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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리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9월 26일(수)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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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란 아는 것이 없는 몽매함을 말한다. 지식이 없음은 어리석은 판단과 추종으로 일부 위정자들의 지배 권력에 따르며, 잘못된 역사의 희생물이 된다. 무지하면 자주성을 갖지 못해 의타심이 생긴다. 폐쇄적인 선비들의 사대주의로 우리는 식민의 아픔을 겪고 나서야 지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지금은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교육열로 학생들이 야심한 밤에 교문을 나서는 기형적인 문화를 지녔다. 밤 10시에서 11시 사이 가방을 둘러메고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의 모습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이게 선진국으로 가는 교육행정인가, 자못 의구심이 든다. 육체와 정신이 가장 큰 폭으로 변화를 겪으며 자라는 청소년에게 지식습득이라는 이름으로 감옥의 일정보다 더 긴 시간의 등교를 강요한다. 중고교의 살벌한 교육 목적은 끝내 대학입학에서 방점을 찍는다. 이렇게 주입식 교육의 시험문제에 매달려 배우고, 성적순에 연연하며 자란 우리 청년들이 세계에서 가장 으뜸이라고 말할 순 없다. 유럽 선진국에서는 오후 3, 4시면 하교다. 나머지 시간은 친구들과 취미생활을 즐기거나, 각기 다른 개성을 살려 자율적이며 체험적인 공부를 한다. 그들은 획일화된 교육을 이차대전 이후 벗어났다. 어려서부터 합리적 논리의 토론으로 사회적 갈등을 애초부터 줄였다. 이치에 맞지 않는 불합리를 제대로 분별하는 지성적 국민에게 국가 행정과 사회적 여론은 타당성을 갖추게 마련이다. 국민의 수준이 곧 국가의 수준이다.
 우리는 늘 늦다. 중국에서도 오랜 전 사라진 공자식의 문화를 숭상하며, 명징하고 적확한 토론은 아직도 요원하다. 나이 든 어른이 우선이며, 높은 분이 우선이다. 거기다 군정시대의 장기독재집권 등을 거치며 더욱 심화된 것이 상명하달로 명령의 통보를 체계로 삼는다. 그게 존중이며, 순리인 줄 착각하고 있다. 필자가 얼마 전 어떤 회의에서 부당함을 발언하자 '미풍양속'이라는 한참 철 지난 답변이 나와 기겁을 했다. 일정 지식을 갖춘 부류로 분류되는 집단에서 이 같은 비생산적인 허례가 존재하는 한 우리는 선진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퇴화한다. 변화보다는 답습, 창의적 창출을 두려워하는 대충주의자들이 아직 사회 저변에 깔려있다. 특히 직급의 승진에 급급한 공직사회가 위험한 부동의 요소에 익숙하며, 자리보존의 강직성으로 익숙해져 있다. 우리가 이룩한 경제성장은 대다수 산업생산의 제조품이었다. 전후세대로 무지하지만 열심히 현장 노동자로 기술을 익혀 죽기 살기로 매진했던 덕분이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 욕망인 밥을 먹을 수만 있다면 학대에 가까운 노동력도 감수했던 것이다.
 21세기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다. 우리의 경제동력이 제조업만으로 버티기엔 너무 멀리 가버린 세계시장이다. 경제가 어려운 것이 정권만의 책임일 수 없다. 산업 혁명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우리는 후발주자다. 불통에서 소통으로, 전문성의 창의력, 이런 기초적 지식을 심도 있게 갖추어야 한다. 원칙보다 반칙이 판치는 사회성을 반성하고, 정직한 실험정신과 도전정신이 없는 대충주의는 세계에서 도태된다. 글로벌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다각적인 체계는 단순히 근무시간을 채우는 형식을 깨고 나와야 가능하다. 무엇이든 제대로 깊이 알려고 하지 않는 사회 집단적 피로감이 형성된 우리나라다. 워낙 혼란했던 정치의 책임도 결국 국민의 무지에서 나온다. 제발 좋은 책 좀 읽자. 이 가을에는...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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