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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교육-핀란드를 보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2월 08일(목)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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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얘기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 거리에서 노점상을 하는 중년의 부인에게 기자가 어디로 가고 싶은데 어떻게 가느냐고 영어로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거의 5분 동안이나 쉽지만 유창한 영어로 아주 친절하고 상세하게 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궁금한 기자가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하느냐"고 재차 묻자 그녀는 "그냥 학교에서 배운 게 다"라고 깔깔거리며 웃었다. 이번 무대는 서울의 신촌 모 대학교 정문. 기자가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어떤 학생에게 마이크를 대고 물었다. 간단한 질문 하나에 영어로 짧게 답해줄 수 있느냐고. 결과는 누구나 짐작할 것이다. 학생은 부리나케 도망가고 말았다. "I am still hungry for victory(나는 여전히 승리에 목마르다)"고 말한 네덜란드인 히딩크는 말할 것도 없고 왜 유럽인들은 고등학교만 정상적으로 나와도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못 느끼는 유창한 영어 가능자가 되는가? 반면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거의 십 수 년 이상을 영어에 쏟아 붓는데도 왜 한국인들은 영어 벙어리가 되는가? 사실 이십년 전만해도 핀란드는 한국 못지않게 시험 성적에만 집중하던 유럽의 작은 나라였다. 그러나 유독 핀란드에만 들어서면 영어가 안 통한다는 불평이 사업가들과 관광객들의 입에서 터져 나오자 핀란드 정부는 혁신, 아니 거의 혁명적인 교육정책을 내놓게 된다. 먼저 초등학교에서 대학 입시까지의 모든 수업 현장에서 영어시험을 없앴다.. 두 번째 조치는 교과서를 없애고 빈손으로 수업에 들어가게 했다. 난리가 났다. 교과서도 없고 시험도 없다니, 어떻게 평가하고 무엇으로 배운다는 말인가? 핀란드 교육부는 흔들리지 않았다. 교과서와 시험에 대한 압박을 완전히 제거하고 온전히 자유롭고 가벼운 마음으로 수업에 참가하도록 했다. 시험에 지쳐있던 학생들 역시 난리가 났다. 교과서도 시험도 없으니 그 수업이 얼마나 자유롭겠는가. 가서 아무 말이나 떠들고 놀다 나오면 그만이었다. 수업도 표정도 밝아졌다. 영어 수업은 학교에서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됐다. 그러면서 핀란드 교육부는 교사들의 재교육에 집중했다. 차례차례 연수를 보내 교사들 역시 교재가 없어도 영어가 가능하도록 훈련시켜나갔고 이에 못 미치면 가차 없는 조치를 가해 이직하거나 다른 과목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해 나갔다. 처음엔 장난 같던 영어 수업이 변하기 시작했다. 부담이 없으니 교사와 학생 모두 입을 열기 시작했고 서서히 학년이 높아지고 교사들의 능력이 강화됨에 따라 수업은 제법 진지한 형태로 변해나갔다. 지금 한국의 학교는 경쟁적인 시험공장이며 한국의 교사들은 직무유기죄를 저지르고 있다. 먼저 교사 자신이 영어가 안 된다. 내기해볼까? 대한민국의 영어교사들 중 100인을 무작위로 추출해 아무 얘기라도 5분 이상 하도록 하고 원어민에게 평가를 받으면 과연 몇이나 'OK' 사인을 얻을까? 내 생각엔 5분 이상 영어로 얘기를 할 수 있는 교사 자체가 5%도 안 된다는 데 내 전 재산을 걸겠지만. 두 번째, 역시 무작위 추출을 통해 아무 거라도 좋으니 자기 생각을 30분 이내에 영어로 A4 용지 하나에 채워보라고 하면 또 몇이나 낙제를 면할까. 역시 보나마나다. 또 있다. 전국의 영어 교사들을 모아 한 날 한 시에 수능정도의 시험을 치게 하면 과연 평균 몇 등급이 나올까. 잘해야 3등급이라고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한마디로 직무유기라는 말이다. 무능력자가 강단에 서 있으니 그 밑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배우겠는가. 문법? 독해? 그 딴 것들이 영어가 아니라 시험을 위해 필요한 기술에 불과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안다. 그러니 선생님들. 그대들이 변하지 않으므로 대한민국은 영원한 영어 불통국이요, 해마다 대학생들이 천만원에 가까운 돈을 영어 연수비용으로 지불해야하는 슬픈 나라가 된 거다. 왜 우리 잘못이냐고? 우린 교육부가 하라고 하는 대로 할 뿐이다? 맞다. 그래서 다음 칼럼은 정부의 영어정책을 신랄히 비판하고 그에 대한 혁신적인 대안으로 채울 작정이다. 왜 안 되겠는가! 전진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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