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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오봉도와 삼신산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3월 14일(화) 20:13
ⓒ 경북연합일보
 지난 칼럼에서 필자는 신라 금관, 특히 서봉총 금관의 장식 모양에서 월지족의 한반도 이주 이유를 파악할 수 있다고 했으며, 신라 금관의 장식품이 상징하는 의미를 설명한 바가 있다. 월지족이 한반도로 이주했던 기원전 100년 전후의 중국은 한 무제가 통치하고 있었는데, 당시는 신선사상과 서왕모 신앙이 풍미하던 시절로서 불사의 추구를 위한 불로초 구하기가 대유행했었다. 이러한 사실은 사마천의 ‘사기’에도 등장하며, 당시의 고분 벽면에 새겨진 서왕모 화상석 그림에도 참배자들이 서왕모에게 ‘신령스러운 풀’을 바치는 장면이 남아 있다.
그런데 월지족의 한반도 이주 이유는 신라 금관 외에도 여러 군데에서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 즉, ‘삼국유사 가락국기’에는 허황옥이 수로왕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저는 배를 타고 멀리 증조蒸棗를 찾고, 하늘로 가서 반도蟠桃를 찾아 이제 아름다운 모습으로 용안龍顔을 가까이하게 되었습니다.”라고 하여 자신이 온 이유가 신선이 먹는 찐 대추와 반도를 구하기 위해, 즉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서 왔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허황옥의 오빠인 보옥, 즉 장유화상 영정에는 ‘월지국에서 가락국으로 온 장유대화상 영정’이라고 기록되어 있어서 허왕후 역시 월지족임을 알 수 있다.
또 하나의 증거가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 ‘일월오악도’ 혹은 ‘일월곤륜도’라고 불리는 전래 민화이다. 이 그림은 조선 후기 이래에 임금의 어좌 뒤에 병풍 형태로 비치되어 있던 것인데, 그림의 주요 내용은 상단에 대칭으로 자리하는 해와 달, 그 아래 다섯 봉우리의 산과 폭포, 좌우 끝단에 위치한 붉은 소나무 두 쌍과 바위, 그리고 하단의 파도와 흰색 포말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해와 달은 처음부터 그림에 포함된 것이 아니라 일월경日月鏡을 철사를 이용하여 그림 위에 매달다가 나중에야 일월경을 이용하지 않고 그림 속에 직접 포함시켰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신라 금관의 장식품이 상징하는 의미가 있듯이 일월오봉도의 그림 역시 상징하는 의미가 있을 것인데, 그것이 바로 월지족의 한반도 이주 목적인 불로초와 관련된 것이다. 즉, 나중에 그림에 포함된 해와 달을 제외하면 다섯 개의 산봉우리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 그 중에서 좌우 양 편의 봉우리는 소나무에 의해 2/3 이상이 가려지고 봉우리만 조금 남아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림 하단의 파도와 흰색 포말은 이곳이 바다인 것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연구자는 산의 폭포와 연관시켜서 이것이 파도가 아니라 폭포와 관련된 물결을 보여준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월오봉도가 그려진 조선 후기에 심사정, 윤두서, 이인상 등에 의해서 각각 그려진 ‘송하관폭도松下觀瀑圖’를 살펴보면 일월오봉도와 같은 커다란 물결은 보이지 않는다. 반면에 정선의 ‘선인도해仙人渡海’, 김홍도와 안중식·조석진 등이 그린 ‘해상군선도海上群仙圖’에 그려진 파도를 보면 일월오봉도에 나타난 물결과 같아서 일월오봉도에 등장하는 파도가 바다를 나타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소나무는 해·구름·산·물·바위·학·사슴·거북·불로초와 함께 ‘십장생도十長生圖’의 소재로 사용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자체가 장수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런데 창경궁 함인정에 배치되었던 일월오봉도 2첩 병풍의 뒷면에는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일월오봉도로는 유일하게 뒷면에 ‘해반도도海蟠桃圖’가 같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은 조선 후기 왕의 강연장이었던 창경궁 함인정에서 칸막이로 사용됐던 작품으로, 일제가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바꿀 때 발견되어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어 오다가, 복원을 거쳐 2013년에 처음으로 공개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병풍 앞면에 일월오봉도, 뒷면에 해반도도가 같이 그려진 것은 일월오봉도 역시 신라 금관 장식품이 상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로초(蟠桃)가 자란다는 발해 저 멀리에 존재하는 삼신산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섯 봉우리 중 두 봉우리가 소나무에 의해 가려진 것은 원래 오신산 중 두 산이 떠내려가고 삼신산三神山만 남았다는 신화를 표현한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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