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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위험지역 경주'에 대한 정부와 한수원의 무책임
정현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8월 20일(월) 19:17
ⓒ 경북연합일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로 획기적 반전이 없으면 도시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곳을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한다고 한다.
 지난 13일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연구위원의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은 89곳으로 조사된 가운데 소멸위험이 가장 큰 곳은 경상북도 의성(0.151)으로 나타났다.
 경상북도 23개 시·군 가운데 포항·구미·경산·성주·칠곡 등 5곳을 제외한 나머지 18개 시·군이 줄줄이 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됐고, 대구광역시도 소멸 주의단계에 진입했다는 보도는 가히 충격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전국의 소멸위험 도시 89곳 가운데 가장 위험한 상위 10곳 중 7곳(의성, 군위, 청송, 영양, 청도, 봉화, 영덕)이 경북에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가장 충격적인 것은, 신라천년 고도(古都)로 '관광·역사·문화도시'이자, 원자력발전소 6기와 한국수력원자력(주) 본사,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소재하고 있어 '첨단에너지과학도시'로 불리는 경주와, 정부에 의해 혁신도시로 지정되어 있는 김천이 올해 새롭게 소멸위험지역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한 지역의 20∼39세 여성인구를 65세 이상 고령인구로 나눈 값인 '소멸위험 지수'가 0.5 미만인 곳은 소멸위험지역이고, 1.0 미만이면 소멸 주의단계라고 한다.
 다시 말해 지수 값이 하락할수록 소멸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그래서 수치상 제일 근접하여 포함된 김천(0.496)은 여러 가지 정황상 소멸위험지역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문제는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경주다.
 경주는 2016년의 '9·12 지진' 이후 관광객과 수학여행단의 기피도시가 됐고, 원자력발전소와 방폐장이 있는 위험지역으로 낙인이 찍혀 가뜩이나 침체 일로를 걷고 있던 경제가 더욱 나빠졌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월성1호기까지 폐쇄되면서 지역경제 위축이 가속화되고 있다.
 왜 이렇게 됐고, 어디서부터 잘못 됐을까? 침체된 경주 경제를 살리기 위해 관광객 감소까지 감내하면서 기피시설이자 혐오시설인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을 유치했음에도 정부와 한수원이 애초에 약속한 사항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수원 본사가 내려왔지만, 동반 이전하기로 했던 협력업체와 공공기관이 하나도 오지 않아 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별로 없어 경주의 경제가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속 빈 강정'이나 마찬가지다. 방폐장 유치로 인한 유치지역 지원사업이 아직도 지지부진하고, '2016년까지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겠다'는 약속도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 두산중공업의 '원자력 분야 본사'를 위시해 한국정수(주), 한전기공, 코센, 한전KDN, 한전전력기술 등 6개 협력업체와, 원자력교육원과 방사선보건연구원 분원, 방사선 활용 실증단지 등의 공공기관 이전을 철석같이 약속해 놓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정부와 한수원은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새 정부의 산자부장관은 '관계기관과 함께 노력하겠다, 방안을 찾아보도록 하겠다,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 등등 두루뭉술한 말들로 차일피일 책임을 미루고 있다.
 지금이라도 경주시민들은 혼연일체가 되어 정부와 한수원에 경주방폐장 유치 당시의 약속들을 지킬 것을 결사항전의 각오로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관광역사문화도시, 첨단에너지과학도시 어느 쪽으로도 특화되지 못하는 어정쩡한 도시가 된다면, 경주는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게 명약관화하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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