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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문 자리가 아름답기를
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연구소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12월 30일(일)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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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2018년의 마지막 날, 12월31일. 2018년 무술년(戊戌年)황금개의 해가 정말 끝이 되었다. 그러나 끝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뜻한다. 끝났다 생각할지 모르나 끝없이 돌고 도는 것이 인생이다. 삶은 반복이다. 산 아래로 다시 굴러 떨어질 걸 알면서도 매일 아침이 되면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려놓는 시지프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처럼 우리 삶은 반복의 연속이다. 숨을 들이쉬고 내뱉고, 밀물과 썰물, 먹고 싸고,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누군가는 죽고 그 죽음으로 누군가는 살아나듯, 삶과 죽음. 우리 삶은 무한 반복이다. 어른들이 말씀 하셨다. "끝이 좋아야 한다"고. 올림픽의 달리기 시합도 아무리 초반에 잘 달렸다고 하더라도 결국 마지막, 끝에 몇 등으로 골인을 했느냐에 따라 목에 거는 메달의 색깔이 정해진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나는 종강으로 한 학기의 끝을 맺는다. 12월이 시작되고 어김없이 시원섭섭한 종강의 시간이 다가왔다. 이번학기는 간호과 1학년 학생들 6개 반을 맡아 강의를 했다. 각 반마다 들어가서 학생들과 마지막 수업을 마치며 강조한 말은 "끝이 좋아야 한다"라는 말이었다. 늘 자신이 머문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이 되길 부탁했다. 학기를 마칠 때도,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때도, 다니던 직장을 관둘 때도 머문 자리가 아름다운 우리가 되자고 당부했다. 2개 반 수업까지는 학생들이 잘 협조해주었다. 많은 학생들이 마지막을 더 열심히 하자는 나의 부탁에 동의를 했고, 적극적인 자세로 화답했다. 하지만 세 번째 반에 있는 소수의 친구들은 나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 평소보다 더 시끄럽게 얘기를 나눴고, 수업분위기를 흐리는 등 협조도 잘 하지 않았다. 참아야 했었는데 나도 모르게 화가 나버렸다. 화를 밖으로 표현해서 말로 표현 하지 않았지만 내 얼굴에 고스란히 싫은 표정이 드러나 버린 모양이다. 수업을 마치고 저녁에 집에 돌아오니 한 학생에게서 e메일이 와 있었다. '한 학기동안 너무 감사하고 고마웠으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게 된 수업이었다'는 내용의 이메일이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했다. 자기가 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수업분위기를 망친 몇 명의 학생을 대신해서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마지막 교실을 나가는 나의 표정이 어두워 보여 너무 미안했단다. 그래서 고맙다는 인사와 더불어 미안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그 편지를 받고 내가 오히려 더 미안했다. 실컷 잘해오다가 마지막에 무거운 모습을 보여준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 메일을 받고 많은 반성이 되었다. 조금만 참고 이해했으면 더 좋은 수업이 되었을 것을 하고 말이다. 이 후 다음날 남은 3개 반 수업은 아름다운 끝을 맺을 수 있었다. 머문 자리가 아름다운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8년이란 시간도 다시 돌아보며 추억할 수 있도록 끝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미안한 일이 있다면 용서를 구하고, 고마운 일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꼭 마음을 전하며 2018년을 정리했으면 좋겠다. 한 해 동안 수고한 우리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하며 나 역시 이번 칼럼의 끝을 맺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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