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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레오(stereo)의 삶
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연구소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12월 09일(일) 18:06
ⓒ 경북연합일보
비는 사람을 감성에 젖게 만든다.
 비가 내리는 날, 차 안에 홀로 앉아서 차 천장 위로 떨어지는 비 소리를 들어보라.
 그 소리는 정말 아름답다. 거기에다 음악이 잔잔히 함께 흘러나온다면 최고다. 욕심내어 하나 더 보태 본다면 따뜻한 커피까지 한잔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며칠 전 비가 내렸다. 딸아이 학교 태워주고 돌아와 집 앞에 주차하고 내리지 않고 한참을 차 안에 있었다.
 빗소리, 그리고 김광석의 노래가 어울려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 순간을 좀 더 즐기고 싶어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생각이 깊어졌다.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런 기분을(감성을) 혼자가 아닌 함께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아무 말 없이 이 빗소리와 음악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들으면 훨씬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외로움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었다. 그렇게 생각이 꼬리를 물다 보니 깨닫게 된 것은 나는 스테레오(stereo)의 삶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모노(mono)가 하나의 스피커나 채널을 통해 소리가 나온다면 스테레오는 둘 이상의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오는 방식이다.
 모노만으로도 충분히 좋지만 나는 분명 더 풍성한 감동을 느끼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래 맞다. 나는 삶의 모든 순간에 스테레오를 원하고 있었다. 음악을 좋아했던 나는 어릴 때부터 노래 듣기를 좋아했다.
 처음 기억나는 이어폰은 한쪽 귀에 꼽아서 듣는 것이었다. 카세트도 거의 다 모노 방식이었기에 그게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기술이 발달하여 두 귀에 꼽는 이어폰을 샀고,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는 나를 신세계로 안내했다.
 스피커가 하나일 때 보다 스피커가 2개 일 때 소리가 더 풍부하고, 두 개 보다는 스피커가 4개 일 때 훨씬 더 소리가 풍부하다.
 전해지는 감동 자체가 다르다.
 혼자 부르는 노래보다 둘이 부르는 노래가 듣기 좋고, 셋과 넷이 화음을 맞춰 노래를 부르면 훨씬 더 풍성하다.
 나아가 많은 사람이 함께 부르는 합창은 정말 아름답다. 재밌는 영화를 영화관에 가서 많은 사람들과 같이 보면 훨씬 더 재미있고, 무서운 영화를 많은 사람이 같이 보면 훨씬 더 무서운 이유도 바로 스테레오 방식이기 때문이다.
 우리 삶도 모노(혼자 행복)보다는 스테레오(함께 행복)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맛있는 음식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좋은 영화를 함께 보고, 좋은 풍경을 함께 본다면 삶은 더 풍성해질 것이다.
 2002년 월드컵 그 순간의 감동이 여전히 우리 가슴속에 잊혀 지지 않는 것을 보면 그날이 함께 행복했던 스테레오의 순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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