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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리던 산
정현진 신라얼문화연구원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02일(수) 18:27
ⓒ 경북연합일보
낭산이 수미산에 버금가는 신성한 산이었다는 것은 앞에서 언급했던 낭산의 본래 이름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 이름에 산의 성격이 잘 나타나 있다.
 『삼국유사』 김유신조에 낭산 산신이 호국신이었다는 일화가 나온다. 김유신이 국선이 되어 장차 삼한을 통일하려는 의지를 불태우자 고구려에서 파견한 백석이란 간첩이 김유신을 꾀어 고구려로 데려가려는 음모를 꾸민다.
 백석의 꾐에 빠져 고구려로 가던 중 낭자 세 명이 나타나더니 갑자기 신으로 변해 김유신에게 은밀하게 말한다.
 "우리들은 나림(奈林), 골화, 혈례 등 세 곳의 호국신입니다."
 정체를 밝히고 난 후 백석이 음모를 꾸며 지금 공을 고구려로 납치하려 하는 것이라고 일러준다.
 덕분에 김유신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나림산이 바로 낭산이다.
 『삼국사기』에는 이 산을 나력(奈歷)으로 기록했다.
 그렇다면 그 산이 가진 의미는 어떤 것이었을까.
 그 의미를 알면 낭산이 왜 수미산으로 대접받았는지 알 수 있다.
 이들 이름은 원래 우리말 내림·내리를 음차표기한 것일 것이다.
 그러니까 그 산은 '내림뫼' 혹은 '내리뫼'가 된다. 이쯤 되면 답이 나왔다.
 우리말 '내리다'와 관련된 산 이름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무당에게 신이 내리다'할 때의 '내리다'와 같은 의미를 가진 이름이다.
 바로 내림산은 천상의 신들이 오르내리던 산이었다.
 해서 낭산 아래 숲 이름이 신유림(神遊林)으로 불렸다.
 신유림이란 이름이 생긴 내력도 『삼국유사』가 전한다.
 실성이사금(5세기 초)조에 나온다.
 "12년 8월에 낭산에서 구름이 떠올라, 바라보니 마치 누각과 같고 향기가 욱연(郁然)히 퍼지며 오랫동안 없어지지 아니하였다. 왕이 말하기를, 이는 반드시 선령(仙靈)이 하늘에서 내려와 놂이니 아마 이 땅이 복지일 것이라 하여 이로부터 나무를 베지 못하게 하였다."
 신라 조정에서 낭산을 신성하게 바라보던 시선이 잘 나타나 있다.
 이제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선덕여왕이 낭산 꼭대기를 도리천으로 본 것은 그곳을 수미산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선덕여왕이 이 산 정상에 묻힌다는 것은 도리천에 환생하는 것이 된다.
 그것은 자신이 내려온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기도 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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