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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새를 타고
정현진 신라얼문화연구원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11월 21일(수)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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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사다리 말고도 하늘을 오를 수 있는 탈것이 있었다. 해모수가 타고 왔던 용이나 고니가 있다. 우리 조상들은 새를 타고 하늘에 갔다. 중국 역사책인 『삼국지』한전의 변진(弁辰)조에는 "큰 새의 깃으로 장사를 치르는데 그 의미는 죽은 자로 하여금 날아오르게 하고자 함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무슨 말인가. 사람이 죽어 천상으로 갈 때는 새를 타고 간다는 말이다. 신라인들은 하늘나라가 새가 날아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고 믿었다. 신라인들이 새를 타고 하늘나라에 간다는 관념은 신라금관에 잘 표현되어 있다. 특히 서봉총 금관에는 나뭇가지에 3마리 봉황이 앉아 있다. 우리는 신라의 황금문화가 천산주변의 그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도자의 관식에 새를 그려놓은 경우는 그곳 스키타이 계통의 종족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신라왕족과 친연성이 의심되는 사카족의 황금 관에 새를 장식한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죽은 지도자의 관식에 앉아 있는 새는 어떤 역할을 했을까. 그 때 새는 죽은 자의 영혼을 하늘에 있는 영원한 생명의 나무로 태워다 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한 관념은 이란 지역에서 발생한 조로아스터교 경전인 '아베스타' 송가에 잘 나타나 있다. 경전에는 세상의 모든 씨가 있는 '성스러운 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바로 그 성스러운 나무에 새가 앉아 있다. 그 새는 나무의 가지를 벗기거나 떨어진 씨를 모아 하늘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그 새가 운반한 씨들이 비와 함께 땅에 떨어져 식물이 되었다. 여기서 새는 그 어머니 나무에서 씨를 가져다 세상에 퍼뜨리는 역할을 한다. 서봉총금관에 장식된 봉황은 바로 그 성스런 나무에 사는 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신라금관은 생명의 나무를 상징화한 것이다. 최근에 김양동은 '신라금관은 불꽃무늬를 형상화 한 것'이라는 새로운 학설을 제기 했지만 따르기 어렵다. 당시의 왕과 왕족들은 죽으며 영원한 생명의 나무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영생하거나 다시 태어난다고 믿었음이 틀림없다. 천산과 알타이산 북쪽에 가면 사하족이라는 종족이 산다. 이들 또한 사카족의 한 분파이다. 그들은 나무에 앉은 신성한 새가 하늘에서 영혼을 실어다 주어야 큰 인물이 태어난다고 믿는다. 사카족과 동일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혼이 새를 타거나 새의 모습을 하고 하늘나라에 간다는 생각은 고대 이집트인들에게도 있었다. 그들은 사람이 죽으면 바(ba)로 불리는 영혼이 새의 형상을 하고 하늘나라로 간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생각한 하늘나라에도 생명의 여신나무가 있어 그곳에서 생명수를 마시고 기력을 회복한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우리 조상을 포함해서 고대인들이 생각한 하늘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거나 새를 타고 날아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우리문화 속에 남아 있는 솟대문화나 오리모양 토기를 무덤에 부장한 것도 그렇고, 일본 신사의 정문에 새워진 토리이 위에 앉은 새도 동일한 문화적 기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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