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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왕모·동왕공 화상석과 고구려 고분벽화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3월 27일(화)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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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이어 이번 칼럼에서는 선도성모와 서왕모 사이에 어떤 관계가 존재하는지를 한나라 화상석에 등장하는 동왕공東王公 및 서왕모 도상과 고구려 동수묘와 덕흥리 고분벽화에 그려진 남녀 묘주도의 도상 비교를 통해 살펴보겠다. 지난 주 칼럼에서는 동수묘와 덕흥리 고분벽화에 그려진 묘주도의 주인공들이 들고 있는 새의 깃털로 만든 부채와 그들의 손이 취하고 있는 수인手印 자세를 통해, 묘주도의 주인공들이 도교와 관련이 있음을 언급했다. 한편 동수묘 주인공 좌우에는 모자를 쓴 신하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왼쪽 인물이 쓰고 있는 모자와 오른쪽 인물이 쓰고 있는 모자의 모양이 다르다. 그리고 좌우의 신하들이 쓰고 있는 모자는 묘주도의 주인공이 쓴 검은색 펠트 위에 흰색 펠트로 이중으로 덮어진 모자의 모양과도 다른데, 이러한 특징을 가진 모자들이 한나라 화상석에도 등장한다. 즉, 산동 미산현 양성진에서 출토된 화상석 그림에는 서왕모와 동왕공의 좌우로 각각 시녀와 신하들이 시립侍立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런데 동왕공이 쓴 모자를 자세히 보면 이중으로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으며, 동왕공 오른쪽의 신하들이 쓰고 있는 모자도 동수묘 좌우의 신하들이 쓰고 있는 모자처럼 비스듬한 모자와 감투처럼 윗부분이 동그란 모자 두 종류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동수묘 벽화에 등장하는 행렬도에는 '성상번聖上幡'이라는 글자가 쓰인 깃발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 역시 한나라 화상석의 거마출행도에 '대왕거大王車'라고 새겨진 제기가 있었듯이 동수묘 벽화의 남주인공이 단순히 무덤의 주인이 아니라 한반도로 이동한 월지족의 왕, 즉 한 화상석의 동왕공의 신분인 것을 나타내준다. 그런데 동수묘의 남주인공과 한나라 화상석의 동왕공이 쓰고 있는 모자와 비슷한 모자가 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메디아 왕이 쓰고 있는 모자이다. 메디아는 고대 이란 북서부에 자리했던 고대국가로서, 기원전 11세기에 역사무대에 처음 출현해 기원전 8세기 무렵에 왕국을 건립했으며, 기원전 6세기에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의 키루스 2세에 의해 멸망했다. 그리고 고대 메디아와 페르시아의 복식服飾 자료에 의하면 페르시아 왕은 1단으로 된 모자를 쓰고 있는 반면, 메디아 왕은 동수묘 남주인공의 모자와 비슷한 2단 혹은 3단으로 이루어진 모자를 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 왜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에 뿌리를 둔 월지족 출신인 동수묘 남주인공이 페르시아 왕이 쓰고 있는 모자가 아니라 오히려 아케메네스 왕조를 수립한 키루스 대제에 의해 멸망한 메디아 왕의 모자를 쓰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은 남부 시베리아 월지족의 파지리크 문화의 시작 시점이 바로 키루스 대제가 아케메네스 왕조를 수립했던 기원전 6세기였다는 점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즉, 월지족들은 아케메네스 왕조 초기에 남부 시베리아 파지리크 지역으로 이주해서 터전을 잡았기 때문에 아케메네스 왕조 이전의 메디아 왕조의 복장에 더 익숙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겠다. 모자와 관련된 사실을 하나 덧붙이자면, 필자는 천전리 각석에서 동수묘 주인공의 모자와 비슷한 모자를 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의 그림을 발견한 바 있는데, 독자 여러분들도 기회가 되면 잘 찾아보시기 바란다. 이준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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