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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 결정된 월성1호기, 아직도 '수명연장 소송 중'
정현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10월 01일(월) 19:44
ⓒ 경북연합일보
10년간의 계속운전 승인 후 수명연장 무효소송에 이은 항소심까지 진행되며 온갖 논란에 휩싸였던 노후원전 월성1호기의 운명은 지난 6월 15일, 한국수력원자력(주)이 긴급이사회를 열어 조기폐쇄를 결정함으로써 36년간의 파란만장한 역정을 뒤로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폐로 결정'이라는 형식적인 절차만 남겨 두고 있다.
 집권여당의 지방선거 압승이라는 호재를 틈타 산업자원부와 한수원이 대통령의 공약사항을 자발적으로 실천하여 '청와대의 하수인'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고, '밀실행정과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이라는 구태를 그대로 답습했다는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누구도 '탈(脫)원전'이라는 대세를 거스르지 못했다.
 산자부의 조급증과 성과주의 때문에 민주사회의 필수 덕목인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는 실패했고 일방적인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찬반은 갈렸지만, 대체로 지역주민들은 현 상황을 수긍하는 분위기이고, 대신 지역경제 침체에 대한 대책과 주민 보상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더구나 한수원은 발전소의 안전 유지와 관리대상 설비가 축소된다는 명분으로 '월성1호기의 핵연료 인출과 중수 배수 계획'까지 이미 세웠고, 지난 9월부터 원자로 내의 핵연료를 인출하여 습식저장조에 저장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더더구나 원안위는 제88차 회의를 열어 월성1호기가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변경허가 전까지 받아야 할 정기검사항목을 44개로 결정했다. 검사항목은 원래 99개이지만 한수원이 월성1호기에서 핵연료를 인출하고 있어 관련 검사항목 55개를 제외한 것이다. 이렇게 월성1호기의 폐쇄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임에도 지금 법정에서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한수원이 폐쇄를 결정해놓고도 수명연장 항소심을 취하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원안위와 한수원이 경주시민과 주변지역 주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만의 쇼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무슨 자존심 싸움인가.그간의 과정을 살펴보자.
 월성1호기는 1982년 11월 가동을 시작해 2012년 11월 운영허가가 끝났다. 이후 계속운전 승인을 받았지만 날치기 승인이라는 오명에 시달렸다. 우여곡절 끝에 2015년 6월에 발전을 재개했지만, 주변지역 주민 등 2,167명이 낸 '수명연장 무효확인 행정소송'에 휘말렸고 1심에서 수명연장 무효 판결이 났다. 이 판결은 당시의 문재인 대통령후보가 월성1호기 폐쇄를 공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아무튼 원안위는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했고, 당시 한수원은 안전성 강화 및 노후설비 교체 목적으로 총 5,600억 원을 투입했으므로 '월성 1호기의 안전성을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밝히며 '제3자 소송 참여'를 신청했고, 결국 원안위와 함께 피고참여인으로 재판에 합류하고 있다. 1심에서 패소한 데다 월성1호기 사업자인 한수원이 스스로 폐로를 결정했고, 핵연료까지 인출하고 있는 판국에 수명연장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이 모순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양쪽 모두 국민과 지역주민들을 무시하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세상이 변했고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정부기관과 한수원의 구태의연한 모습은 그대로다. 여전히 한수원은 상급 규제기관인 원안위의 눈치만 살피고 있고, 원안위는 독립성과 중립성을 스스로 저버리고 정권의 취향에 따라 눈치 보기와 복지부동의 극치를 보여주며 오락가락하는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 필자는 양쪽에 모두 맹성을 촉구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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