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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빠진 한국수력원자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7월 17일(월)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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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정현걸
소설가 | | ⓒ 경북연합일보 |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정부와 원전의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덩달아 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탈(脫)원전' 정책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한수원은 14일 기습적으로 이사회를 열고 '신고리원전 5·6호기 공론화 기간 중 공사 일시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앞서 한수원은 13일 오후 3시에 경주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려다 한수원 노조가 비상임이사들의 본관 출입을 막고, 울주군 주민들도 정문에서 항의 집회를 열며 강력 반발하자 이사회 무산을 선언하면서 개최 장소와 시간을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다음날 아침, 경주 스위트호텔에서 전격적으로 이사회를 열어 '공사 일시중단 계획'을 의결했다. 그러자 한수원 노조는 15일 울산시 신고리원전교차로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 잠정 중단에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었고, "이사회 결정에 대해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하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공식 면담을 요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같은 날 울산에서는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고, 공사 중단을 반대하는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은 "믿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며 주민대표단을 꾸려 한수원 항의 방문길에 올랐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은 이래저래 첩첩산중이고, 점점 오리무중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건설 중단에 대한 찬반이 이처럼 첨예한 사안에 대한 결정치고는 그 과정이 볼썽사납고 황당하다는 것이다. 단 며칠간만이라도 냉각기를 가진 후에 정상적인 이사회를 개최하려다 그것마저 물리적인 저지로 무산된다면 그때 가서 비정상적인 이사회를 개최하더라도 여론의 질타를 받지 않을 텐데 이번의 비겁한 이사회 개최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오히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결정의 절차적 정당성은 물론이고, 정부 정책의 정당성마저 훼손시키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언론도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결정에 대한 왈가왈부보다는 그 과정에 대해 비난을 쏟아붓고 있다. 주요언론의 기사 제목을 보자. '독재시절 같은 기습통과… 이사진 퇴진 운동', '이사회 무산 16시간 만에 재소집… 30분 토론 뒤 12대1 결론', '거수기 한수원 이사회…13명 중 반대표는 단 1명', '종이로 창문 가리고 숨어서 이사회… 노조원들 찾아가자 이사들 줄행랑…'. 이처럼 언론들은 하나같이 한수원 이사진들의 졸렬한 행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필자는 한수원 사장을 비롯한 이사진들이 이렇게 고육지책으로 졸속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처지에 대해 동정과 연민을 느낀다. 그들은 원전산업 육성의 선봉에 서야 하지만, 한수원은 공기업이기 때문에 자율적인 사업을 할 수가 없다. 게다가 한수원 사장의 임명 제청권은 산자부장관이 가지고 있고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그들은 정권의 입맛에 맞출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아직도 모든 정책이 대통령의 뜻이나 공약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폐해와 그로 인한 적폐를 청산하여 참다운 민주사회를 이루려는 열망으로 촛불이 타올랐고, 그로 인해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참된 민주주의 사회는 요원한 것 같아 참담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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