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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소중한 우리 문화재 더 안전하게
경주지진 1년을 돌아본다(1)
7천여점 전시품 고정·설비점검… '철통' 안전조치
월지관, 정밀안전진단·내진성능시험 '최상위 등급'
전시관 내 유리에 진동 흡수 면진 장치 '최초 개발'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9월 12일(화)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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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신라, 경주의 정체성인 국보 제29호, 무게 18.9톤의 성덕대왕신종 종각의 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기둥의 단면을 보강하고 네 개의 기둥을 연결하는 보를 설치했다. | | ⓒ 경북연합일보 | | 지진 발생 장소가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였기에 온 국민의 시선은 온통 문화재로 모였다. 뉴스에서는 첨성대가 흔들리는 모습이 몇 번이나 흘러나왔고 주요 포털에서는 상층부의 난간석이 내려앉은 다보탑 사진을 볼 수 있었다. 9.12 경주지진 1주기를 맞이해 국립경주박물관은 그 날의 경험과 지난 1년간의 조치와 관람객의 안전과 문화재의 보호를 돌아보았다.
|  | | | ↑↑ 도쿄국립박물관 자유진동구 방식 면진장치 설치. | | ⓒ 경북연합일보 | |
|  | | | ↑↑ 지진 피해 사진.(신라역사관 유리 파손) | | ⓒ 경북연합일보 | | ▲지금도 계속되는 국립경주박물관 노력 신라 시대 유물과 문화재를 한곳에 모은 국립경주박물관도 1년 전 지진으로 본관인 신라역사관 외부 유리창 4장이 깨지고 외벽 타일 일부가 떨어져 나갔으며 일부 전시 유물이 제자리를 벗어나기도 했다. 박물관 측은 강진이 난 뒤 앞으로 있을 재난에 대비해 21억원을 들여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안전 조치에 나섰다. 2013년 안전진단에서 최하등급을 받은 신라역사관은 지진 이전부터 내진보강 공사에 들어갔고 올 3월부터 월지관과 서별관, 특별전시관 3곳에 정밀진단과 내진성능 평가를 했다. 전시품의 안전을 위하여 전시품을 고정하고 전시 설비점검을 실시했다. 울산지진 발생 후, 500여 점의 전시품을 고정해 경주지진 발생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지진 직후 추가로 7,000여 점의 전시품에 대해 안전조치를 취했다. 건물과 시설 전반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및 내진성능시험을 실시했다. 월지관, 특별전시관, 서별관 3개 건물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험에서 월지관은 최상위 등급인 IO를 받았으며, 특별전시관과 서별관은 횡축 압력에 대한 보강 조치 시 IO 등급을 유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종각의 내진보강공사를 완료하고, 특별전시관, 서별관의 내진보강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성덕대왕신종의 안전을 위해 2016년 12월 종각에 대한 내진보강공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다중이용시설인 특별전시관은 오는 11월, 수장고로 사용하고 있는 서별관은 2018년 내진보강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관람객의 안전과 전시품의 보호를 위해 전시관 내 유리에 안전필름을 부착하고 지진 진동을 흡수하는 면진 장치를 개발했다. 특히 문화재 면진 장치는 국내 최초 개발로, 해당 장비의 국산화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지진 재난 발생시 피해 최소화를 위한 현장조치 행동 매뉴얼'을 제작했다. 지진대응지침과 이에 따른 훈련을 통해 지진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하게 관람객의 안전을 확보할 것이다. 아울러 '지진 발생시 관람객 행동요'을 배포해 관람객 스스로로 지진발생 시 행동 요청을 숙지하도록 하여 안전을 제고할 수 있도록 했다. 지진 감지기를 설치, 지진 발생 시 바로 안내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경북도박물관협력망, 전국 박물관·미술관장콘퍼런스 등의 통로를 통해 지진 경험과 이를 통해 획득한 방재 지식을 전국 박물관·관계기관과 공유했다.
