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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의 검은간토기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2월 27일(화) 19:02
지난 칼럼에서 '아버지'라는 호칭은 바이칼 호수 인근에 거주하는 부리야트인들이 샤먼을 일컫는 '아르바이' 또는 '아바이'라는 말에서 기원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필자가 군대 생활을 한 백령도에는 연화리라는 마을이 있는데, 이 마을 이름은 공양미 3백석에 팔려 인당수에 빠졌던 심청이가 용궁에 갔다가 연꽃을 타고 인당수로 떠올라, 그 연꽃이 조수에 떠밀려 연화리 앞바다에 가서 연밥을 떨어뜨리고 연봉바위에 걸려 살아났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전설이 바이칼 지역에도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바이칼 호수 알혼 섬 근처에 물결이 거친 곳이 있는데, 예로부터 이곳을 지나는 상인들이 항해의 안전을 빌기 위해 때때로 처녀를 희생 제물로 바쳤다. 그런데 제물로 호수에 빠진 한 처녀가 금빛 비늘을 가진 물고기로 환생해 신들의 세계인 바이칼 호수에서 살게 됐다는 전설이다'
 또한 우리 전래동화인 '선녀와 나무꾼'과 비슷한 다음과 같은 전설이 바이칼 호수 지역에도 전해 내려온다고 한다.
 '옛날 옛적에 한 사냥꾼이 알혼 섬에서 바이칼 호수에 내려앉는 백조들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 백조들이 호수에 내려앉자마자 아름다운 처녀로 변하더니 옷을 벗고 목욕을 했고, 숨어서 몰래 이 광경을 지켜보던 사냥꾼은 처녀들의 아름다움에 반해 한 처녀의 백조 옷을 감추었다고 한다. 결국 이 처녀는 하늘로 돌아가지 못하고 사냥꾼과 결혼해 11명의 자녀를 낳아 길렀는데, 이 11명이 부리야트족의 선조가 된다. 그런데 행복하게 살던 어느 날 아내가 사냥꾼에게 백조 옷을 한 번만 입게 해달라고 조르자, 사냥꾼은 이제 나이도 들었고 아이가 11명이나 되는데 무엇이 걱정이랴 생각하고 아내에게 숨겨두었던 옷을 내준다. 옷을 입은 아내는 백조로 변했고 연기가 빠져나가는 유르타(부리야트족의 천막처럼 생긴 통나무 집)의 천장 구멍을 통해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화의 유사성 역시 부리야트족이 한민족의 뿌리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데, 이밖에도 서울대 의대 교수를 역임했던 이홍규 박사에 의하면 한국인과 바이칼 호수 주변에 사는 부리야트인이 혈연적으로 매우 가깝다는 사실이 모스크바유전학연구소의 자카로브 박사에 의해서 규명됐다고 한다. 그리고 부리야트 공화국의 국기에는 몽골 국기의 소욤보 무늬 중 일부가 등장하는데, 이 문양은 위에서부터 조로아스터교의 상징인 불꽃·태양·달로 구성돼 있다.
 아무튼 필자가 한반도 내에서 월지족들의 이동 경로를 알려주는 표지유물로 삼고 있는 것 중 하나인 검은간토기가 백령도에서 발견된 바 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처음에 필자가 느꼈던 의문점은 비록 백령도가 중국에서 한반도로 바닷길을 통해 이동하는 도중에 위치한 섬이기는 하지만, 월지족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머물렀던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것이었다.
 백령도가 아주 작은 섬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월지족들의 목표인 불로초의 존재 여부를 탐색하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만한 장소가 아니기 때문에 검은간토기의 존재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그들이 이 섬에서 장기체류할 이유를 알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사금 탐사 카페에서 백령도의 심청각 주변에 금광이 있어서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금을 캐갔다는 사실을 알게 돼 비로소 백령도에서 검은간토기가 발견된 이유를 깨닫게 됐는데, 월지족들은 금 채취를 위해 백령도에 오랫동안 머물렀던 것이었다.
이준한
칼럼니스트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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