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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티켓
이화리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11월 13일(화)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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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외국인과 접하는 기회가 일상이 된 21세기다. 30여 년 전부터 풀린 해외여행 자유화에 이어, 외국인들의 국내여행과 거주가 부쩍 늘고, 국제적 행사 또한 잦다. 외국음식에서부터 의상, 침대와 소파, 식탁 등 서구문물이 일상생활 전반에 우리의 전통적 습성을 밀어내고 어느 새 보편화 되었다. 편리성과 합리적 선택으로 받아들여진 서구 문화들이 우리에게도 잘 적응되어 이제는 필요불가결한 요소들로 자리매김했다. 분단된 우리의 현실은 대륙적 의미보다 반도에서도 가로막힌 섬으로 남은 상태를 유지한다. 그래서인지 동구와 서구의 문화와 익숙한 교류를 하진 못했다. 반세기에도 못 미치는 짧은 문물견학으로 아직 우리에게는 서구문화의 에티켓이 제법 부족한 상태다. 국제행사장에서 매번 놀랍고 안타까운 일은 식사예절이다. 우리 음식과 서구의 음식은 재료나 조리방법도 판이하게 다르다. 그러나 식사를 하는 방법의 예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조신해야 아름답다. 음식을 먹으면서 유난히 쩝쩝거리는 소리를 내는 일은 아주 큰 결례다. 그건 주로 입을 벌리며 음식을 씹을 때 나오는 소리다. 어려서부터 밥상머리 교육이란 이런 사소한 습관을 고치는 일이다. 듣는 쪽도 무척 불편한 이런 소리를 내며 음식을 먹으면 일단 교양 없고 게걸스럽게 보인다. 아무리 시장해도 음식 앞에서 입술을 연신 달싹이면 경거망동하고 천박하다. 특히 서양에서는 식탁에서의 예절을 중시한다. 입 안의 음식물을 보이는 것과 입술을 열어 소리 내어 씹는 일은 아주 어릴 때부터 금지시킨다. 또 하나, 스테이크 종류의 음식이 나오면 일단 나이프로 몽땅 썰어놓고 차례로 집어먹는 것은 제대로 된 식사법이 아니다. 고기나이프라는 게 일반 칼과 달리 무딘 톱니인데 마구 해체하듯 열심히 썰어놓으면 정성껏 장식된 모양새도 흩어져 흉하다.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디엄(medium)으로 구워진 고기라도 한꺼번에 다 잘라놓으면 벌건 핏물이 서서히 접시에 고이기 시작한다. 스테이크는 한 조각씩 얌전히 잘라서 먹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그래야 적절온도를 유지해서 맛도 한결 좋다.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은 크고 작은 스푼과 나이프들을 언제 사용할지 몰라서 커피스푼이나 큰 스푼으로 스프를 떠먹기도 하고, 빵칼이나 버터 칼로 고기를 썰기도 한다. 가장 작은 스푼은 커피스푼이며, 그 다음 사이즈가 스프용이며, 가장 큰 스푼은 스파게티 등 면 종류에 쓰인다. 포크로 면을 말 때 스푼을 받침처럼 동시에 사용한다. 양식에서는 밥과 야채 등도 스푼이 아니라 포크의 뒷면에 붙이듯이 올려서 먹는다. 그리고 또 하나 제발 스푼이나 포크, 나이프로 금속성 소리 내어 접시를 박박 긁는 일도 금해야 한다. 국물이나 소스 남은 걸 처리하고 싶을 땐 빵으로 닦아먹으면 간단하고 실용적이다. 그리고 아주 엄청난 실수 중 하나가 식사가 끝난 뒤 식탁에서 여자들이 화장을 고치는 일이다. 화장과 화장법은 원래 서구의 문물이다. 그렇기에 화장에 관한 한 서구의 시각이 제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는 식사 후의 공개된 장소에서 예사로 손거울을 꺼내 립스틱을 바르거나 분 화장을 고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건 대단한 실수다. 서양에서는 공개된 장소에서 입술을 바르거나 화장을 고치는 여자를 콜걸과 동일시 해왔다. 이건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온 일종의 성 판매 방식신호로 여겨졌다. 지금 젊은 세대는 그런 시그널에 그다지 얽매이지 않겠지만 식사 후에 화장을 고칠 때는 반드시 화장실 등 밀폐된 장소에서 해야 하는 게 우리식 정서에도 어울리며 자연스럽다. 국제적 에티켓이 우리에게도 일상이 된 글로벌한 시대에 살고 있다. 어디서에서부터 온 것이든 예절과 예의는 그 사람의 품위를 결정하며,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예절과 예의는 한 사회를 지탱하는 질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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