|  | | | ↑↑ 지진 피해 사진.(신라역사관 유리 파손) | | ⓒ 경북연합일보 | |
|  | | | ↑↑ 낚시줄을 이용한 전시품 고정. | | ⓒ 경북연합일보 | | ▲미국·일본의 경험과 기술을 돌아보다 미국·일본 등의 지진대응체계 및 박물관 내진 및 면진 기술을 조사했다. 국외조사를 통해 획득한 자료는 향후 박물관이 지진 대응 방안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미국 LA의 게티박물관(J. Paul Getty Museum)은 캘리포니아(알링가지) 지진(1983.5.2., 규모6.5) 이후 박물관 소장품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고 지난해에는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지진 피해로부터 박물관 소장품 보호의 진전'을 발간했다. 지진 직후인 11월 게티박물관을 포함해 캘리포니아 지역의 박물관 및 미술관, 방재센터를 방문하여 미국이 갖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수집했다. 지진방재에 관해서는 세계 제일의 경험과 기술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일본을 방문했다. 일본에서는 한신대지진, 동일본대지진 뿐 아니라 경주지진이 발생하기 직전에도 구마모토지진이 발생했다. 일본은 전반에 걸쳐 지진에 대한 여러 대비를 갖추고 있었다. 지진방재센터 및 각 박물관이 갖고 있는 지진 대응 지침을 수집하고 대극전(나라시대 궁궐건물, 2010년 복원)을 방문해 건물 면진 시설을 조사했다. 아울러 수입에 전량 의존하고 있는 문화재 면진대 제작업체를 방문해 XY축 레일형 면진대, 기어식 소형면진대 등 일본의 선진 기술을 확인했다.
|  | | | ⓒ 경북연합일보 | |
<파워인터뷰> 유병하 국립경주박물관장 "경주박물관은 강진 이전보다 더 안전"
유병하 관장은 지난해 5월부터 국립경주박물관을 이끌고 있다. 국립박물관에서 30여년 근무하면서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팀장, 국립공주박물관장, 국립춘천박물관장 등의 요직을 거친 박물관 전문가다. 지난 1년간 철저한 지진 대비와 영남권수장고 건립 등 굵직한 일처리로 뛰어난 업무 기획력과 추진력이 주목 받고 있다.
▲낚시줄이 국립경주박물관 유물들을 지켜냈다고 하는데 경주지진이 일어나기 약 2개월 전인 7월 5일 울산 앞바다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박물관은 준비할 시간을 얻었다. 먼 곳이었지만 박물관 건물에서도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전체 전시관을 점검했고, 혹여 또 이런 일이 또 올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주요 전시품을 대상으로 안전 조치를 실시했다. 금관과 석검, 불상 등 500여 점 유물들을 낚시줄로 묶어 고정하는 작업을 미리 해뒀기 때문이다. 토기 안에는 비중이 무거운 금강사 모래를 담은 비닐용기를 넣어 무게중심을 아래로 안정화 시켰고 규모가 큰 석조물들은 목재로 받치는 작업을 해뒀다. 이 덕분에 두 차례의 강진에도 큰 피해 없이 박물관의 유물들이 무사히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 같다.
▲지진 당시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비했나. 박물관과 인접한 경주 내남면에서 발생한 5.8 강진의 여파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금관을 비롯해 불상 등 외부 충격에 약한 전시품이 상당수였다. 또 그 당시 특별전도 진행되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었다. 유물 관리를 위해 직원들을 비상소집해 사무동 앞에 비상본부를 꾸렸다. 직원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한 뒤 전시 중인 유물들을 살펴보고 수장고를 열어봤다. 전시실과 수장고 모두 넘어지거나 파손된 유물이 없었다.
▲성덕대왕신종은 지진후 어떻게 조치했나. 지진은 박물관을 새롭게 보도록 만들었다. 울산지진 이후 전시관 실내의 중요 문화재에 대해 조치한 바 있지만, 옥외전시 문화재까지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박물관 전역에 깔린 CCTV를 통해 지진 발생 시 박물관 곳곳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돌아보며 성덕대왕신종이 흔들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종각을 타고 올라오는 진동을 목격했다. 천년이 넘는 세월을 견뎌왔기에 이제 타종도 중단한 터인지라 신종만큼은 바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긴급히 성덕대왕신종 종각의 내진보강 예산을 확보하고 문화재현상변경 심의, 동산분과 심의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쳤다. 종각의 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기둥의 단면을 보강하고 네 개의 기둥을 연결하는 보를 설치했다. 긴급하게 이루어지는 공사이다 보니 혹여 간과할 수 있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화재 대비방안을 수립하고 외부에서도 확인이 가능한 가림막을 설치했으며 공사 전 기간 감시 인력을 상주시켰다. 2016년부터 12월 19일부터 시작한 공사는 1월 3일 마무리됐으며 이를 통해 종각은 내진 최상위 등급의 시설로 거듭났다.
▲지진 1년을 돌아보며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경주지진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상처는 상상하지 못했던 재앙에 대한 불안감일지 모른다. 지진의 불안감을 잊기보다 오래 기억하며 준비와 노력을 통해 그것을 떨쳐버리고자 한다. 지난 8월 29일 국립경주박물관에는 전국 박물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비가 들어와 이제부터는 지진이 발생하면 박물관에서 바로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관람객 여러분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도록,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희동 기자 khd@kby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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