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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1월 04일(목) 19:12
↑↑ 전진은 칼럼니스트
ⓒ 경북연합일보
건국의 아버지들에 의해 후대의 번영이 보장된 역사상의 두 나라가 있으니 곧 로마와 미국이다.
 특정인에 의한 장기적 권력 집중이 없도록 설계된 초기 로마의 공화정은 이후 약 천년의 영화, '팩스 로마나'를 이루어냈고 현재 유럽의 법과 도로와 문화의 뿌리가 되어 지금도 그 후광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토머스 제퍼슨은, 정치 지도자나 배타적인 정치기관에 의한 권력 집중의 위험성을 일찍이 간파하고 그 건국이념에 시민(국민)의 직접참여를 주장하고 결국 이를 관철시켰다.
 이를 위해 그는 국가의 정치 단위를 '구(區)'단위의 매우 작은 정치단위로 세분화해 그 곳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정치과정에 직접 참여토록 했고, 이런 방식으로 선출된 각 구의 대표들이 자신이 봉사하는 구민들의 권리와 주장을 중앙 정치에서 빠르게 반영토록 제도화했다. 다시 말해 지역적으로 운영되는 활력이 넘치는 민주주의 체계가 새로운 미국의 초석이 되었으며 이로 인해 민주적인 삶을 위한 활발한 기본단위가 아낌없이 마련되었다. 결국 이러한 국민에 의한 정치의 직접 참여가 미국 독립혁명을 가능하게 했으니 새로운 나라 미국은 바로 이런 뛰어난 건국의 아버지들에 의해 후대의 영광, 팩스 아메리카나를 예약했던 것이다.
 300과 7천은 엄청난 차이다. 지난 연말 기준, 대한민국 국회에 의해 통과된 법안 안건은 약 300건. 거의 하루 한 건의 꼴이니 어찌 보면 많은 일을 한 것처럼 보인다. 지역구 관리에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대처, 그리고 그 와중에도 선진문물과 제도를 익히고자 해외까지 다녀온 의원들이 있으니 참 대단하다.
 그런데 똑같은 지난 연말 기준, 대한민국 국회가 처리하지 못하고 몇 해 째 계류되고 있는 민생 해결 법안은 약 7천건이 넘는다는 보도를 접하고 나니 앞서 내어준 칭찬은 대번 쌍욕으로 변하고 만다.
 소방관들이 제 돈으로 구입해야하는 방화용 장갑 보조를 위한 법안에서부터,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삶의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법안 7천여개가 지금 이 시간도 국회에서 발이 묶이고, 법안이 통과되면 경쟁 당의 입지가 강화되니 이를 막기 위해 제출된 유사법안과 그 절충에서 무수한 아까운 시간들이 낭비되고 있으니. 슬프도다! 한국의 정치는 도대체 언제쯤 되어야 제대로 된 걸음마라도 뗄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이 땅의 모든 정치가와 정치 지망생들이 필수 교양과목으로 미국 드라마 '웨스트 윙' 전편을 보도록 하는 의무법안을 상정하고 싶다.
 거기에서 각 정치 당파는 경쟁을 하되 당을 위한, 혹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경쟁이 아니다. 반드시 국민이 있다. 국민의 이름으로 누구의 법안과 안건들이 더 나은 지에대해 정치 엘리트들은 물밑에서 쉬지 않고 격론을 벌이고 반대당을 만나 설득하고 타협하고 자신의 안건을 수정하고 마침내 상정한다. 경쟁이 있되 거기에는 우리라는 공감대가 있으며 국민에 대한 치열한 책임의식이 있다. 우리는, 우리 정치는, 우리의 정치 엘리트들은?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 정치가들에게는 급할 게 없다. 답답할 게 없다. 모든 공약과 정치 활동은 자신의 정치적 수명을 최우선으로 하고 다음 선거에 미치는 영향과 자신의 정치적 성장만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그 뿌리를 흔들기에는 역부족이다. 어느 누구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은 후대를 바라보는 것인데 이마저도 쉽지는 않다. 정신 바짝 차리고 내 자식하나, 학생 하나라도 제대로 가르치는 수밖에.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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