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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본향(本鄕), 경주에 대한 애착과 희망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4월 16일(월)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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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발하고 온갖 기화요초가 아름다운 자태를 연출하던 지난 4월 8일, 황성공원 목월시비 앞에서 '제51회 목월백일장'이 개최됐다. 어언 50년을 훌쩍 넘긴 목월백일장의 역사가 말해주듯 권위와 인지도 때문인지 전국 곳곳에서 주최 측도 깜짝 놀랄 만큼 예년보다 훨씬 많은 참가자들이 모여들었다. 인솔교사와 학부모들을 포함해 천여 명이나 백일장에 참가하는 바람에 행사를 주관하던 경주문인협회 회원들은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혼쭐이 나면서도 연신 미소를 지으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경주는 유독 전국 규모의 백일장이 많이 열리는 곳이다. 경주문인협회가 주관하는 5개의 백일장을 비롯해 동리목월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동리목월백일장, 언론사가 주관하는 몇몇 백일장 등 1년에 10회 가까이 백일장이 개최된다. 그럼에도 전국 각지에서 문예 지망생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 경주에서 열리는 백일장의 위상을 높여 주고 있다. 왜 그럴까. 근현대 한국문학의 거봉인 김동리 선생과 박목월 선생 두 분을 경주가 배출해서일까. 단지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바로 경주가 한국문학의 본향(本鄕)이기 때문이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향가와 설화는 민족문학의 뿌리이고, 또한 경상북도 특히 경주는 패관문학의 출발지이자 중심지였다. 더구나 화쟁사상의 원효,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 선생은 신라시대의 학자로, 글씨와 문장가로 당대에 크게 이름을 날렸다. 특히 해동공자 최치원은〈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으로 황소의 난을 제압하는 데 크게 일조해 당나라에까지 문장가로 이름을 떨쳤다. 더더구나 최제우의 동학사상, 중세소설의 시작인 김시습의 금오신화에서 보듯 경주는 철학과 문학의 산실이었다. 동학(東學)의 교조인 수운(水雲) 최제우는 경주 용담정(龍潭亭)에서 수도(修道)를 하다 득도(得道)해 동학을 창시하였다. 그리고 '경주남산일원유적'이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경주남산이 유명하지만, 정작 한국 최초의 한문소설집인 금오신화(金鰲新話)가 경주남산의 한 봉우리인 금오산[金鰲山]에서 지어졌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무튼 세조의 왕위 찬탈에 통분한 김시습이 1465년(세조 11)부터 7년간 이 산의 용장사에 은거하면서 한국 전기체소설(傳奇體小說)의 효시인 금오신화를 지었고, 아쉽게도 5편만 전해지고 있다. 또한 경주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근현대 한국문학의 거봉인 동리·목월 문학의 정수가 아로새겨진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동리목월문학관'에는 매일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문학과 사상의 총본산이자, 신라 문화의 정신이 오롯이 살아 숨 쉬는 경주야말로 한국문학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경주에서 열리는 백일장의 인기만큼이나 동리·목월선생과 어금버금한 그런 걸출한 문인들이 경주에서 배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불교계에 이판승(理判僧)도 있고 사판승(事判僧)도 있는 것처럼 문단 세계도 어쩔 수 없이 이판과 사판이 병존할 수밖에 없겠지만, '자칭 문인'이라고 자부한다면 문단 권력만 추구한다거나 문학 외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는 창작에 몰두해야 한다. 시인이든 소설가든 어떤 문인이든 작가는 오로지 작품으로 말해야 하고, 궁극적으로 우수한 작품을 내놓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걸어야 마땅하다. 한국문학의 본향(本鄕)인 경주를 뽐낼, 문예 지망생들과 경주 문인들의 각성과 분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정현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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