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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거북의 죽음'이 인류에게 주는 경고
정현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9월 17일(월) 19:10
ⓒ 경북연합일보
우리는 언젠가부터 '편리함'에 길들여졌다. 인간의 이기심이 낳은 플라스틱 문화. 플라스틱 제품의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에 이은 폐플라스틱 마구 버리기가 일상화된 지 벌써 수십 년이 흘렀다. 그런데 간편문명시대의 개척자이자, 인류 삶의 필수품이 된 이 플라스틱이 이제는 급속도로 빠르게 우리의 목을 조여 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린 바다거북이 큰 거북보다 플라스틱 섭취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해양 및 대기 연구소는 이런 연구 결과를 지난 13일 발표했다. 연구원들이 바다거북 246마리 해부 보고서와 706건의 검시 기록을 분석했는데, 플라스틱 섭취로 사망한 바다거북을 조사한 결과 청소년기 바다거북의 23%가 플라스틱 섭취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에서 갓 부화한 바다거북의 경우에는 조사 대상 54%가 플라스틱 섭취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비교해 성장기 바다거북과 성체 바다거북은 플라스틱 섭취로 인한 사망이 전체의 15%와 16%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한 바다거북의 소화기관에서 329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고 무게도 10.41g이었다는 것이다. 정말 안타까운 죽음이 아닐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거대한 날개를 펴고 쉬지 않고 수천 Km 비행이 가능해 세계에서 가장 멀리 나는 새 중 하나로 꼽히는 '알바트로스'의 삶과 죽음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면, 바다에 떠 있는 작은 플라스틱을 먹이라고 생각하고 어미 알바트로스가 새끼의 입에 그 플라스틱들을 먹이는 장면이 나온다. 한때 천혜의 아름다운 섬이자 새들의 낙원이라 불렸지만, 이제는 거대한 쓰레기 섬이 돼버린 북태평양의 미드웨이 섬에는 각종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새, 비닐에 목이 감긴 채 죽은 새 등 수천 마리나 되는 새의 사체가 온통 늘려 있다. 유독 알바트로스는 먹이를 구하기 위해 몸속에 있는 모든 것은 배출하고 몸 자체만으로 바다 위를 날아야 하는데 소화도 안 되고 썩지도 않는 플라스틱이 몸속에 가득 차 비행을 잘할 수가 없어 처참하게 굶어 죽는 일이 허다하게 발생해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아기 바다거북의 안타까운 죽음과, 어미 알바트로스와 어린 알바트로스의 처절한 삶과 죽음은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과 동시에 강력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 일찌감치 '바다의 독(毒)'으로 둔갑해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뿐만 아니라, 이제는 미세플라스틱까지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이란 그 자체로 제조되었거나 기존 제품이 조각나 미세화된 크기 5mm 이하의 합성 고분자화합물을 말한다.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오염이 증가 추세에 있고, 해양생물 섭식과 이로 인한 독성영향 때문에 이제 '죽음의 알갱이'라고 불린다. 이제 상상조차 못할 정도의 천문학적인 숫자로 늘어난 '미세플라스틱 스프'들이 하천과 바다에 떠다니고 있다. 이런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배가 부른 물고기는 '영양 결핍'으로 서서히 굶어 죽게 된다. 바다생태계로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중금속 섭취를 우려해 생선이나 육류의 내장을 꺼리는 습관을 지니게 됐다. 앞으로는 내장 섭취가 바로 죽음을 의미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은 이제 전 세계적인 골칫거리이자, 미래 재앙의 진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플라스틱 제품의 무분별한 소비를 자제하고, '플라스틱 제로운동'도 강력하게 펼쳐야 한다. 단순한 계도 차원이 아니라, 법적인 제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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