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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오랑세오녀 설화와 돌로 만든 배의 정체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9월 19일(화)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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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이준한
칼럼니스트 | | ⓒ 경북연합일보 | | 일본의 역사가 에가미 나미오(江上波夫)는 1949년에 일본 고대국가의 형성과정을 설명하면서 일본의 천왕족이 북방계의 기마민족이며, 이들이 4-5세기 무렵에 대륙으로부터 한반도를 경유해 일본에 건너와서 일본 최초의 국가 야마토 조정을 건립했다고 하는 소위 '기마민족설騎馬民族說'을 주장했다. 그밖에도 백제계가 일본에 건너가서 천왕이 됐다는 설과 가야계가 일본에 건너가서 천왕이 됐다는 설 등등 일본 천왕의 뿌리에 대한 학계의 주장은 다양하다. 그러나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신라와 가야의 주력 세력이 일본으로 건너가 야마토 정권을 세웠으며, 165년에 신라에서 발생한 '아찬 길선의 난'과 그로부터 44년 후인 209년에 가야에서 발생한 '포상팔국의 난'은 각각 신라와 가야 중앙정권의 세력 약화를 틈탄 하극상의 반란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연오랑세오녀 설화에서는 부부가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전해지며, 일본의 신화에도 천신의 아들이 고천원高天原에서 너륵바위배(天磐船)를 타고 내려왔다고 기록돼 있어서 역시 '바위배'라는 모티프가 출현한다. 그리고 가야의 허왕후도 '석주石舟'를 타고 왔다고 하며, 그 배가 뒤집어진 것이 부산 강서구 송정동에 있는 '유주암維舟巖'이라는 전설이 있다. 그밖에도 불교설화와 관련해 스님들이 서역에서 '돌로 만든 배'를 타고 한반도로 건너왔다는 기록을 여러 군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돌로 만든 배'의 정체는 무엇이며, 연오랑세오녀 설화나 일본의 신화처럼 정말 '돌로 만든 배'가 먼 바다를 항해할 수 있을까? 기존 역사학자와 신화학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는 신화나 설화를 단지 관념적 또는 상징적 의미로만 파악하려고 했지, 그것의 실질적 의미 측면은 깊게 연구해보지 않았다는데 있다. 월지족들이었던 한국 고대사 주요 인물들의 난생신화가 신화의 주인공들을 신적인 존재로 표현하기 위해 그들이 믿었던 조로아스터교의 미트라 신이 우주의 알에서 탄생한 신화를 차용했듯이, 연오랑세오녀가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설화 역시 관념적·상징적인 의미가 아니라 실질적인 의미에서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돌로 만든 배'를 타고 갔다는 뜻은 아니며, 당시 이민족 선주민先住民들 눈에는 '돌처럼 보이는 배'를 타고 갔다는 의미이다.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는 방수를 위해 역청을 발랐다는 기록이 있으며, 당시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지구라트는 벽돌 사이에 역청을 접착제로 발라서 만들었다. 따라서 고대 페르시아에 뿌리를 둔 월지족들 역시 당연히 배에 방수를 위해 역청을 발랐는데, 이처럼 시커멓고 우툴두툴한 역청을 바른 배를 처음 본 선주민들은 당연히 돌로 만든 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마치 청동갑옷을 입고 말에도 청동으로 만든 갑주를 씌운 아리안계가 인도를 공격했을 때 인도 지역의 선주민들이 청동인과 청동마가 나타났다고 생각했듯이. 한편 버밍햄 시립박물관에는 수메르인들이 역청으로 만든 배가 전시돼 있는데, 이것이 역청을 배의 표면에 발랐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아예 역청으로 만든 배라는 것인지는 의미가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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