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 2026-05-31 07:49:3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행사알림
회사알림
 
뉴스 > 기획/특집
안개 낀 월정교 신비로움 속 문천에 담긴 전설을 듣다
남천 강둑따라 펼쳐 진 모래사장 '장사'
신라 삼기팔괴에 담긴 문천도사 이야기
충신 박제상의 아내와 벌지지 이야기 등
문천 속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11월 14일(수) 09:54
ⓒ 경북연합일보
안개가 짙은 날이 많아졌다. 하천이 많은 경주에는 이즈음 안개가 많이 낀다.
 14일 이른 아침 월정교의 자욱한 안개 사이로 인기척에 놀란 천둥오리와 왜가리가 푸드덕 날아오른다.
 밤과 아침의 경계를 안개가 가려 명암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수묵화 같다.
 안개에 가려 보일 듯 말 듯 지붕과 다리를 슬쩍슬쩍 보여주는 월정교 풍경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이른 아침 전국의 사진작가들은 동부사적지의 고분과 고분사이, 계림 숲의 안개와 삼릉의 소나무 숲, 월정교 등을 카메라에 담으려 분주하다.
 안개는 일출 후 1시간 사이에 많이 발생하며, 보통 발생 후 1~2 시간 이내 말끔히 사라진다. 서서히 안개가 걷히자 마알간 얼굴의 월정교가 늦가을 햇살에 실체를 뚜렷이 드러낸다.

ⓒ 경북연합일보
  ●문천,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보다
 경주의 수많은 유적지는 역사의 존재를 증명한다. 문천(蚊川)을 따라 걸으며 오랜 우리 조상들의 삶과 이야기가 묻어 있는 스토리텔링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경북산림연구원 못 미쳐 화랑교가 있다. 이 다리 아래를 흐르는 작은 하천이 남천 즉 문천이다. 신라의 삼기팔괴중 '문천도사(蚊川倒沙)는 문천의 모래는 물위를 떠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여덟가지 이상한 이야기 중 하나로 전해지고 있다.
 남천은 흘러 반월성 주변 해자역할을 하며 서천으로 들어가 이윽고 형산강으로 포항을 거쳐 동해가 된다. 삼거리 버스정류장 이정표에는 '갯마을 앞'이라고 마을의 이름을 알려준다. 흔히 갯마을은 강 주변의 마을 이름의 대명사다. 전국적으로 갯마을은 대부분 강가 마을에 붙여져 있다. 문천의 드러난 모래톱에서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화랑교를 건너 남천 강둑을 따라 왼쪽으로 가면 비석이 하나 방둑 위에 서 있다. '長沙 伐知旨'라 쓰여 있다. 벌지지와 장사의 명칭은 충신 박제상과 그의 부인의 애틋한 일화에서 연유한다. 망덕사지 앞의 들판을 벌지지(伐知旨) 즉 '양지버들'이라 하며 그 일대의 모래사장을 장사(長沙)라고 한다. '장사'는 '긴 모래밭'이라는 뜻이니 남천을 따라 펼쳐진 모래사장이라는 말이다. 천오백년이 지난 지금도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다. 