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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閼智)'에 대한 새로운 해석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2월 02일(목) 15:08
 
ⓒ 경북연합일보
  2008년에 KBS「역사추적」에서 <문무왕릉비의 비밀, 제1편: 신라 김씨왕족은 흉노(匈奴)의 후손인가>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어 폭발적인 논란과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문무왕비(碑)에 새겨진 ‘투후 제천지윤…전칠엽(?侯 祭天之胤…傳七葉)’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투후 김일제의 자손이 7대를 전하여 …했다’라는 뜻이라며, 투후는 ‘흉노의 태자’ 김일제를 말하는데 훗날 한무제에 의해 투후로 임명되었고 김(金)이라는 성을 하사받았다는 것이다. 연이어 등장하는 ‘15대조 성한왕(十五代祖 星漢王)’이란, 바로 문무왕의 15대조인 ‘세한’을 말한다고 했다.
    다시 말해 김알지는 족보상의 시조일 뿐이고, 족보에 등장하는 문무왕의 15대조 ‘세한’이 곧 성한왕이고, 그가 신라김씨의 실제 시조라는 것이다. 또 그 비문에 실린 성한왕의 탄생 이야기와, 삼국유사나 삼국사기에 기록된 김알지의 탄생 신화가 너무나 유사한 것만 봐도 같은 인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자는 <문무왕비(碑)의 비사(秘史)>라는 소설을 쓰면서 김알지에 대해 연구를 한 적이 있다. ‘알지’는 ‘아지’보다 먼저 쓰인 옛말임이 분명하다. ‘알지’가 발음하기 편하도록 ‘ㄹ’탈락으로 ‘아지’가 된 것이다. 국어대사전에도, ‘아지’는 고어로 ‘아기, 짐승의 어린 것을 뜻한다’라고 되어 있다. 또 접미사 ‘-아지’는 주로 동물을 나타내는 일부 명사에 붙어서 ‘새끼’ ‘작은 것’ ‘낮은 것’을 나타내는 뜻이라고 나와 있다. 즉 송아지, 망아지, 강아지 등으로 변형되어 현재까지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김알지’는 ‘금궤에서 나온 아이’를 의미하는 게 확실했다.
    필자는 유독 빈번하게 등장하는 ‘알’자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생겼다. 흉노의 황후를 ‘알씨’라고 불렀고, 그것의 한자 표기도 공교롭게 ‘閼氏’였다. 그리고 흉노의 휴도왕 부인을 알씨라 했다는 기록도 있었다. 또「역사추적」에서는 ‘알씨는 금(金)을 뜻한다’고 했다. 그리고 백과사전에는, 알지의 ‘알’은 금(金)을 나타내는 말이고 ‘지’는 존장자(尊長者)에 붙이는 존칭어이므로 알지는 김씨 부족의 족장을 뜻한다는 해석도 있다. 그렇다면 ‘알지’와 ‘알씨’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봐야 했다.
    음이 ‘알’인 한자가 90여 개나 있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이 ‘閼’자를 썼을까. 왜 ‘가로막을 알’자로 표기했을까. 훈은 ‘가로막다, 그치다, 막다, 끝나다, 막히다, 틀어막다’ 등이었다. 다시 삼성대옥편을 찬찬히 넘기던 필자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閼’자의 음이 ‘알’만이 아니라 ‘연’과 ‘어’도 있었다. ‘閼’의 또 다른 훈과 음이 ‘흉노왕비의 성 연’이라니? 만약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면, 우리말을 한자로 음역(音譯)하면서 의도적으로 표기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김알지란, ‘흉노 왕비의 몸에서 태어난 김씨 성의 아이’를 뜻하게 된다. 자연스레 신라 김씨는 흉노의 자손이 되는 것이다.(다음 주 칼럼 제목은 ‘신라 김씨왕족은 왜 흉노의 후예라고 자처했을까’입니다)
정현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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