. 그들은 늑대 젖을 먹고 자란다. 늑대가 어미역할을 한 셈이다. 얼마 후 왕가의 양치기에 의해 발견되어 양자가 되었고, 성장해서 로마를 창설했다. 그런 이유로 암늑대는 기원전 510년 로마 공화국 성립 이래로 로마인의 상징이 되었다. 초원문화에서는 늑대를 조상으로 여기는 종족들이 많다. 투르크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아예 늑대의 후손이라고 생각한다. 전설에 의하면 그들의 조상은 이웃한 종족의 공격으로 전멸했고, 어린아이 하나만 남았는데 손발을 다 자른 체 초원에 버려졌다. 버려진 아이를 암늑대가 길렀는데, 그 아이마저 죽이려 하자 늑대는 아이를 데리고 동쪽으로 이동하여 고창국, 그러니까 천산 동쪽에 있는 동굴로 도망쳤다. 동굴속에서 자란 어린아이와 암늑대 사이에 아이 열 명이 태어났다. 투르크족의 시조모는 늑대인 셈이다. 그 중 아사나씨가 가장 현명하여 왕이 되었다. 그가 투그크인의 시조다. 그런 연유로 아사나 씨는 늑대 머리를 대문에 걸어 놓고 살았다. 뿌리를 잊지 않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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