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김영호 논설위원 교육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커피는 커피나무의 열매를 볶아서 갈아 만든 가루이다. 커피가 나무열매에서 만들어진 가루라는 것을 몰랐던 때는 커피의 원적에 대해서 많은 의문을 가졌다. 6.25 동란 때 오릉에 주둔했던 미국이 던져준 구호물자 가운데 분유와 커피가 있었다. 누님들이 그 낯선 가루가 먹을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판단은 하였으나 조리하는 방법을 몰라서, 분유를 아주 미세한 분말로 알고 마치 쌀가루로 백편을 쪄서 만들어 먹듯이 분유백편을 만들어서 낯선 맛을 음미하며 신기하게 먹었다. 또한 커피도 물에 타서 녹인 다음에 마시다가 쓴 맛을 참을 수 없어 뱉어 버리던 그 때의 최빈국 농촌에서 학습 받지 못한 음료 시음이 생각난다. 5.16 이후 그 사이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잘 살기 위해 뼈 빠지게 일한 덕택으로 옛날 만석꾼 부잣집 부럽지 않게 높은 아파트에 기거하면서 지진에 그네도 탈 수 있었고, 산해진미를 먹으며,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하면서 외국의 커피나무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꿈만 같은 세상이다.
커피나무 한 포기 없는 경주시에 국산 찻집 보다는 커피숍이 즐비하다. 영어로 크게 단장한 커피숍 간판이 발길을 당긴다. 젊은 세대가 즐겨 마시는 고가의 커피 한 잔 값은 국수 한 그릇으로 점심요기를 할 수 있는 값이다. 요기는 뒤로 하고 너도 나도 커피를 즐겨 마신다. 커피는 독특한 향기가 있어서 차의 원료로 널리 애용되고, 과자나 음료수의 복합 원료로 많이 쓰인다. 이 커피에는 알칼로이드의 하나인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은 흥분제, 이뇨제, 강심제 따위에 쓰이는 쓴 맛이 있는 무색의 고체로서 많이 사용하면 중독 증세를 유발한다고 한다.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접대를 하거나 업무 중 휴식을 취할 때나, 무료할 때 친구 친지들과 자주 마시는 보편화된 음료수이다.
일반 가게나 대형 마트에 가면 잘 만들어진 다양한 캔 커피, 분말커피, 종합양념 커피 등이 진열되어 있어서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이 들 중에서 캔 커피는 즉석이나 이동 간에 쉽게 마실 수 있어서 많이 애용되고 있다.
커피를 생각하니 교수직에 있었던 지난 시절이 회억된다. 30여년을 여대생만 지도하였기에 그들이 즐겨 마셨던 커피에 대한 기억은 쉽게 잊혀 지지 않는다. 100분 강의 도중 10분간 쉴 때 복도에 나가 잠시 쉬었다가 강의실에 들어오면 학생들이 보온병에 담아온 커피를 잔에 부어서 탁자에 올려놓기도 하고, 또 캔 커피를 자판기에 뽑아 와서 갖다 놓기도 한다. 출근할 때 집에서 한 잔 마시고 왔기 때문에 마시고 싶은 욕구는 없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그 커피를 마시고 목의 피로를 풀어서 강의에 더욱 열정을 다해 달라는 좋은 의미로 알고 전부 마셨다. 한잔 마시면 충분한데 차별하는 것 같아서 모두 마시고 보니 하루의 강의시수 보다 더 많은 커피를 마시게 되어, 밤에는 잠이 잘 오지 않을 때가 많아 늦게 잠기 들곤 했다. 그 때는 김영란법이 없어서 다행이었으나 요즈음 교수님께 바친 학생들의 캔 커피 한 개가 그 법에 저촉되어 신고 되었다고 하니 학점과의 상거래가 아닌 바에야 사제 간에 심오한 학문을 연찬하는데 관계된 것이라면 국법도 도덕적 차원에서 이해가 되었으면 한다. 참으로 묘한 세상이 개막되는 것 같다.
|