비석 오른쪽 뒤 언덕 위에 솔숲이 보인다. 이 솔숲 바로 뒤의 언덕이 바로 망덕사지이다. 지금은 절을 볼 수 없고 그 터만 남았는데, 당간지주는 오랜 풍상을 견디고 처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제상의 아내는 이 망덕사에서 남편의 무사 금의환향을 빌었지만 끝내 그 남편은 왜국 땅에서 불에 태워져 죽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 경북연합일보
 ●박제상의 아내와 벌지지(伐知旨)
 눌지왕 때의 충신인 박제상(朴堤上)은 고구려에 가서 인질로 가 있던 왕의 동생 복호(卜好)를 갖은 난관 끝에 구해서 돌아왔다. 눌지왕은 아우 복호를 만나 매우 기뻤으나, 한편으로 왜국에 있는 다른 아우인 미사흔(未斯欣)을 보고 싶은 심정은 더욱 간절해 졌다.
 박제상은 미사흔을 되찾아 데려오는 일은 목숨을 건 일이며,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자신뿐임을 알고 곧 왜국으로 떠날 것을 결심했다. 그는 집에 들르지도 않고 눌지왕께 하직 인사를 하고 바로 왜국으로 출발했다.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길일 지도 몰랐다. 이 소식을 들은 박제상의 부인은 길에서라도 생전에 남편의 얼굴이라도 보려고 달려 나왔다. 그러나 남편은 이미 떠난 뒤였다.
 부인은 뒤따르다 지쳐 문천(蚊川)의 모래 위에 엎드려 소리 내어 울었다. 부인은 울다가 몸을 일으켰다. 율포까지 뒤쫓아서라도 한 번 남편의 모습을 보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이것이 영원한 이별이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절망감에 지쳐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후일 이곳을 벌지지라 부르게 되었는데, '뻗치다'의 음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현재의 문천은 높은 제방이 있으며 옛 '장사'라는 이름에 어울릴 정도의 모래사장은 볼 수 없지만 역사의 현장을 느낄 수 있는 모래사장은 볼 수 있다.
 눌지마립간은 박제상이 왜국에서 처참하게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애통해 했다. 박제상을 대아찬에 추증했으며, 그의 아내를 책봉해 국대부인(國大夫人)으로 삼고 그 가족에게 후한 물품을 내려 공을 기렸다. 또한 미사흔으로 하여금 박제상의 둘째 딸을 아내로 삼게 했다.
그러나 박제상의 부인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남편을 사모하는 심정을 견디지 못했다.
두 딸을 데리고 치술령에 올라 바다 건너 왜국을 바라보면서 통곡하다가 죽으니 그 몸이 돌로 변해 망부석이 됐다. 부인은 후대인들에게 치술신모로 섬김을 받았다. 전설 속의 인간이 돌로 변하는 것은 인간과 자연이 동질적인 것으로 생각되는 신화적 차원에서 가능한 이야기이다.
부인은 죽어 돌이 돼 신성시되고 신앙화되는 차원으로 승화하면서 지금까지 영원한 생명을 얻고 있다.


