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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읽어낸 우리 고대사(17) 제의적 놀이인 씨름
정형진 칼럼니스트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9월 04일(화) 18:18
ⓒ 경북연합일보
고대사회에서 어떤 경우에 씨름경기를 했을까? 수메르에서 제작된 청동 씨름상을 보면 신단수 옆에서 왜 씨름을 하는지 추측해 볼 수 있다.
 청동 씨름상을 보면 두 사람은 머리에 청동 향로를 이고 있다. 그것은 씨름이 제의적으로 행해지던 운동이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씨름은 초기 단계부터 축제나 제사 의식을 거행할 때 하던 운동이었다.
 각저총 씨름도 당연히 제의적 의식으로 한 것이다. 어떤 제의적 의식이었을까. 각저총 씨름도는 그러니까 처음 가는, 혼자 가는 저승길에 나타날 수 있는 장애를 물리치라는 염원을 담아 그렸을 가능성이 있다.
 하늘과 지하세계로 연결된 신단수 옆에서 씨름을 한다는 것은 미지의 세계 혹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의 투쟁에서 승리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메르의 신화전설을 보면 영웅들이 자연과 투쟁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것은 그들이 자연의 폭력을 극복하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한다. 황소의 모습을 한 수메르 영웅이 야생의 황소나 사자와 대결하는 인장을 보면 씨름과 비슷하다. 즉 씨름은 인간이 초자연적인 힘과의 대결에서 이기고자 하는 열망을 담고 하는 놀이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각저총에 그려진 씨름도는 무덤 주인공이 신단수를 통해서 저승으로 갈 때 아무 탈 없이 가기를 염원하면서 그린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씨름도에 서역인은 없다각저총 씨름도를 대하면서 우리가 늘 오해했던 부분이 있다. 그것은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배운 지식에서 비롯된 오해였다. 그때 우리는 각저총 씨름도에 등장하는 한 인물은 서역사람이라고 배웠다. 근래(2005)에 출판된 『고분미술』이란 책에도 보면, "(각저총의)널방 벽에는 커다란 나무 옆에서 노인을 심판으로 삼아 메부리코를 가진 중앙아시아계 인물과 고구려인이 엎치락뒤치락 겨루고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른 책에도 '벽화에 나타나는 이색적인 서역인상은 당시 서역과의 인적 교류를 말해준다'고 적고 있다.
 인터넷에서 각저총을 검색해 보면 대부분 메부리코의 이 의문의 인물을 서역인이라고 설명한다. 메부리코에 눈이 깊은 서양인을 닮은 사람은 과연 중앙아시아계 서역인일까? 필자는 다르게 생각한다. 그러한 판단은 지난 시절의 시각에서 나온 잘못된 견해다. 과거 문헌만을 참고해서 역사를 해석할 때는 그렇게 보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젠 다르게 보아야한다. 최근에는 고고학적인 새로운 자료가 많이 발견되었고, 특히 고인골, 그러니까 오래된 인골을 유전학적으로 조사해서 민족의 계통을 추적하기도 하는 시대다.
 일예로 몇 년 전 강원도 정선 지방에서 3,000년 전의 고인돌에서 인골을 발견했고, 그것을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DNA 조사를 했더니 놀랍게도 지금의 영국 사람과 가장 가깝다는 결과가 나왔다. 놀라운 일 아닌가? 또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아시아 각 지역의 고인골 2,000여점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발표를 보면 신라왕족의 부계는 스키타이와 가장 가깝고 모계는 스키타이 혹은 서흉노와 가장 가깝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의 몽골 전역을 삼등 분 하였을 때 서쪽 지역에서는 유럽인종이, 중앙에는 몽골인종이 그리고 그 동쪽에는 유럽인종의 특색을 보였다고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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