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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자연, 숯과 은에서 피어나다
30년 우직한 '외골수' 최상기 전통금속공예인
경주 남남산 끝자락 용장골 '금강공방'
타고난 손재주로 故 김인태 명장 문하생
연밥·연꽃씨앗과 은·금속 실험적 결합
자연미 어우러진 다기류·장신구 '눈길'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10월 19일(목)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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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최상기 전통금속공예가. | | ⓒ 경북연합일보 | |
|  | | | ↑↑ 경주시 내남면 용장주차장 내 금강공방 전경. | | ⓒ 경북연합일보 | |
경주에는 무언가에 미친(美親) 사람들이 많다. 신라의 수도, 천년을 이어온 역사만큼 지금도 경주에는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장인들이 은둔해 신라장인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경주 남산은 경주 왕궁의 남쪽에 자리해 이름 지어진 산이다. 신라인들은 남산의 웬만한 돌 위마다 불상과 탑을 세웠다. 반반한 절벽이라면 여지 없이 부처님이 자리하고 있다. 13기의 왕릉, 4개의 산성 터, 147개의 절터, 118체의 불상, 96기의 탑, 22기의 석등, 19점의 연화대 등 남산에서 발견된 문화유적은 672점에 이른다. 경주 남남산 끝자락 용장골에 넓은 주차장을 안마당 삼아 타고난 예술의 끼를 자유롭게 부려 놓는 경주 사나이 최상기(49) 전통금속 공예인이 있다. 조상 대대로 서남산의 기운을 받으며 우리나라 민속공예부분에서 괄목한 성과를 내며 경주 5대장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주의 장인은 곧 전국적인 장인이다.
▲까까머리 소년 금속 장인이 되다 가을비가 흩날리는 고즈넉한 날 최상기 장인을 만났다. 동그랗게 웃는 눈이 동자승의 미소를 닮아 있었다. 그는 이 지역에서 금속, 도자기, 목공예, 천연염색 등의 작품 활동을 하는 예술인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창작적 영감을 얻고 있다. 그는 내남면에서 농사일을 해온 부모님과 다르게 타고난 예술에 대한 재능과 끼가 엿보이는 손재주로, 남다른 어린시절을 보냈다. 고향의 모든 자연은 그의 스승이자 친구였다. 중학교를 다닐 때 그의 담임선생에게 손재주가 뛰어나다고 칭찬을 들었다. 그리고 그 교사의 추천으로 고등학교 진학을 공예학과를 선택하면서 공예가의 길로 들어섰다. 진로를 고민할 때 내남고교 은사인 김윤근 현 경주문화원 원장의 추천으로 신라왕관을 재현하는 경주 민속 공예촌의 '삼선방' 故 김인태 명장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그로부터 15년 동안 다양한 유물 복제·금속공예·모조골동품 제작에 몰두했다. 2002년 연말에 독립해 이조1리 고향집 마당에 조립식 건물의 공방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5년 세워진 용남산권역영농 조합법인의 위탁을 받아 용장추자장과 부대시설들을 관리하며 이곳에서 금강공방과 창작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를 주차장 관리인으로만 보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허허롭게 웃는 웃음 뒤 그의 만만치 않은 이력이 숨겨져 있다. 그는 한국조폐공사 문화재 재현기법 위촉강사, 신라문화진흥 금속공예강사, 포항동서고교와 경주박물관학교 등에서 금속공예를 강의하기도 했다. 경주지역 초중고교에서 초청돼 금속곡예를 강의하기도 하고 지금도 삼성생활예술고교의 금속공예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 금속공예부문의 중요한 위치에 서있다는 평가에 깜짝 놀라게 된다.
|  | | | ⓒ 경북연합일보 | |
▲고향의 자연을 작품에 담다 최상기 공예인의 예술적 창작 아이디어는 고향의 하늘과 바람, 나무와 바위, 꽃, 풀 등 모든 자연에서 찾아낸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자연을 오롯이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 세계의 시작은 '숯과 은'이다. 어린 시절 우연히 남산에서 주운 신라시대 탄화미를 보고 숯은 천년을 지나도 변하지 않고 은은 독성을 금방 잡아낸다는데서 숯과 은을 접목시켰다. 숯의 단면에 나타나는 균열이 형성하는 자연스런 미를 이용해 거기에 은을 채워 넣어 예술적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가느다란 균열에 하얀 은을 주입해 만들어진 문양으로 목걸이와 가슴걸이 등의 예술품을 만든다. 숯에서 새의 문양과 들꽃이 자연스럽게 피어난다. 이러한 기법을 특허로 등록해 그만의 기술로 인증 받았다. 그는 숯에서 그치지 않고 연밥, 연꽃씨앗, 오죽을 비롯한 각종 나무열매를 은과 금속으로 결합시켜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오죽과 은으로 은장도를 만들고 주목과 향나무를 다듬어 곡옥모양을 만들어 그 위에 은을 덧 씌워 만든 목걸이는 공방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다. 신라시대 누금법을 은에 접목시켜 장신구 인 링 타이 위에 자유자재로 다뤄 독도와 한반도, 무궁화, 소나무를 만들어 내는 실력이 신기에 가깝다. 그가 만들어 낸 각종 다기류와 장신구들은 자연미와 금속의 특이한 성질이 조화미의 극치를 이룬다. 사진:최병구 기자 cbg@kbyn.co.kr 글:김희동 기자 khd@kbyn.co.kr
|  | | | ↑↑ 최상기 전통금속공예가와 아내 손은채 씨. | | ⓒ 경북연합일보 | |
<파워인터뷰> 최상기 전통금속공예가 "기본기 다 닦았다… 제대로 된 작업은 지금부터" 최 장인의 기술은 특허로 등록된 작품성을 가진 노하우에서 드러난 것처럼 전국공예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경상북도공예대전 대상, 경북 관광기념품대전 대상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각종 대회의 상을 휩쓸었다. '최씨 고집 어디 가랴' 라는 말을 증명하듯 30여년 외골수로 우직하게 천직으로 알고 금속공예가의 길을 걷고 있다. ▲경주 내남에 공방을 차린 이유는 이곳은 조상대대로 남산의 기를 받아 살아온 터이다. 경주 남산 자락에 살면서 남산의 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자연을 온몸으로 받으며 작업을 하고 있다. 신라인들의 예술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많은 유물을 눈으로 몸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늘 신명나게 작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삶이 행복하고 좋은 창작물이 결과로 나온다고 믿고 있다. ▲숯과 은으로 작품을 만들게 된 동기는 오랜 시간 복제품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통문양을 작품에 표현하게 됐는데 10년전 전국공예품경진대회에서 금속공예부문에 '숯과 은'이라는 작품을 출품해 영광을 안았다. 숯의 단면을 자르면 나타나는 화려한 나이테 무늬로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삼족오와 두꺼비, 신라 천년의 신비가 느껴지는 남산, 신라 전통기와 등의 문양을 은으로 입사하는 독특한 아이템의 목걸이, 브로치, 목걸이 등 장신구를 만들었다. 숯이라는 소재에 은을 입사한 독특한 방식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은가 ^국보와 보물 등의 문화재들을 복제하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기본기는 닦았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작업은 지금부터다. 옛날 사람들이 흙이나 나무, 조개, 금속 등 다양한 재료로 무기류와 온갖 제품, 생활용품, 장신구들을 만들었던 것처럼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신제품을 하나씩 만들어 갈 생각이다. 예술성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여 평범한 사람들이 우리 고유의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문양, 아름다운 작품을 저렴한 가격에 부담없이 착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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