전문가에게 듣다
김윤근 경주문화원장 - 양지뻐든 언덕에서

ⓒ 경북연합일보
역사는 과거학이 아니고 미래학이라 믿는다. 역사 속에는 미래로 가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또 역사의 성과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고 그 준비는 방향이 옳고 최선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했다.
 통일 제국을 이룩하여 동북아시아의 강대국가로 문화와 예술을 찬란하게 꽃피운 신라도 초기에는 매우 약한 나라였다. 살아남기 위해 왕자들을 볼모로 보내 화친을 맺고 전쟁의 화를 모면하며 성장의 고삐를 다 잡았다.
 이곳 양지뻐든(兩肢뻐든:두다리가 뻐든) 벌지지(伐知旨)는 만고의 충신이요 청사의 열녀인 박제상과 그의 부인의 얼과 혼이 서린 곳이다.
 고구려에 볼모가 된 눌지왕의 동생 복호를 어렵게 구출해 온 후 집에 들릴 겨를도 없이 왜국으로 건너가 막내동생 미사흔을 무사히 탈출시키고 그는 갖은 고초 끝에 화형을 당한다.
 기록에 의하면 왜 왕은 박제상을 설득시켜 신하로 삼으려 하니 "차라리 계림의 개와 돼지가 될 지언정 왜국의 신화는 되고 싶지 않으며 차라리 계림의 형장을 받을지언정 왜국의 작록을 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왜 왕이 노하여 박제상의 다리 가죽을 벗기고 갈대를 베어 그 위를 걷게 하고 다시 "네가 어느 나라의 신하이냐" 고 물었으나 "신라의 신하다". 또 달군 쇠위에 세우고 "네 어느 나라의 신하냐"라고 재차 물으니 역시 "신라의 신하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왜 왕이 그를 굴복시키지 못하자 목도란 섬에서 불태워 죽였다고 한다. 천수백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떨리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분함이 아닐 수 없다.
 이 엄청난 역사적 수행을 위해 박제상은 가족도 자신도 돌보지 않고 급히 길을 떠났다. 그의 아내는 떠난 남편을 기려 바닷가로 나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 애틋함을 이길 길이 없어 엎드려 소리 내어 울었던 모래사장이 현재 문천의 상류지역으로 '장사(長砂)'라 한다.
 얼마나 애통하게 울었던지 몸과 다리가 늘어져 일어나지를 못했다 하여 망덕사 터가 있는 남쪽 편 하천 둑 이곳을 벌지지 또 두 다리가 뻐든 곳이라 하여 '양지뻐든'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웃한 왜국 일본은 거리는 가까우나 숱한 고통을 안겨준 나라이다. 야만적 문화를 벗어나지 못했을 때는 의·식·주 문물의 도움을 엄청 받아 성장하다가 발달된 뒤로는 그 고마움을 은혜로 보답하지 않고 침략과 약탈을 일삼았다. 어버이처럼 섬겨야 할 나라를 식민지화하여 피눈물 나는 고통의 역사를 안겨 준 것이다. 인류적 도리로 용서할 길이 없다.
 역사의 교훈은 무엇인가.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무엇인가를 묻고 답하지 않을 수 없다.

  김희동 기자 khd@kbyn.co.kr

경북연합일보 기자  
- Copyrights ⓒ경북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경주는 SMR, 영덕은 대형원전…경북이 미래 에너지 최적지
경북농기원, 사과 대목 고사 주범 ‘흰비단병’ 방제기술 개발
구미에 AI 훈련센터 개소…제조업 AX 전환 속도
딥테크 창업도시 대구, 글로벌 스케일업 가속
노사평화의전당, 샤스타데이지 활짝
대구지방환경청, 고농도 오존 대응 캠페인 실시
주낙영 경주시장 후보 “경주의 더 큰 미래 위해 압도적 승리
대구시, 노동부 ‘버팀이음 프로젝트’ 선정
대구시, 하수도 취약지역 선제 점검
영양군 생활민원 바로처리반, 방충망 수리 지원
최신뉴스
경북도, AI 돌봄로봇 127대 시범 보급…‘미래형 공공  
경북 ‘고유가 지원금’ 신청률 90% 돌파  
안동 한일정상회담 효과 잇는다…日 지방정부와 교류협력 강  
문경시 하반기 대학생 일자리 사업 참여자 모집  
영양 목재문화체험장 야간 프로그램 15회 운영  
상주 경천대 전기버스 무료 운행  
“저출생 막아라” 안동시, 출산·양육 지원체계 강화  
영주시, 국방 드론 실증거점 조성 날갯짓  
경주시의 한심한 ‘장례문화’ 정책  
지난해 경북 농가소득 5858만원 '전국 2위'  
대구시, AI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센터 구축  
구미 국가산단 인공지능 전환 속도 낸다  
‘1000원 달성행복택시’ 수혜지·배차 늘린다  
대구교육청, 여름철 폭염 대책 가동 본격화  
군위 삼국유사면, 이웃사랑 자원봉사 실시  

신문사소개 편집규약 윤리강령 고충처리인제도 개인정보취급방침 제휴문의 광고문의 구독신청 기사제보 저작권 문의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경북연합일보 / 사업자등록번호: 505-81-82281/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화랑로 32 (성건동)
발행인.편집인: 정진욱 / mail: sp-11112222@daum.net / Tel: 054)777-7744 / Fax : 054)774-331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가0003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진욱
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18,852
오늘 방문자 수 : 11,134
총 방문자 수 : 40,560,5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