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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경제위기
이화리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11월 20일(화)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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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왜 이럴까? 해마다 늘 경제위기다. 단, 한 해도 올해는 경제가 넉넉하니 국민여러분 안심하고 사세요, 라는 이 친절한 문장을 들은 적 없다. 수십 년 된 오랜 외침이 매스컴을 통해 집집마다 배달되는 동안 국민들의 맘은 늘 위태롭기만 하다. 돈 없이 살 수 없는데 무방비적인 위기로 행복지수가 낮아지는 것이다. 스스로 불행한 국민임을 심어주는 국가전략이 야속하다. 근대에 들어와서 우리 경제가 정말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지금의 노년층과 장년을 넘기는 전후 세대 그러했다. 쌀값이 우리 집 강아지 사료나 샴푸 1병 값보다 훨씬 싼 지금 말고, 반 세기를 훌쩍 넘는 그 때, 양말을 깁고 또 기워서 신고, 1식 1찬의 하루 세 끼니를 못 먹는 이가 허다하고, 난방이 제대로 안 되어 머리맡 자리끼의 물이 꽁꽁 언 시기가 있었다. 가난을 극복하려는 일념 하나로 가장 낮은 단계의 노동기본법조차 무시한, 반인권적 노동현장에서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 없는 부모님들은 목숨 줄을 걸고 노동을 했다. 선진국에서 들여온 차관으로 대기업이 쑥쑥 자라고, 죽음을 불사한 노동성과로 경제는 살아났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었으니 당시에도 늘 경제는 위기였다. 위기는 불안을 조성하는 성질을 지녔다. 국가의 경제계획에 세계에서 유래 없는 장시간 생산의 제조업이 80년대 들어 세계 13위권에 드는 쾌거를 이루었을 때도 경제위기라는 채찍은 국민들의 등을 떠나지 않았다. 80년대 중반에 들면서 채찍에 등이 패인 노동자들이 고개를 들었고, 90년대엔 아파트먼트가 주택을 앞서자 국민들의 소비성향이 생활을 질을 선택했다. 반찬수가 늘고 입성이 좋아지는 소비였다. 집집마다 밥상이 사라진 자리에 식탁이 들어오고, 서양의 편리한 가구인 침대와 소파가 들어오고, 책장과 장식장이 실내를 차지했다. 이 놀라운 내수경기는 정교한 제조품의 품질에, 우수한 우리들의 손재주로 수출과 더불어 활기를 띄었다. 그리고 조악하던 가구와 협소하던 가전제품들이 더 아름답고, 더 크고, 더 고급스러운 재질로 대체되며 내수경기나 수출 등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원래 말 타면 견마 잡히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라 소비가 활성화되던 그때도, 모든 정권은 '경제위기'라는 채찍을 거두지 않았다. 그건 마치 부모님들이 늘 자식에게 돈 귀한 줄 알고 절약하라고 이르듯, 일상이 되어버려서 국민들은 점차 무감해져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작년보다 올해가 더 윤택했고, 위기라던 내년에는 또 잘 먹고 잘 살아오다, 덜컥 IMF를 맞고서야 소비에 방점을 찍고, 개개인마다 자신의 주머니 사정을 들여다보고, 거덜 난 나라 살림의 곳간에도 염려를 보탰다. 세계지도에서 보면 영판 코딱지만 한 크기의 영토조차 분단된 상태의 남한, 그래도 위대한 우리들은 다시 벌떡 일어서서 세계 10 몇 위권의 자리를 고수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선거철마다 오로지 '경제위기'가 가장 큰 이슈가 된다. 단지 이 '경제위기'라는 말이 현 정권을 폄하하기 위한 정치의 도구로 쓰일 때는 더욱 빛을 발한다. 내수경기가 나쁜 것은 어마어마한 중국의 성장과 맞물린 제조업의 후퇴이며, 우리 국민들의 소비성향에 변화가 온 것도 큰 영향을 끼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건설하는 모든 아파트마다 붙박이 가구와 전자제품이 적절히 설치되어있다. 그들끼리의 영업이익은 국민 개인의 체감과 무관하다. 그리고 베이비부머 장년세대는 이제 더 이상 실내장식 교체 등의 소비를 안 한다. 대신 해외여행은 꾸준히 늘어서 70대 중반 쯤 되면 대다수 아시아, 유럽, 남미까지 두루 수차례 다녀온 터다. 3,40대부터 중년의 대다수는 장시간의 가족해외여행과 더불어 문화공연 등을 누린다. 이들 중 일부는 명품을 소비하는 특권층이다. '경제위기'가 아니라 '경제패턴'이 달라졌음을 제대로 깨달으면 우리는 '경제위기'로 불안하거나 절망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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