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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프레임'에 갇혀 있는 사회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10월 11일(화) 11:36
↑↑ 정현걸 논설위원, 소설가
ⓒ 경북연합일보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사건을 두고 첨예한 갈등과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SNS 상에는 유가족에 대한 터무니없는 비난과 조롱이 이어지고 있고, 엄마부대 등 보수 시민단체는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실 규명을 위해 고 백남기 씨 부검을 하루 빨리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병사인지 외인사인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방법에 의한 부검만이 해결책이라며 경찰이 부검영장대로 부검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반대로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 규명·책임자처벌·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를 비롯한 진보단체는 8일,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를 개최하여 백 씨의 죽음과 그의 시신을 부검하려는 검·경의 시도를 국가폭력이라며 규탄하고,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의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부검 절대 반대'와 '살인정권 타도'를 외쳤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는 가슴 아픈 사건·사고뿐만 아니라 국민적 불행인 참사나 심지어 국가적 재난조차도 어느 순간부터 사회적·정치적 문제로 변질돼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2008년의 광우병 촛불시위 때 그런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세월호 참사' 때 진영 논리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전 국민적 비극이자 불행인 '세월호 참사'조차도 사회적·정치적 문제로 비화된다는 걸 국민들로 하여금 뼈저리게 깨닫게 해주었다. 누구를, 어느 진영을 편들자는 게 아니다. 불행한 사고를, 재난을 두고 이를 자신들의 정파적 이익을 대변하는 데, 정치적 논리를 확산시키는 데 악용하는 일은 어느 쪽이든 하지 않아야 한다.
 이제 보수우익단체들은 사회적 비극을 정부 대 유족, 경찰 대 유족 등으로 프레임을 만들어 정치 쟁점화에 활용하고, 이를 '약자 혐오 방식'으로 드러내는 일을 삼가야 한다. 

 양심적 진보단체들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선동꾼이나 불법폭력시위를 조장하는 '전문 시위꾼'에 휘둘리는 일 없이 진보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야 한다.
 언제까지 우리 사회가 '진영 프레임'에 갇혀 있어야 하나. 건전한 사회, 선진국 사회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게 바로 진영 논리다. 사회가 복잡다단해지면서 이제 다양화와 다변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진영 프레임에 계속 갇혀 있는 사회는 더 이상 발전이 없다. 이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과도기이길 바랄 뿐이다.
 어쩌면 이러한 진영 논리의 이면에는, 어떡하든 반대세력이자 적대세력의 꼬투리를 잡아 계속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우리들의 이기적인 욕심이, 그 동안 억압받고 소외당한 데 대한 복수를 이참에 해보려는 우리들의 기질적인 저항의식이 깔려있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대체로 양시·양비론 모두 떳떳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모호한 태도는 기회주의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양시론도 양비론도 공감과 지지를 얻어야 하지 않을까. 설령 회색분자로 매도당할지라도. '합리적 보수와 양심적 진보가 만나야 사회가 발전하고 민주주의가 완성될 수 있다'는 믿음이 이상(理想)이 아니라 현실이 되길 기대해 본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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