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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은 소통 없는 사회의 병리현상이다
문장순 중원대학교 교수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10월 27일(목)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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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 중에 하나가 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너를 해고한다는 경고다. 사람을 소유물로 생각할 때 가능한 일이다. 우리 사회는 소통에 익숙지 않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소통보다는 위계로 시작한다. 유치원에 들어가면서부터 형, 오빠, 언니 등의 질서를 배운다. 자유로움의 상징인 대학에서도 서열화에 정신이 없다. 대학가의 새내기 환영식은 일종의 선후배간의 만남이다. 지배복종관계의 또 다른 출발이다. 사회에 진출하기 전부터 엄격한 질서에 익숙하다.
강요된 질서는 항상 긴장을 내포하고 있다. 긴장은 불안성을 앉고 있다. 불안성이 잠재해 있는 사회에서는 권위주의적 요소가 강하다. 권위주의사회는 권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방어가 필요하고 불안을 잠재우는 방법이 힘을 통해서 가능하다. 그 힘은 위계적인 사회질서나 아니면 권력, 돈 등이 작용한다.
우리 사회가 이러하다. 강요된 질서 속에서는 익숙한 우리에겐 돈, 권력, 서열, 직위 등이 중요하다. 아니 절대적이다. 돈과 권력, 지위를 과잉 행사하는 이들에게 대응할 수 없는 이들은 오로지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다. 정당한 항변조차 반항으로 보여 자신의 자리를 보존할 수 없다. 을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함을 넘어서 비참한 굴종감을 느끼게 한다.
갑질의 대명사처럼 우리 앞에 등장한 사건들이 적지 않다.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라면이 제대로 익지 않았다는 이유로 잡지로 승무원의 얼굴을 때린 '라면 상무', 대한항공 전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사건으로 전국을 들끓게 했던 항공기 리턴사건, 제자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인분까지 먹인 이른바 인분교수, 삼청각에서 사실상 ‘공짜밥’을 먹은 세종문화회관 간부, 몽고간장에 이어 대림산업의 이욱해 부사장의 운전기사 폭행과 폭언 등 아직도 끊이지 않고 갑질 사건들은 나오고 있다.
이들 사건의 핵심은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 내 기분을 맞추어라다. 상대방의 입장은 내가 배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내가 생각하는데서 다르면 응징한다. 라스엘(H. Lasswell)은 민주적 퍼스낼리티의 성격을 온화한 품성, 다가치적, 인간에 대한 신뢰, 불안으로부터의 상대적인 자유 향유를 내세운다. 이를 역설적으로 해석하자면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퍼스낼리티는 자기중심적이고 감정적이고 상대방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지니고 자기방어를 위해 항상 긴장감을 지니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이 논리에 따르면 우리는 권위주의적 퍼스낼리티가 만연한 편이다. 갑질의 문화는 권위주의퍼스낼리티와 연결된다. 이러한 퍼스낼리티의 결정적 결함은 상대방과 소통이 안된다는 점이다. 권위주의는 우리 사회에 불통을 만들고 갑질문화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위에서 예를 든 특정계층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 보편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다. 우리 일상 생할에서도 익숙해진 갑질들이 많다. 회사의 직책이 사회에 나와서도 유지하기, 자식들을 위한 고용승계 추진하기,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 횡포부리거나 막말하기, 아파트 경비원에 막무가내식 지시하기, 비정규직 차별하기, 고객으로서 횡포부리가 등 그 사례가 끝이 없을 정도다. 이미 우리는 익숙해져서 그것이 갑질인지 조차 인식 못하고 있다.
비록 일부는 자신의 갑질을 사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돌아서서 갑질을 다시 행할 가능성이 높다. 전통적 권위주의 문화가 강하게 잠재해있는데다가 근대화 과정에서 성과중심주의가 우리를 강박하고 있는 문화가 우리 삶 곳곳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갑질 극복은 우리 사회의 문화를 바꾸어야 하는 일들이다. 단기간에 쉽지 않은 일이다. 해결의 단초는 소통이다. 소통은 서로에 대한 이해다. 상호 이해도가 높다면 갑질도 줄어들 수 있다. 우리 사회의 갑질 문화 개선을 위해, 서로 소통하기 노력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을 찾아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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