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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김씨는 과연 흉노의 후손인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2월 21일(화)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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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경북연합일보 | | 지방색으로 편 가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경상도인들은 흉노의 후손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것을 인터넷 상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문무왕릉비문에서 신라 김씨의 시조라고 밝히고 있는 휴도休屠왕의 태자인 투후 김일제이다. 그런데 김일제가 흉노족이라는 사실을 밝힌 것은 'KBS 역사추적' 이라는 프로그램인데, 이 프로그램은 2008년 11월 22일 ‘신라 김씨 왕족은 흉노의 후손인가?’와 11월 29일 ‘왜 흉노의 후예라고 밝혔나?’ 라는 제목의 2부작 ‘문무왕릉비의 비밀’에서 김일제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조사하여 방영한 바 있다. 게다가 이 방송은 단순히 역사 기록뿐만이 아니라 신라고분군에서 발굴된 신라인의 인골과 몽골, 우즈베키스탄, 흉노, 그리고 스키타이 지역에서 발견된 고대 인골들의 DNA 비교분석을 실시한 결과까지 제시하면서 신라 김씨 왕조가 흉노와 관계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 과연 전문가들의 지원을 받아서 이처럼 역사적·과학적 자료까지 제시한 방송국의 주장은 타당한 것일까? 그 대답은 ‘전혀 아니다’이다. 그러면 왜 이런 오류가 생겼을까? 그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휴도왕에 대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 사마천의 ‘사기’<흉노열전>을 철저히 분석해서 파악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둘째는 휴도왕의 정체에 대한 사료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잘못된 결론을 가지고 DNA 분석 결과를 왜곡해서 해석했기 때문이다. DNA 분석 결과 해석의 오류는 이미 <경주 적석목곽분과 월지족>이라는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사료 분석의 오류에 대해서만 언급하기로 한다. ‘사기’ <흉노열전>에서는 한나라 장군 곽거병이 흉노 휴도왕을 격파하고 하늘에 제사지내던 금인상(祭天金人像)을 손에 넣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또한 흉노 혼야왕이 휴도왕을 죽이고 백성들을 이끌고 한나라에 투항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런 과정에서 투후 김일제도 한나라에 항복하게 된 것인데, 한 무제는 김일제가 금인상을 가지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기 때문에 金씨 성을 하사했다. 역사가들이 휴도왕을 흉노족이라고 파악한 것은 <흉노열전>의 전체 내용들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단편적인 기록만 보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사의 진실은 무엇일까? <흉노열전>의 기록에 의하면 대대로 흉노의 직제는 철저한 좌우 구분이 있었다. 즉 묵돌 선우 당시까지의 선우 밑에는 좌·우현왕과 좌·우곡려왕이 있었는데, 왼쪽을 우선시했기 때문에 태자가 좌현왕을 담당했다. 그런데 서역을 맡아서 관리했던 혼야왕, 휴도왕 등은 좌우 구분이 없다. 그리고 흉노의 세력이 커지기 시작한 때는 묵돌 선우 때부터였는데, 그는 흉노의 동쪽에 위치한 동호, 서쪽에 위치한 월지, 남쪽에 위치한 누번과 백양, 그리고 북쪽의 혼유, 굴석, 정령, 격곤, 신려 등과 같은 나라들을 복속시켰다. 그런데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 발생한 이후에 장군 위청이 “흉노의 누번왕과 백양왕을 하남에서 깨뜨리고, 흉노의 수급과 포로 수천 명과 소와 양 100여 만 마리를 얻었다”는 기록이 <흉노열전>에 나오며, 흉노의 정령왕도 기록에 등장한다. 이러한 기록이 의미하는 바는 바로 흉노가 주변의 부족(종족)국가들을 정복한 이후에 원래의 그 자리에 있던 각 부족의 왕들을 흉노의 번왕으로 임명하고 수하로 삼은 것이었으며, 따라서 혼야왕, 휴도왕, 누번왕, 백양왕, 정령왕 등은 흉노와는 별개의 종족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서역을 담당하는 좌·우일축왕이라는 직제가 뒤에 새로 생기는데, 이것은 아마도 원래 서역을 담당했던 혼야왕이 한나라에 항복했기 때문에 그 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직제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껏 흉노족으로 오인 받았던 휴도왕은 과연 어느 종족이었을까? 그것은 ‘休屠’라는 단어가 답을 제공해준다. 즉 휴도는 부처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한자로서 ‘부도’라는 단어 이전에 사용되었다. <위략 서이전>에는 전한 애제 시절에 대월지로부터 ‘휴도경’, 즉 불경을 구전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휴도왕은 흉노족이 아니라 황금인간이 발견된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역에서 활동하던 아리안 계통이자 부처와 같은 종족인 사카족이었던 것이다. 이준한 칼럼니스트
|  | | | ↑↑ 기원전 3세기 초반 월지-흉노-사카 영역 지도 | | ⓒ 경북연합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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