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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관광정책, 전략가가 없다 (1)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8월 03일(목)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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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전진은
칼럼니스트 | | ⓒ 경북연합일보 | 진짜로 오래된 것이 있다. 유럽의 뒷골목이며, 중국의 구석구석, 일본의 대를 이은 가옥들과 골목들, 미국의 민주주의가 그렇다. 거기에는 세월의 향기뿐 아니라 그 문화의 깊이와 너비까지 느낄 수 있다. 반면, 오래된 것처럼 꾸미거나 흉내 낸 것이 있다. 한국의 고적지들과 복원한 고택, 금방 떴다 사라지는 명소들, 얕은 상혼의 냄새가 진동하는 관광지, 그리고 한국의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시대의 졸부들이 그렇다. 휴가철이다. 천마총과 황남동 내남사거리 주변에는 최근 경주의 핫한 거리로 부상한 일명 '황리단길'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삼삼오오 떼를 지어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가벼운 복장으로 경주를 거니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아, 이제 경주가 9.12 지진이후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다시 회복했구나!"하는 만감이 교차한다. 특히 관광을 담당하는 공무원이나 시 운영자에게는 더더욱. 그러나 과연 그런가? 찾아온 손님들에게 "내가 경주다"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경주가 있는가? 냉정히 말해 조상이 남겨준 무덤과 돌의 잔해 외에 경주에 과연 문화라는 것이, 특히 외지 손님이나 외국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문화라는 것이 있는가 말이다. 아니 곳곳에 한문, 서예, 문인화, 한국화, 전통악기 배우는 곳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소리를? 맞긴 하다. 내말은 그대들 몇몇이 모여 노는 그런 곳 말고, '이것이 경주였구나!', '다시 오고 싶어'라고 말 할 수 있는 문화가 경주에 있느냐는 말이다. 나는 거리에서 길을 묻는 외국인들을 만나면 한없이 미안해진다. 길거리 표지판은 개미 코딱지보다 작고, 말은 안 통하고, 도대체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지도를 들고 한참을 서성이지만 앉아 쉴 공간 하나 없다. 파리나 이태리의 명소들이라면 아무데나 퍼질고 앉아 쉬는 그 자체도 문화로 여겨지건만, 웬일인지 경주는 외지인들에게 한없이 냉정하고 잔혹하고 불친절하기 끝이 없다. 쉬어도 돈을 내고 쉬어라. 공짜는 없다. 미로는 알아서 찾아가거라. 뜨거운 햇살과 비는 그대로 맞아라. 내 알 바 아니다. 경주는 그렇게 외지인들을 박대하건만 옛것이 그리운 이들, 다른 것이 보고 싶은 이들은 그것도 모르고 매일 경주로 몰려든다. 그리고 경주는 먹이를 노리며 숨어있는 식충식물처럼 오로지 그들의 호주머니만 노려보고 있다. 진정한 손님맞이는 아예 관심이 없고 오직 경주의 관심은 세수 확대와 그들의 지갑뿐이다. 향토의 이름을 통째로 가져다 독점으로 상표 등록한 황남빵. 그 떼돈으로 지은 이상한 새 건물을 보라. 어느 구석 하나가 경주를 상징하고 문화를 느낄 수 있나? 이게 바로 경주 지도층과 공무원의 수준이다. 경주는 돈에 절어도 너무 절었다. 순수함이 없다. 진짜로 좋은 것이 있다. 어머니가 밀어주던 칼국수와 수제비. 삶의 역사가 다 묻어나는 오래된 골목길. 그리고 따사로운 인정이다. 물이라도 먼저 드시우. 여기 앉아서 비라도, 햇빛이라도 피하시우. 경주는 이런 마음으로 손님을 맞고 있는가. 경주의 관광정책 입안자들과 시행자들은 발과 땀으로 누비며 손님들의 고충을 해소하려고 애쓰고 있는가. 변명하지마라. 세상이 알고 그대가 알고 내가 안다. 경주는 변해야 한다. 뿌리부터 대가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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