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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고심의 결과물'인 원안위 위원장
정현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12월 17일(월)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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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드디어 46일의 공석 끝에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의 위원장이 선임됐다. 2015년 카이스트 초빙교수 시절, 한국원자력연구원 사업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던 강정민 원안위 위원장이 10월 29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임명 9개월 만에 돌연 사퇴를 했고, 청와대가 오전에 발 빠르게 사표를 수리한 바 있었다. 그러한 강정민 위원장의 뒤를 이어, 엊그저께 '엄재식 원안위 사무처장'이 신임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청와대가 신중을 거듭하며 고심을 한 결과물치고는 참으로 의외의 발탁이다. 원자력 전문가라기보다는 무색무취의 행정고시 출신의 공무원이 사무처장에서 위원장으로 전격 승격이 된 것이다. 장고 끝에 악수(惡手)인지, 탁월한 선택인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그동안 원자력과 관련해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중차대한 역할을 하는 기구인 원안위는 선장도 없고, 선원도 9명 중 4명밖에 없는 사태가 장기간 이어졌다. 그런데 4명밖에 남지 않은 위원 중에서 김혜정 위원이 돌연(?) 자진 사임을 했고, 원안위는 지난 7일자로 해촉을 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며칠이 지난 10일에 김혜정 전 원안위원은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으로 전격적으로 취임했다. 그로부터 나흘 뒤 원안위 사무처장이 위원장으로 발탁되는 이례적인 사태가 일어났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청와대가 원안위 위원장 선임 문제로 얼마나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는지 필자는 감히 확신에 가깝게 추측할 수 있다. 친원전, 탈원전 어느 쪽으로부터도 공격을 덜 받을 공무원 출신을 임명한 것을 보면,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었을 것이고, 나름대로 교통정리를 하느라 애를 많이 쓴 것 같다. 이렇게 청와대와 정부 당국의 속사정을 유추하고, 속내를 들여다보는 것도 제법 재미가 쏠쏠하다. 탈원전 정책에 대한 전 방위적인 반대 공세에 대해 수세에 급급하던 청와대는 유력한 카드 중 하나였던 '김혜정 원안위 위원장'이라는 카드를 일찌감치 버렸고, 대신 그 보상으로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이라는 선물을 안긴 것으로 여겨진다. 김혜정 전 위원은 올해 초에 강정민 위원장이 선임될 당시, 원래는 위원장 1순위였다. 하지만 선임을 코앞에 두고 정보가 누출됐고, 원자력계와 보수 언론으로부터 '원자력 전문가도 아닌 데다 반핵·탈핵 운동만 해왔던 편향된 인사가 과연 중립적이어야 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있는가?'라는 집중 공세를 받았고, 끝내 낙마한 바 있다. 아무튼 신임 엄재식 원안위 위원장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원자력 전문가도 아닌, 행정고시 출신의 공무원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얼마나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 필자도 앞으로가 정말 궁금하다. 위원장이 풀어야 할 난제도 산적해 있다. 탈원전 정책에 따른 원전 가동률 저하에 대한 야당과 언론의 공세, 과반이나 공석인 위원 선임 문제, '월성1호기 수명연장 무효소송'의 항소심 취하 문제, 경주방폐장에서 일어난 테이터 오류 방폐물의 처분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반발 등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원안위는 정권이나 여·야, 원자력 사업자, 친원전세력, 반핵단체, 탈핵진영 어느 쪽에서든 중립성과 독립성을 침해받으면 안 된다. 혹시 신임 위원장이 세간의 우려를 잠재우고 중립적이고, 법과 원칙에 따라 원안위를 꾸려나가는 위원장으로 거듭날지도 모른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속설이 실감나는 그런 훌륭한 위원장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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