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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제도적 장치 보완해야
김희동 경북연합일보 문화부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8월 16일(목) 19:34
ⓒ 경북연합일보
용감하고 충직하게 위험으로부터 주인을 구한 전래동화속에 나올 법한 개들의 이야기, 한 번쯤 들어보았던 내용이다.
 며칠 전 부산의 한 사찰에서 기르던 개가 야생 멧돼지와 맞붙어 등산객을 구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부산 야생동물보호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밤 부산 동래구의 한 사찰 부근에서 멧돼지 3마리가 등산객을 향해 달려들었다. 때마침 이 광경을 목격한 사찰 신도가 등산객을 구하기 위해 기르던 개의 목줄을 풀었고 이후 개가 멧돼지와 맞붙으며 시간을 버는 사이 등산객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태양이'로 불리는 이 견공은 생후 1년 정도 된 '코카 스파니엘' 종으로 당시 멧돼지와 싸우던 도중 엉덩이와 다리를 물려 크게 다쳤다. 이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해당 사찰 등에는 태양이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싶다는 문의가 잇따르며 큰 감동을 주고 있다. 구미시에도 조선 후기 주인을 구한 개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주인이 개와 함께 동행을 하다 술에 취해 잠이 들었고 때마침 들불이 나 순식간에 번져 주인이 위험에 처했다. 놀란 개는 수백 보나 되는 낙동강에 뛰어가 꼬리를 물에 적셔와 불을 끄고 기진맥진해 죽어버렸다.
 주인이 술이 깨어 일어나 보니 개는 꼬리가 그을었고, 사방이 불에 탄 흔적을 보고 자기를 구한 개가 죽었음을 알고 감동해 사체를 거두어 묻어 주었다. 이 무덤은 '의구총'으로 1994년 경북 민속 문화재 제105호로 지정됐다. 지금 대한민국은 반려동물 시대다. 한국인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반려동물과 가족처럼 생활하는 '반려동물 사육 인구 1천만 명 시대'가 열렸다. 다섯 가구 중 한 가구에서 개나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키우고 있다. 필자의 자녀들도 반려견으로 시츄 한마리와 반려묘 터키시 앙골라 세마리를 키우고 있다. 반려동물은 삶을 함께하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으로 여겨지고 있다.
 필자가 지난해 7월 경주교촌마을의 강변을 걷다가 '꽃님 묘'라는 넓이 15cm, 높이 30cm 정도의 묘비을 발견하고 경주시에 알리며 '자칫 잘못하다가는 발에 걸리기 십상이라 안전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미뤄 비춰볼때 경주시 관계자는 '꽃님'이라는 이름의 반려동물의 무덤에 비석을 새운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 후 그 묘비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다. 지난달 경주를 찾은 지인과 함께 월정교 야경을 휴대폰으로 찍다가 지인이 장애물에 발이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장애물은 지난해 보았던 그 정체불명의 '꽃님 묘'였다. 이튿날 왕경조성과에 알렸고 지난 13일 다시 찾았을 때 비는 뽑혀지고 말끔히 정리가 돼 있었다.
 요즘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는 표현을 쓴다. 정을 나누던 반려동물이 죽는 것은 사람과의 이별 못지 않게 슬픈일이다. 현행법상 동물사체를 야산에 매립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반려동물이 죽으면 반려동물 사체 처리방법에 따라 처리해야 하며, 공원이나 야산에 매립하는 것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과 행복한 동거를 원하는 세대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동물이 죽었을 때는 처리방법이 없어 몰래 산에 묻거나 의료용 폐기물과 함께 소각하는 등 현실적인 고민에 맞닥뜨리게 된다. 개를 묻자니 마땅한 곳이 없고, 화장하려 해도 반려견용 화장터를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의 숙명이라면 인간과 반려동물의 행복한 동거를 위한 제도적·사회적 기반구축을 위해 우리 사회의 본격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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