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8월 08일(화) 18:46
|
|
 |  | | | ↑↑ 이준한
칼럼니스트 | | ⓒ 경북연합일보 | 삼시대법(Three age system)은 고고학에서 사용된 최초의 시대구분법으로, 덴마크를 중심으로 하는 스칸디나비아 제국(諸國)에서 시작됐다. 삼시대법을 처음으로 유물의 분류에 적용한 사람은 톰센(Thomsen)인데, 그는 덴마크의 초대박물관장으로 근무하면서 1836년에 간행된 국립박물관 안내책자에 무기와 도구를 만드는데 사용된 도구에 따라 돌, 청동 및 철의 순서로 구분해 설명했다. 그 뒤 그의 제자이며 뒤이어 국립박물관장에 취임한 월사에(Worsaae)는 층서적인 발굴을 통해 이를 보완해 선사시대를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등으로 나누는 삼시대법을 완성했으며, 그 후 프랑스의 고고학자 러복(Lubbock)에 의해 석기시대는 다시 구석기와 신석기시대로 구분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고고학의 시대구분은 구석기시대,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초기철기시대, 원삼국시대, 삼국시대 등이 통용돼 왔는데, 이러한 시대구분에 대해 이미 여러 사람들에 의해 문제점이 지적되고, 일부 새로운 방안이 제시됐으나 아직까지 적절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선사시대에서 역사시대로 전환되는 시기인 초기철기시대와 원삼국시대로서 이를 삼한시대로 하자는 주장과 철기시대로 부르자는 주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석기, 청동기, 철기로 구분하는 삼시대법이든 혹은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로 구분하는 사시대법이든 간에 한반도에서 발견되는 소위 선사시대 유적·유물에 대해 이러한 시대구분을 적용하는 것은 아무런 쓸모가 없어 보인다. 그 이유는 지난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한반도 내에서의 석기·청동기·철기시대는 서로 다른 시기에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같은 시기의 사람들이 문화 수준과 신분의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른 재질의 도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진주 대평리 청동기선사유적지에는 옥을 만들던 공방의 흔적과 함께 석기를 만들던 석기공방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이것은 소위 청동기시대에도 석기를 가공해서 같이 사용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오늘날에도 신석기시대에 만들었다는 맷돌이 아직 사용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미래에 만들어질 물건이 현재에 사용될 수는 없지만 과거에 만들어졌던 물건들은 얼마든지 현재에서 사용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잘못된 시대구분으로 인해 어떤 선사유적지에서는 한 장소에서 여러 다른 시대의 유물들이 같이 출토됐는데, 보다 이전 시대(예를 들어 신석기)의 유물로 분류된 것이 나중 시대(청동기)의 유물로 분류된 것보다 출토지 윗층에 나타나는 웃지 못할 현상을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스페인 내전을 소재로 한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는 그레고리 펙과 청순미의 대명사 잉그리드 버그만을 남녀 주인공으로 해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이 소설의 제목은 영국의 시인 존 던의 다음과 같은 시에서 따온 것이었다. "허니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는가를 알기 위해 사람을 보내지 말라. 조종(弔鐘)은 바로 그대를 위해 울리나니" 필자의 귀에는 한국고고학계에 울리는 조종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
|
|
경북연합일보 기자 - Copyrights ⓒ경북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최신뉴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