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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랑이 한지공예가, 전통공예에 실용성·조형미 더해 가치를 높이다
어머니 박복희 천연염색가의 영향 받아…
쌀독·조명등·벽시계 등 무궁무진한 활용
전통적 미의식·현대적 조형미 조화 돋보여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8월 31일(목) 16:47
지천년 견오백(紙千年 絹五百)이라는 말이 있다. 비단은 오백년을 가고 종이는 천년을 간다는 뜻으로 한지(韓紙)의 우수성을 표현한 말이다. 한지는 최고급 서화용지로 진정으로 서예를 이해하는 작가라면 누구나 선호하는 종이이다. 질기고 수명이 오래가며 가볍고 비단처럼 부드러우며 자연 그대로의 빛깔뿐만 아니라 염색에 의한 다양한 색상의 조화가 아름답다. 친환경적이고 항균성과 보온성이 뛰어나며 가볍고 방습, 온도 조절이 가능다. 통풍성이 좋아 창호지로도 사용한다. 서랑이 한지공예가(44)는 경주 보불로 민속공예촌내에 한지체험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한지'라는 재료를 통해 가교 역할을 하며 공예품이 가지는 실용성에 화려하고 전통미가 어우러진 조형미를 가미해 한지공예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 서랑이 한지공예가가 호박 모양의 쌀독을 살펴보고 있다.
ⓒ 경북연합일보
↑↑ 서작가와 박복희 천연염색가가 소반을 만들고 있다.
ⓒ 경북연합일보

▲모녀가 함께 하는 공예가의 길
 한지공예는 선조들의 삶과 예술, 그리고 풍유가 짙게 배인 전통한지 공예작품으로 현대적 미의식이 가미된 모던한 퓨전 공예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섬유질이 풍부한 닥나무로 만들기 때문에 일반 종이와는 달리 찢기지 않고 가볍다. 여기에 전통미까지 갖추고 있어 한지를 이용한 공예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예술품이기도 하다.
 서 작가는 대학에서 가정관리학과를 전공했다. 어려서부터 천연염색가인 어머니가 작품을 만드는 것을 보며 자랐다. 박복희 천연염색가는 20여년을 직접 천연염색을 하고 한 땀 한 땀 꿰맨 조각보의 패턴을 디자인으로 들여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시도했다. 모시, 삼베, 실크, 마 등으로 직접 색을 냈다.
 서 작가는 어머니의 염색을 배웠지만 바느질에 어려움을 느끼고 다양한 색감과 다양한 디자인을 연출 할 수 있는 한지공예에 눈을 돌렸다. 그렇게 2008년 작품을 시작해 찻상, 찻잔 받침, 쟁반, 책상, 서랍장, 차통, 3단장, 뒤주, 나비장, 전등을 만들었다. 2008년에 시작해서 2009년 1월에 한지공예사 자격증 취득했다. 제31회 대한민국 미술 대전특선입상, 대구공예대전에 입선을 하는 등 짧은 기간에 비해 실력을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그가 만든 한지로 만든 작품을 보고 있으면 우리민족의 정서가 그대로 느껴져서 마음이 편해진다. 서 작가의 대표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3층장은 우리 여인네의 안방에서 손때가 묻은 옷장이다. 한지가 주는 질감을 구겨서 물결무늬를 나타내며 붙이기도 하고 구겨진 것을 펴기도 하고 물감을 들인 한지위에 붙이기도 한다. 두둘두둘한 질감위에 깊게 드러나 자연스러운 전통미가 느껴진다.
 서 작가는 "한지는 배우면 배울수록 그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며 "쌀 독, 조명등, 소반, 책상, 인형, 벽시계, 탁자, 티슈커버까지 실생활에 사용하는 대부분을 한지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 서랑이 한지공예가의 작품 '등'
ⓒ 경북연합일보
↑↑ 서랑이 한지공예가가 만든 다양한 생활용품들.
ⓒ 경북연합일보

