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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문화와 공존
황남동과 포석로 일대, 젊은이들 거리로 재탄생하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7월 24일(월) 18:52
ⓒ 경북연합일보
경주시의 새로운 명소인 일명 '황리단길'은 자생적으로 젊은이들의 거리로 상권을 형성해가고 있다. 가장 낙후된 지역이었으나 최근 2년여 사이에 자고 일어나면 주변 상가들이 리모델링되며 대도시의 젊은이들의 거리 부럽지 않은 소위 '핫'한 카페와 식당, 기념품 가게, 책방이 자연스레 자리 잡고 있다. 경주의 새 관광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는 황남동 포석로 일대의 변화된 모습을 5회 연재한다.

▲황남동 골목길 연가
 연일 적도의 뜨거움을 온몸으로 이겨 내고 있는 경주의 핫한 날씨만큼 핫한 장소가 있다. 일명 '황리단 길', 경주시민들은 이 길을 '내남사거리' '황남 길' 등으로 부르고 있다.
 경주 황남동의 유래는 임금이 살던 마을이라 하여 황촌(皇村), 신라고분을 황씨(皇氏) 무덤이라고 불렀으며, 이 고분을 중심으로 남쪽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황남(皇南)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1940년에 개교한 황남초등학교 역사가 말해주듯 오래전부터 이곳에는 민가가 잘 형성됐으며 또한 한옥이 많아 부촌으로 인식됐다. 교회도 골기와를 얹은 남부교회가 있다. 80년대 인근 쪽샘 지역이 술집과 요정이 있는 특별한 곳, 문화예술인들에게는 술잔을 기울이며 문화예술을 공유한 공간이었다면 내남사거리 이 지역은 선술집이 죽 늘어 서 있는 서민들의 거리였다.
 경주시청이 가까이 있어 주머니 가벼운 퇴근길 직장인들이 막걸리에 술잔을 기울이던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곳이었다.
 한 시대의 문화의 담론을 펼치던 중심은 1995년 1월 경주 시청이 동천동으로 옮기고 차츰 주거지역이 황성동과 동천동을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되자 이곳은 점점 낙후돼 갔다. 양방향 2차선 도로는 내남면으로 이어져 있어 그저 경주 외곽으로 나가는 곳 정도로 인식됐다.
 옛정취가 잘 남아 있는 이곳에서 2014년 KBS 2TV 주말연속극 '참 좋은 시절'의 대부분이 촬영되면서 차츰 방송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좁은 골목길과 낮은 기와집, 오래된 목욕탕, 골목의 평상, 자전거 탄 노인, 순박한 주민들이 사는 이곳은 충분히 국민들의 향수를 자극하기 좋았다.
 
▲젊은이들의 거리로 부활
 '찰칵, 찰칵'
 휴대폰 셔터 소리가 기분 좋은 주말이다. 젊은 20대 여성들의 맑은 웃음소리, 환한 얼굴에서 여행지에서 즐거움을 제대로 즐기고 있어 보는 사람도 기분 좋게 만든다.
 지난해 연말부터 SNS 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황남동의 봄'이 찾아왔다. 벚꽃시즌에 맞춰 젊은 관광객들이 주말에는 이 길로 쏟아졌다. 그들은 한복을 입고 셀카봉을 들고 황남동 일대를 누비기 시작하며 새로운 경주의 관광문화를 형성했다. 된장찌개의 한정식 집, 브런치 전문의 카페가 이색 맛 집으로 등극하고 7~80년대 골목길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오밀조밀한 골목길, 포토존 역할을 하는 흑백사진관 전경, 손때 묻은 7~8평의 작은 책방, 선물가게, 빛깔고운 한복전문대여점은 생쥐가 고방을 드나들듯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23일 밤 방송된 케이블TV tvN 예능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에 소개됐다.
 경주 출신의 유시민 작가가 경주에서 보낸 유년시절을 회상하는 가운데 포석로 일대가 자연스럽게 전국적으로 방송을 타게 됐다. 이날 '알쓸신잡'에서는 '황리단길'을 주제로 수다가 펼쳐졌다. 경주의 떠오르는 신흥골목 '황리단길'에서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이르는 용어)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서울 '경리단길'에서 힌트를 얻은 '황리단 길'이라는 정체성 모호한 이름은 경주시민들의 높은 문화 의식과 자긍심에는 흠집을 남겼지만 젊은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특색 있는 먹거리와 볼거리로 경주에 오면 꼭 찾아봐야 할 '핫'한 장소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사진: 최병구 기자 cbg@kbyn.co.kr
 글: 김희동 기자 khd@kbyn.co.kr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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