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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들의 탄생과 꿈
정현진 신라얼문화연구원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7월 31일(화) 13:22
ⓒ 경북연합일보
고대 영웅들의 탄생담에는 늘 신이한 이야기가 따라다닌다. 문무왕도 그런 신이한 꿈이 연결해 준 인연에 의해 탄생했다. 잘 알다시피 김춘추가 김유신의 누이 문희를 만나는 장면은 영화의 한 장면 같다.
 그들의 만남을 왜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기록해 놓았을까. 그것은 아마도 김춘추와 경주 남산 해목령에서 바라본 선도산 김유신이 신라사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일 것이다.
 두 영웅이 만남으로 해서 한국사의 물줄기가 바뀌었다. 이들의 만남이 없었다면 아마도 신라가 삼국통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다면 한국사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을 것이다. 그 만큼 이들의 만남은 한국사가 전개되는 과정의 극적 요소를 갖추었다.
 유신과 춘추는 여덟 살의 나이 차가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을 묶어 준 사람이 바로 김유신의 누이 문희이다. 『삼국유사』는 그들의 만남을 이렇게 전한다.
 처음에 문희의 언니 보희가 꿈에 서악(西岳)에 올라가서 오줌을 누었더니 오줌이 서울에 가득 찼다. 이튿날 아침에 아우 문희에게 꿈 이야기를 했더니 문희는 듣고 청했다. "내가 그 꿈을 살까?" "어떤 선물을 줄래?" "비단치마를 주면 되겠어?" "좋아" 문희가 옷깃을 벌리고 꿈을 받을 때 보희는 말했다. "어젯밤 꿈을 너에게 준다."
 문희는 비단치마로써 꿈 값을 치렀다.
 꿈을 산 문희에게 행운의 왕자가 나타났다. 알다시피 김유신은 가야계 왕손이지만 신라 정가에서는 아직도 정통 귀족에 편입되지 못한 처지였다. 해서 김유신은 신라 권력의 중심으로 진입하기 위해 김춘추와 인연을 맺고 싶어 했다.
 그는 생각했다. 자신의 누이와 춘추를 연결시킬 수만 있다면 다른 귀족들이 자신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어느 날 김유신은 춘추와 함께 축구를 하다가 그의 옷고름을 밟아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옷을 고쳐준다는 핑계로 집으로 데리고 가 누이 문희와 연결해 주었다. 둘은 금세 사랑에 빠졌고 문희는 임신을 했다.
 그렇게 해서 낳은 아이가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문무왕이다. 이 이야기는 『삼국사기』문무왕조에도 나온다.
 보희가 꾼 오줌 꿈이 바로 영웅이 탄생할 전조를 예지한 예지몽이다.
 고대인의 사고에서 물은 생명력의 근원이다. 우리가 풍수를 논할 때도, 물은 재물을 상징한다. 물이 풍부하지 않은 공간은 풍수상 길지가 될 수 없다. 물이 없으면 생명이나 곡식이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보희가 꾼 오줌 꿈은 어떤 것을 상징했을까.
 남자들도 오줌발이 세면 정력이 좋다고 한다.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누구 오줌이 더 멀리 나가는가 시합한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 여인의 오줌발이 세거나, 양이 많다는 것은 대단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우리나라에는 마고여신에 관한 전설이 많이 전해온다. 마고여신은 한마디로 모든 생명의 어머니인 지모신이다. 그런 마고여신 전설에는 거의 예외 없이 오줌이야기가 등장한다. 대부분은 그 양이 많다거나 오줌발이 셌다는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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