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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들, 경주에 대한 의무 가져야 경주, 출향인들을 시민으로 인식해야
박근영 작가(두두리 출판사 대표)-인구절벽 경주에 대한 새로운 제안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9월 05일(수) 19:25
ⓒ 경북연합일보
매번 선거 때마다 온갖 후보들이 경주시 인구를 늘이겠다고 공약한다.
 그러나 구호와 달리 어느 당선자도 인구를 늘이지 못했다.
 일 가구 일 자녀도 못 돼 그 이하로 치닫는 출산률인 만큼 앞으로도 쉽게 될 일이 아니다.
 게다가 경주는 심지어 경주라는 땅덩어리 안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서마저 그들을 경주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는 못 된 습성까지 있다.
 경주 밖에서 전입해온 경주사람들은 그래서 물속에 뜬 기름으로 소속감을 잃어버리고 향리에 냉소적이다.
 그러면서 인구를 늘이기를 바라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인구 늘이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향 떠나 서울살이 시작한 지 햇수로 33년째지만 어디서건 경주 출신이라 말하고 나면 나도 모르게 좀 더 무게감 있고 자중해야겠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뿐 아니라 경주출향인 대부분이 이런 느낌을 받을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인지, 다른 도시출신 사람들은 우리가 느끼는 자부심에 대해 탄복하기 일쑤다.
 그러나 아쉽게도 딱 그 정도에서 그친다. 고향이 경주인 것은 경주인 것이고 삶은 고향과 크게 연관되어 있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경주에 대한 마음이 또 다른 동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매우 아깝다.
 동창회나 향우회에 열심히 나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 역시 어떻게 하면 경주를 더 아끼고 어떻게 하면 고향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다.
 기껏해야 행사하는 날 하루 '끼리 문화'의 정점에 있는 자신들의 모습에 취해 술 한 잔 마시는 것으로 고향에 대한 의무감을 다했다고 믿는다.
 방금 '의무감'이라고 말한 이유가 있다.
 고향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의 이면에는 고향에서 살았던 동안의 오랜 혜택이 내재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여느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엄청난 문화적 자산, 경주사람들만 가지고 있을 법한 삼국통일의 웅지,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앉도록 들은 화랑정신과 화백의 풍모, 그 속에 우리를 뜨겁게 하던 영웅과 위인들의 이야기가 모두 우리들 자부심의 원천이었다.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 문화 예술적 자질을 함양시켜 주었고 리더십, 국가나 조직에 대한 열정을 가져다주었다.
 그 결과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경주출향인들의 모습은 눈부시기까지 하다.
 때문에 그 원천에 보답할 의무가 경주 출신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있다.
 어느 방면에서건 출세했거나 잘 되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은 더더욱 고향을 아끼고 고향을 위해 작은 무엇이라도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자부심만 가졌지 고향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들이 없다.
 이것은 경주시와 시민들도 매우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할 숙제다.
 통계가 정학하지는 않지만 서울 사는 경주사람이 최소한 2만, 많게는 3만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어 있다.
 이들에게 딸린 가족도 엄격히 말하면 경주사람이다.
 그렇다면 서울에만 10만의 경주사람이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부산, 대구, 울산 포항, 기타 전국에 퍼져 있는 경주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겠는가?
 그런데 이 경주사람들이 가끔씩 고향 방문하고 가끔씩 두치와 황남빵(혹은 경주빵) 먹는 정도로 고향에 대한 의무감을 다했다고 느끼게 한다면 너무 아깝지 않는가?
 앞으로 경주시는 유적지 입장료 면제 등 경주시민들이 누리는 혜택을 출향인들에게 부여하여 고향 찾기에 동기를 부여하고 경주지역 공산품과 농축수산물들을 직거래 할 수 있는 사이트를 효과적으로 개발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타지의 경주사람들에게 홍보해야 한다.
 거꾸로 경주출신 기업들이 경주발전에 참가할 수 있도록 시정을 개방하고 문호를 넓혀야 한다.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몇 대에 걸쳐야 하고 학교는 어디까지 경주에서 나와야 하고 따위의 그릇된 경주시민기준을 버리자.
 경주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경주사람이라 인정하고 경주사람 폭을 넓히자.
 경주 경제가 갈수록 어렵고 지진이니 방사능이니 해서 경주 관광객도 줄어드는데 관광방문객만 가지고 승부를 내려 하지 말고 전국에 퍼져 있는 경주사람들이 언제건 경주로 올 수 있도록 제대로 챙겨보자.
 경주 인구가 신라 때의 87만 쯤만 된다면 무엇이건 경주 자체에서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출향인들만 잘 안아도 그 수를 넘는다.
 출향인들을 출향인 아닌 액면 그대로의 경주사람으로 인식할 때 새로운 경주의 활로가 열리고 출향인들이에게도 경주를 더 많이 아끼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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