 
▲한지가 주는 고풍스러운 미에 빠지다
 서 작가는 풍부한 한지의 색감으로 만든 작품에 우리 고유의 전통문양 등 여러 가지 디자인을 넣어 무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전통적 미의식과 현대적 조형미가 함께 어우러진 새로운 조형 언어를 전통 한지를 통해 표출해 내고 있다.
 그는 한지의 색감이 주는 고풍스러운 색감을 매력으로 꼽았다. 또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생활 속 부분적인 인테리어에 응용할 수 있어 창작이 가능한 공예품이자 문화상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을 꼽았다.
 한지 공예는 제작 기법에 따라 종이를 꼬아서 만드는 지승 공예, 종이 반죽을 사용하는 지호 공예, 종이를 재단해서 쓰는 전지 공예, 다양한 색지를 이용한 지화 공예로 나뉜다. 한지 작품 재료는 우선 다양한 색 한지와 탈색지, 문양지, 종이를 압축한 합지, 가위, 풀, 재단종이, 조각칼, 자 등이 필요하다. 요즈음은 주로 쟁반과 찻상, 찻잔받침이 많이 나가고 있다.
 서 작가와 함께 한지를 이용해 소반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먼저 종이를 압축한 합지로 만들어진 반제품에 한지를 한 겹 한 겹 붙인다.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어 체험교실에서 가장 많이 만들고 있다.
 미리 패키지로 만들어진 제품에 해초풀을 이용해 붓으로 풀을 칠하고 한 겹 한 겹 한지를 붙여나간다. 꽃모양으로 한지를 잘라 소반 가운데 붙이면 마무리가 된다. 그리고 소반 뒷면에 붉은 한지를 손으로 찢어 한지의 질감을 살려 붉은 꽃 한송이를 낙관처럼 붙이며 마무리가 된다. 하루 정도 그늘에 말리면 근사한 소반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서 작가는 "한지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며 "한지의 좋은 점은 비가 오면 눅눅해졌다가도 날씨가 맑아지면 종이가 다시 바짝 마른다며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유산인 한지의 멋과 전통을 지키며 예술로 승화하고 산업적으로도 성장 가능한 분야이다"라고 말했다.

 
▲한지(韓紙)의 기원과 우수성
 한지는 '문방사우(文房四友)'라 불리 울 만큼 우리 민족과 가장 가깝게 지내온 존재로 우리 민족 생활사 속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 오늘날까지도 그 명맥을 유지하며 세계 속에 한지의 우수성을 펼치고 있다. 인류사회에 있어서 문화의 발달은 종이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의 종이인 '한지(韓紙)'는 예로부터 주변국가에까지 널리 알려졌으며, 특히 '닥'을 주원료로 해 만들었기에 순우리말로 '닥종이'라고도 불리워 왔다.
 이러한 한지가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기원전 2세기 중국 문·경제년간 (179-141 B.C.) 무렵에 제작된 방마탄에서 출토된 종이가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종이이며 그 무렵에 우리나라에도 종이생산 기술이 전해졌으리라 추측된다.
 이후 서기105년 중국 후한 때 채륜이 종이를 개량한 시기와 비슷하게 우리나라에서도 나름대로의 창조적인 기술개량을 통해 종이 생산에 힘써 왔으며, 신라시대에 이미 중국에 희고 곱게 다듬은 종이가 수출됐다. 고려시대에 들어 수공업의 전문화와 인쇄술·제지술 이 발달하면서 더욱 질 좋은 종이를 수출하게 됐다. 특히 중국의 걸러뜨는 방식과 달리 외발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뜨는 방식을 사용함으로 희고 광택이 있으며 질긴 종이를 생산, 수출 해 중국뿐만 아니라 인접 지역에까지 널리 우리나라의 종이가 알려져 천하제일로 여겨졌다.
 한지는 예로부터 시대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고, 색깔이나 크기, 생산지에 따라 다르게 부르기도 했다. 대표적인 구분은 재료·만드는 방법·쓰임새 그리고 크기에 따라 나눠졌으며 이에 따른 우리 종이의 종류는 대략 200여종에 이르렀다.
 이처럼 다양하게 생산된 종이는 주로 그림과 글씨를 쓰기 위한 용도로 가장 많이 소비됐다.
 일반 민중 속에서는 다양한 공예 기법을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다양한 용도의 생활 용품과 장식적 아름다움을 표현한 예술로도 활용되고 있다.
 사진: 최병구 기자 cbg@kbyn.co.kr
 글:김희동 기자 khd@kbyn.co.kr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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