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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시론
참 자치, 또다시 멀어지나
이종훈 논설위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5월 30일(수) 20:25
ⓒ 경북연합일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쏟아지고 있는 여론조사들 중 유독 하나가 눈에 띈다.
 뉴시스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실시한 5월 2주차 조사에서 민주당은 전국 광역비례대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자유한국당 구역이라고 당연시 돼 왔던 대구·경북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조사결과는 얼마 남지 않은 6·13지방선거의 결과가 어떠할지 충분히 보여주고도 남는다. 운동장이 이미 여당 쪽으로 너무 많이 기울어져 버린 것이다. 조사결과에서 보이는 것은 남북정상회담과 자치의 어두운 미래뿐이다. 우리 자치가 이번에는 청와대정치에 끌려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북정상회담은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정부 여당을 감독·견제하고 비판할 최소한의 정치적 전선(戰線)마저 허물어버렸다. 야당의 목소리는 제대로 된 비판마저 헛소리로, 발악으로 치부돼 버리는 게 요즘의 현실이다.
 일각에서 심각하게 제기되는 사상 최악의 실업률도 남북정상회담의 위세에 묻혀 버렸고 평소 같으면 반민주적 범죄로 여당에 악재가 되었을 법한 드루킹사건도 현재의 민심 속에서는 새털처럼 가볍기만 하다.
 정부의 인사정책 실패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무능도 싹 다 묻혔다. 야당은 존재감조차 없다. 그러니 지방선거의 후보들이야 투명인간이나 마찬가지다. 아무도 그들의 정책, 비전, 정치철학, 신념, 도덕적 자질을 눈 여겨 보지 않는다.
 선거무대에서 보이는 것은 문대통령과 이미 통일까지 앞서 나간 무비판적 환상뿐이다. 문대통령과 김정은이 윈윈하고 있는 현재로서는 변수가 끼어들 틈도 없다. 백약이 무효다. 더불어민주당은 바야흐로 땅 짚고 헤엄치기나 다름없는 선거가 예상되다 보니 추수 준비에 여념이 없는 행복한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의 텃밭이라 여겨졌던 대구·경북에서조차도 형편은 다를 바 없다. 자유한국당 공천부작용으로 탈당과 무소속연대로까지 이어지면서 요지부동이었던 한국당의 기득권이 붕괴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뿐, 망국적 지역주의가 무너지고 있는 자리에 이번에는 청와대정치가 들어앉았다. 늑대를 피했는데 범을 만난 격이다. 다른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지역에서도 현재 분위기로 보면 자유한국당 후보로 공천을 받아도 독배가 될 확률이 높다. 혹시나 해서 기대했던 6·13지방선거가 또다시 분별없고 맹목적인 선거가 될 공산이 매우 커졌다. 이번 선거에서 지역 유권자들은 사이비 종교의 광신도처럼 청와대정치에 비판 없이 '아멘'만 반복하는 맹신도로 전락할 수도 있겠다는 참담함마저 든다. 솔직히 '10할 지방자치'란 없다. 세계 어느 국가든 직간접적으로 중앙정부의 지원과 간섭을 받는다. 현대국가구조상 중앙정치로부터 벗어날 수도, 독립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지금 같은 3할 자치 상태는 벗어나야 한다. 7할 자치 정도만 되면 충분하다.
 지금이 좋은 기회다. 우리 지역부터 의식을 바꾸어야 한다. 국가적 이슈에 감동하고 박수를 보내되 우리의 자치와는 분리해서 바라보아야 한다. 자신의 자질과 능력으로 승부하기보다는 특정 정당의 기득권이나 국가적 호재에만 기대려는 함량 미달 후보는 반드시 걸러내야 한다.
 개별 후보에 대한 지역사회적 검증시스템을 확실하게 구축해 누가 지역에 적합한지 판단하고 중앙정치의 불필요한 개입을 거부해야 한다. 선거를 이번에 바로잡지 못하면 또다시 멀어진 자치의 길에서 오랜 세월 고통을 받는다는 점 명심하자.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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