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 2026-06-16 06:00:44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행사알림
회사알림
 
뉴스 > 칼럼
아무도 보지 못한 시간
이화리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12월 18일(화) 18:29
ⓒ 경북연합일보
한 해가 무심히 간다. 365일의 8,760시간이 흘러갔다. 어디로 갔는지, 누구 시간을 본 사람 있나요? 누가 또 떠난 시간을 찾아올까요? 세상 최고의 부자나 과학자도 이미 지난 시간을 가져오지 못한다. 미래의 시간을 가져와 고칠 수 없듯, 시간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은 그 무엇이다. 그러나 살아있는 모든 생(生)에게 시간만큼 중요한 그 무엇도 없다. 우리가 분명, 시간을 보았다고 말하는 것은 시간이 아닌 시계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수치로 정리한 달력을 보았다. 해와 달을 보았을 뿐 시간이라는 주어의 형체를 본 이는 아무도 없다.
 시간의 주인은 우주다. 우주의 흐름에서 생겨난 무형의 존재를 우리는 눈으로 보지도 못하고, 손으로 만질 수도 없다. 다만 느낄 뿐이다. 그건 우주의 흐름인 천체의 조화다. 한 해의 마지막에는 누구나 지난 일들을 되돌아본다. 해마다 크고 작은 일들이 온 세상에 일어난다. 그건 바로 살아있음의 증명이다. 모든 생물은 때로 충돌하고, 다시 화합하며 지낸다. 한 개인에게도 세상의 이치와 같이 소소하거나 엄청난 일이 닥쳐와 우린 끊임없이 고뇌하고, 성찰하며 산다.
 전무하게 행복한 한 해도 없고, 전무하게 불행한 한 해도 없다. 순금의 순도가 100%가 아니듯 기쁨도 슬픔도 완전무결하지 못하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체험들이 지혜가 되어 꼿꼿하던 이상을 조금씩 깎고, 죽을 만큼의 고통에서도 무연히 대처한다.
 참는 것이 어른이라는 이 완강한 질서에도 때론 길항의 흔적이 남는다. 사람 사이에 가장 우선하는 예의가 사라져 깊은 상처를 받을 때, 우리는 갈등한다. 차마 정면에서 맞받아치기에는 유치하며 천박하고, 그냥 무던히 참고 있을 수 없는 저항이 일어날 때다. 그럴 때 우리의 반면교사는 바로 정의다.
 "불의가 정의가 될 때, 저항은 의무가 된다."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이제 며칠 후면 올해가 다 간다. 아흔의 어르신부터 예닐곱 아이까지 누구나 철학자가 되는 이 시점에 나도 깊은 생각에 잠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의 판단 가운데 '디케의 저울' 눈금이 있다. 치우침 없는 공정성이 정의다. 간혹 잘못된 법 판단을 비웃을 때, 우리는 눈을 가린 디케의 여신상을 만든다. 눈을 가린 디케가 저울의 균형적 눈금을 제대로 볼 리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부조리에는 암묵적 다수의 합의가 있다. 저항하지 않는 침묵은 합의의 동의어로 쓰인다. 나는 올 한 해 동안 얼마나 많은 불의를 지켜보기만 했는지 돌아보자. 못 본 체하고, 못 들은 척하는 그 순간들이 다 사회악을 키우는 거름이 된다.
 선은 밝음의 양지 앞에 나서지만, 악은 음지를 좋아해서 우리가 모르는 사이 곰팡이 포자처럼 잘 자라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당연한 결론 앞에서 사회구성원인 우리가 행한 정의로움에 스스로 박수를 보내는 사회라야 건강하다.
 무엇보다 누구보다 떳떳한 한 해였는지 내가 나에게 질의하고 대답할 시간이다. 시간은 애초 지구인 그 누구의 소유가 아니어서 빈자든 부자든, 아이든 어른이든 공평하게 주어지는 최상의 선물이다. 해마다 받는다고 시간을 함부로 쓸 수 없음은 현대과학도 다 풀지 못한 우주에서 온 위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 해의 마지막에 다가오는 시간은 반성을 밀린 숙제처럼 내민다. 초등생들도 이맘때면 반성문을 일기로 쓴다. 무엇이 잘못이었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어떤 것이 옳은 일인지 안다. 그냥 다 그려려니 해서도 안 되고, 그저 지난 것은 지난 일일 뿐이라는 망각도 위험하다. 반성은 정신의 귀중한 먹이다. 잘못은 돌이킬 수 없지만, 반복되지 않아야 떳떳하다. 내년 이맘 때 나는 어떤 글을 또 쓰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Copyrights ⓒ경북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대구국제뷰티엑스포 11일 개막
경주시 차량 범죄 대응력 끌어올린다
2차 공공기관 유치전 ‘총성 울렸다’
봉화군, 경북 농식품 수출정책 평가서 ‘우수상’
3선 복귀 주낙영 경주시장 “공약·현안사업 속도 높여야”
대구시, 대만 관광객 유치 확대 추진
영주 반려동물 놀이터 11일부터 운영 개시
논공 위천 파크골프장 확장 이달 착공
대구시, 구강의 날 맞이 구강관리 실천문화 확산
영양군보건소, 하절기 방역소독사업 본격 추진
최신뉴스
민선 9기 도정 밑그림 그린다…‘경북 대전환 준비위원회’  
‘SMR 초도호기 건설’ 경주 외엔 대안 없다  
‘예천장터’ 전 품목 10% 할인 이벤트  
문경 달빛사랑여행 ‘가족애 쑥쑥’  
영주시 임대사업용 불용 농기계 139대 매각 입찰  
안동시, 청년 창업기업 로컬브랜드 키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참정권 침해냐, 부정선거냐  
대구교육청, 학부모선언문 쓰기 행사 콘텐츠 추진  
우기 대비 영구임대주택 안전점검 실시  
‘또래 상담 처방’ 마음약국 운영 호응  
대구자경위, 청소년 민주시민 역량 키운다  
대구시 농업기술센터,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 실시  
달성군 프리미엄 베이커리 ‘사색비슬’ 특허  
농작업 안전띠 죈다…경북도, 현장 관리체계 구축  
K-식품·화장품 남유럽 시장 공략 본격화  

신문사소개 편집규약 윤리강령 고충처리인제도 개인정보취급방침 제휴문의 광고문의 구독신청 기사제보 저작권 문의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경북연합일보 / 사업자등록번호: 505-81-82281/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화랑로 32 (성건동)
발행인.편집인: 정진욱 / mail: sp-11112222@daum.net / Tel: 054)777-7744 / Fax : 054)774-331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가0003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진욱
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13,293
오늘 방문자 수 : 4,927
총 방문자 수 : 40,814,8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