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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가뭄 속 숲을 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7월 20일(목)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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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이현정
경주숲연구소장 | | ⓒ 경북연합일보 | | 열흘 전 기차를 타고 오랜만의 서울행에 몸을 실었다. 경주를 벗어나며 찬찬히 강줄기를 바라보았다. 북으로 올라가며 하천들은 누런 황톳물로 차올랐다. 비는 어제도 빠른 빗줄기로 한강에 내리 꽂았다. 경북의 하늘에서도 힘찬 방울방울이 쏜살같이 대지에 적셔주길 바라며… 7월도 변함없이 숲으로의 여행을 감행했다. 숲에선 봄 새순에서 나와 자란 짙은 녹색의 나뭇잎들과 여름을 잘 이겨내기 위해 새로 나와 자라고 있는 어린잎들로 북적북적 거린다. 또한 작은 옥구슬을 연상케 하는 어린열매들 또한 주렁주렁 매달고, 숲은 그야말로 녹색의 채도와 명도를 바꾸어가며 초록세상을 꿈꾸듯 보인다. 그렇지만 올 가뭄이 얼마나 지독했을까? 여름을 준비하기 위해 다시 내는 어린잎들을 매년 관찰했을 때 6월이 시작되기 전 5월 말경이 되면 서서히 밝은 연두색으로 초롱초롱하게 내놓는다. 그런데 올해는 6월 중순 쯤에 보이기 시작하니 나무가 힘들어 하는 것이 분명하다. 곤충들 또한 일반적으로 5월 말경이면 소요산매미 울음소리가 먼저 들리던 숲에선 털매미, 말매미 소리가 먼저 들렸다. 물론 지역적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분명 숲의 신음소리임이 틀림없는 것으로 단언하고 싶다. 어둠에 둘러싸여 있는 숲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불어오는 바람조차 온 대기를 뜨겁게 매우고 있다. 하지만 푸름의 내음을 물씬 풍기는 나무들은 기다린 듯 춤을 춘다. 이것은 숲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절절히 나타내고 있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해 나뭇잎 사이로 빛이 투입된다. 순간 어리고 젊디젊은 잎은 순간의 괴력을 발휘해 광합성을 한다. 나무는 햇빛에 의해 양분을 만들고 뿌리로부터 물을 빨아올려 다시 대기로 내뿜는다. 바람이 그렇게 하라 말을 건네는 것이다.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흔들리면 빛만으로도 기공을 여는데 있어 충분하지만 바람은 재촉한다. 어서어서 더 증기를 내어 놓으라 아우성치는 것이다. 그렇게 엷은 물분자들은 깊은 숲속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주변의 온도를 내린다. 숲의 안과 밖은 4~5도 이상 차이가 난다. 여름 숲 계곡이면 더욱 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그야말로 신선한 에어컨 인 셈이다. 그런데 가뭄에 허덕이는 숲은 빈약하기 그지없다. 하늘은 검은 구름으로 겹겹이 쌓여있다. 이따금씩 느리게 지나가는 검은 구름사이로 강한 빛 알갱이들이 쏟아져 퍼진다. 7월 들어서 급변하는 기후변화를 더욱 온 몸으로 느끼게 된다. 내리쬐는 빛의 프리즘으로 뜨겁다 못해 달궈진 도기 가마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내 먹구름이 몰려오고 잠시나마 스콜성 비가 세차게 공간을 가로지르며 마구 흩어진다. 숲에선 이런 비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숲땅에 닿자마자 마구 흘러 아래로 쓸려 내려갈 뿐 빗물을 머금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의 '평가보고서'에서 1906년부터 2005년까지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기온이 0.74℃ 상승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2012년 수정된 평가보고서에서는 0.89℃ 높아진 걸로 나온다. 그린란드, 남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해면 수위 또한 17cm나 상승했고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내용임이 틀림없다. 이 한반도는 아열대로 진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숲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이 지구의 온도를 떨어뜨리고 비를 내릴 수 있는 건 식물이고 식물과 함께 관계하는 모든 생물체들이 살아가는 숲이라는 공간, 이 공간에서 공존이 이뤄지고 공존이라는 것은 나란 없는 것이다. 다시 배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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