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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는 삶보다 누리는 삶이 좋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8월 20일(일)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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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연구소장 | | ⓒ 경북연합일보 | 필자에겐 오랜 습관이 하나 있다. 그건 밥 위에 반찬을 수북이 올리는 습관이다. 나도 모르게 밥 위에 뻘겋게 반찬이 올리어 있는 모습을 볼 때면 한 번씩 부끄러워진다. 어릴 적 먹을 것도 귀했기도 했지만 필자의 형제는 7남매였다. 늘 먹는 것이 경쟁이었다. 그래서 풍족히 누려본 경험이 별로 없다. 그런 탓일까. 어떤 상황에 있어서 천천히 음미하며 온전히 누리려 하기보다는 소유하려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지만 여전히 내 속에 숨겨진 모습임을 고백한다. 요즘은 우리나라 사람도 해외여행을 많이 나가고 있다. 그만큼 젊음을 비축(소유)하기보다는 젊음을 소비(누림)하려는 사회 분위기 탓이다. 욜로(YOLO)족의 탄생도 이와 비슷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해외여행을 가보면 여전히 소유하려는 습관은 버리지 못한 듯하다. 아름다운 외국의 거리와 자연,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을 직접 보고 만지고 맛보고 즐기기보다는 사진기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그래서 사진기 안에는 수백, 아니 수천, 수 만장의 사진을 담기도 한다. 바로 소유하려는 습성 때문이다. 필요한 만큼만 쓰고 필요 없는 것은 다른 사람을 위해 양보 하면 되는데 이게 잘 안 된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필요 이상의 것을 소유하려 한다. 신(神)이 만든 좋은 성능의 눈을 두고 우리는 인간이 만든 손바닥 보다 작은 카메라 액정으로 세상을 보기 바쁘다. 비싼 돈 주고, 귀한 시간을 내어서 멀리까지 갔다면 온전히 눈으로 그득 담는 게 좋다. 네모난 작은 카메라 렌즈로 세상을 담기에 세상은 너무 아름답다. 카메라 너머 세상은 이미 나보다 누군가가 더 멋지게 찍어서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뒀다. 그러니 우리는 애써 카메라에 담으려 할 필요가 없다.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은 이미 TV 여행 프로에서 동영상으로 더 멋지게 담아 두었다. 필요하면 TV다시보기로 시청을 권한다. 이제 여행지에서는 내 눈과 귀, 입과 손으로 그 순간을 누려야 한다. 더 많이 보고, 듣고, 더 많이 맛보고, 느껴보아야 여행이 진짜 여행 같다. 우리 몸은 최신 컴퓨터 보다 더 정교해서 직접 만지고 느낀 것을 사진보다 더 정확하게 추억의 창고에 저장한다. 그러니 잊어버릴까 걱정 말고 사진으로 소유하려 하기보다는 누리려 노력하는 오감 여행을 해보자. 여행은 담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느끼고 맛보아 체험하러 가는 것이다. 소유할 때보다 온전히 있는 그대로 누릴 때 세상은 훨씬 더 아름답다. 봄에는 온전히 봄의 품에 안기는 게 좋다. 봄이 당신을 안고 봄의 이야기를 들려 줄 테니까. 숲에서는 온전히 숲의 품에 안기는 게 좋다. 숲이 당신을 안고 숲속 눈 크고 겁 많은 친구들을 소개시켜 줄 테니까. 선한 눈빛 으로 보아주고 착한 몸으로 나무를 쓰다듬기만 해도 당신은 나무가 되고 솔바람이 된다. 이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있다. 가는 여름, 오는 가을을 마음껏 누려보자. 우리의 젊음을,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을 맘껏 누리며 살아보자. 온전히 누릴 때 세상은 훨씬 더 아름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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