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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뿌리 월지족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12월 26일(월) 18:09
ⓒ 경북연합일보
  현재 각종 국사 교과서에는 삼한 지역에 '목지국目支國'이 있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목지국'에 대한 국사학자들의 이러한 주장은 사실상 틀린 것으로서 한민족의 뿌리를 밝히는데 있어서 가장 큰 오류를 범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민족의 뿌리를 정확히 밝힐 수 있는 단서가 되는 가장 오래된 역사자료로는 서진西晉의 진수가 서기 280년에 편찬한 『삼국지』 「위지동이전」을 들 수가 있겠다. 이 책에서는 한반도에 '월지국月支國'이 존재한다고 하여 최초로 한반도 내의 월지족의 존재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후한서』를 편찬했던 범엽이 이러한 '월지국'을 '목지국'으로 자기 마음대로 바꾼 경위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범엽은 『후한서』「동이열전」에서 '월지국' 대신 '목지국'이라고 기록하면서 다음과 같은 주석을 달고 있다.
 "『삼국지』「한전」에는 '치월지국治月支國'으로 되어 있다. 「교보校補」에 의하면 『삼국지』「한전」 및 『통지通志』에는 모두 '目'이 '月'로 되어 있고, 부재附載한 오십여국 중에도 '月支國'으로 되어 있으니 이 '目支'는 오자誤字이다. '月支'는 서역의 국명이니 『삼국지』「한전」 및 『통지』에서 '月支'라 한 것은 후대 사람이 '월지'라는 이름에 익숙해져서 멋대로 고친 것은 아닌지 숙고해야 할 것이다."
 위의 내용을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범엽이 『삼국지』「한전」에 기록되어 있는 '월지국'을 '목지국'의 오자라고 판단한 근거는 단 하나뿐이다. 즉 한반도에서 수만 리 떨어져 있는 서역에 위치한 월지국이 어떻게 한반도에 나타날 수 있겠냐는 것인데, 과연 범엽의 이러한 판단은 올바른 것일까?
 다들 알듯이 우리가 즐겨 읽는 소설 『삼국지』는 14세기 원말·명초에 나관중이 지은 『삼국지 연의』이며, 진수가 지은 『삼국지』는 우리나라의 『삼국사기』와 같은 정사正史이다. 그런데 진수의 『삼국지』보다도 150년 이상 후인 432년 경 범엽이 『후한서』를 편찬하면서 '월지국'은 서역에 위치한 나라인데 이역만리 한반도 땅에 월지국이 있을 리가 없다는 근거를 제시하면서 '月支國'이라는 기록은 '目支國'을 잘못 표기한 것이라고 제 마음대로 단정 지었던 것이다.
 이것은 고대로부터 사람들과 문화의 이동이 전 세계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음을 범엽이 까마득히 몰랐기 때문에 잘못 판단했던 부분이었다. 그리고 한반도 내의 월지국 기록과 관련하여 중국의 역사서가 편찬되었던 시기도 진수의 『삼국지』가 범엽의 『후한서』보다도 한반도에서 신라라는 국가가 형성된 시기와 훨씬 가깝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신라가 형성되었던 시기와 보다 가깝게 살았던 진수의 주장이 진실에 가까울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현재 우리가 배우는 한국사 책에는 보다 후대에 살았던 범엽의 주장만을 받아 들여서 '월지국'은 온데간데 없고 '목지국'만 남아 있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봤던 국사 참고서에는 그나마 '목지국'이란 기록 옆에 '월지국'이란 주장도 있다는 것을 참고사항의 형태로 같이 표기되었었는데, 현재 학생들이 배우는 국사책에는 '월지국'이란 표기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역사학자가 누군지 정말 궁금한데, 이러면서도 주류 역사학자들은 이른바 실증주의 역사관에 입각한 '사료의 엄밀성'만 주문처럼 외고 있다. 정작 본인들은 한민족의 뿌리를 밝힐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부터 엄밀하게 제대로 고증하지 못했으면서 말이다. 그러면서도 오늘날 학계 일각에서는 서역에서 발생한 실크로드의 종착지를 신라 경주로 연결 짓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것은 월지족과 관련한 한국 국사학계 이론의 앞뒤가 맞지 않고, 손발이 따로 노는 우스꽝스러운 모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준한 칼럼니스트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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